[개봉예정영화] 『소년 아메드』, 거장 감독, 공간의 변주로 소년의 심리를 포착하다.

기사입력 2020.07.23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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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김건우 기자] 한줄평 : "위대한 감독(들)의 당연한 또 하나의 위대한 걸작."   


22일 오후 서울 용산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기생충'과 경쟁했던 거장 다르덴 형제 감독의 제72회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소년 아메드(Young Ahmed)'가 언론 시사회를 갖고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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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소년 아메드', 메인 포스터 / 제공=영화사진진]

 

'소년 아메드'는 다르덴 형제 감독의 절제된 연출방식은 물론, 기존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공간의 변주가 눈에 띄는 작품이다.

 

영화의 오프닝은 화장실과 교실을 오가는 아메드의 뒤를 따라가는데, 장면의 빠른 전환과 함께 카메라로부터 도망치려고 하는 아메드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메드의 집에서는 비좁은 부엌에서 말다툼을 하는 엄마와 아메드를 어지럽게 비추며 두 인물 사이의 갈등을 극대화한다. 또한 이네스 선생님을 해치려 했지만 미수에 그친 아메드가 소년원으로 가게 되면서 배경은 미로 같은 공간으로 또 한 번 심화된다.

 

다르덴 형제는 '소년 아메드'를 촬영하면서 사방이 막혀 있고 동선이 어지러운 공간 속에서 연출에 대한 직관적인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집, 학교 그리고 소년원으로 이어지는 아메드의 여정 속에서 카메라는 시종일관 아메드를 포착하고, 아메드는 이를 벗어나려 하며 불안한 심리가 극대화된다.

 

소년원에서 머무르던 아메드는 외부활동으로 농장 일을 돕게 된다. 이때 사방이 막혀 있던 실내 공간에서 아무 것도 막혀 있지 않은 널따란 농장으로 장소가 전환되고, 소년의 심리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농장에 간 아메드는 우연히 그곳에서 또래 소녀 루이즈를 만난다. 아메드를 빈틈없이 포착하던 앵글은 푸른 녹음이 가득한 농장 풍경을 전부 담을 만큼 넓은 앵글로 바뀌고, 소년의 뒤를 쉼 없이 따라가던 카메라는 고정된 상태로
그를 바라본다.

 

다르덴 형제는 농장에서 촬영한 장면을 통해 아메드가 흔들리기 쉬운 소년이라는 것을 드러내고자 했다고 말한다. 아메드와 루이즈가 농장에서 함께 있을 때, 루이즈는 아메드에게 안경을 벗으라고 한 뒤 직접 그 안경을 써 본다. 안경은 세상과 자신을 분리시키고, 타인으로부터 감정을 들키지 않도록 가려주는 도구였다. 아메드가 안경을 벗은 순간, 세상과 소년의 경계는 무너지고 순교를 부르짖던 광신도의 모습에서 또래 친구에게 설렘을 느끼는 사춘기 소년의 모습이 드러나며 감정의 동요를 보여준다.

 

이처럼 '소년 아메드'는 공간의 변주에 따라 흔들리는 아메드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연출을 통해 남다른 서스펜스와 몰입감을 선사하는 드라마가 될 것이다.

 

다르덴 형제의 영화가 언제나 그렇듯 엔딩의 먹먹한 여운이 오래토록 남게 될 영화 '소년 아메드'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김건우 기자 geonwoo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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