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2020 북한달력 ⑧한반도의 8월 & 낙동강(洛東江)

기사입력 2020.07.3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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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북한 달력 표지-북한 조선출판물수출입사 발행.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 원래 캘린더(calendar)란 말은 라틴어로 ‘금전출납부’를 의미했습니다. 그런데 옛날 로마에서는 금전의 대차 관계를 매달 삭일(朔日)에 청산하는 풍속이 있어서 결국 금전출납부가 달력을 의미하는 말로 전용(轉用)케 되었던 것입니다. H.D.소로우(Henry David Thoreau, 1817~1862)는 <숲속의 생활>에서 “캐나다 태생의 채벌군인 그가 가진 책이라곤 한 권의 달력과 한 권의 수학책 뿐 이었다. 달력은 그에게 일종의 백과사전이었다. 그는 달력 속에 인류 지식의 요약이 들어있다고 보았다.”라고 했습니다!

 

북한도 매년 달력을 발행합니다. 북한 조선출판물수출입사에서 발행한 북한의 2020년 달력 표지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The great Comrades Kim Il Sung and Kim Jong IL Will Always Be with Us.)”/ “주체 JUCHE 109 (2020)”/ “조선출판물수출입사 Korea Publications Export & Import Corporation”라는 글이 있습니다. 2020년 새 달력 ‘8월’에는 사진 “백두산 천지”가 있습니다. / 달력 8월의 1일부터 31일 사이에는 [15일]과 [25일/선군절]이 붉게 인쇄되어 있습니다. 그 아래에는 [립추 8.7], [처서 8.23]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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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북한 달력 8월-북한 조선출판물수출입사 발행.

 

또 8월 달력에는 다음 글들이 있습니다 : 주체 49(1960).8.25.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선군혁명령도를 시작하시였다./ August 25, Juche49(1960): The great leader Comrade Kim Jung Il was started the Songun-based revolutionary leadership.// 8.15. 조국해방의 날/ August 15: Day of Korea's liberation.

 

1950년 8월의 ‘낙동강방어선전투(洛東江防禦線戰鬪)’! 국군과 유엔군이 1950년 8월, 9월 낙동강 부근 방어선에서 북한군의 공격을 방어한 전투! 국군은 북한군 기습공격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유엔군의 참전 지원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인 전력의 열세로 북한군의 남진을 저지하지 못하여 1950년 8월 1일에는 낙동강 선까지 후퇴했습니다. 하지만 북한군의 집요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부산 점령을 목표로 한 그들의 8월 공세와 9월 공세를 낙동강 방어선에서 격퇴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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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6.25 다부동 전투, 낙동강 방어선의 형성.

 

낙동강 방어선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최후의 저지선이었습니다. 낙동강 방어선을 지탱하지 못하면 우리 정부는 제주도로 이전하여 제2의 대만이 되거나 아니면 해외에 망명정부를 수립해야 될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또 당시 맥아더 원수가 구상하고 있는 인천상륙작전도 낙동강 방어선이 유지될 때에야 성립될 수 있는 것! 국토의 약 10%에 불과한 부산교두보를 간신히 확보한 선(線)에서 북한군의 전쟁목표를 분쇄했으니, 戰犯 김일성은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요? 2020년 그의 손자가 가슴 아파하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김정은은 북한이 '7·27 전승절'로 기념하는 정전협정 체결 67주년을 맞아 평양에서 열린 제6차 ‘전국로병대회’에 참석해 "우리는 총이 부족해 남해를 지척에 둔 낙동강가에 전우들을 묻고 피눈물을 삼키며 돌아서야 했던 동지들의 한을 잊은 적이 없다"며 "최강의 국방력을 다지는 길에서 순간도 멈춰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6·25 남침 한 달여 만에 낙동강 전선까지 파죽지세로 밀고 내려갔다가 한미의 '필사의 사수전'에 막혀 적화통일의 기회를 놓친 일을 언급하며 '국방력 강화'를 강조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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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 2020년 7월 27일 제6차 전국로병대회 참석.

 

낙동강(洛東江)! 강원도 태백시 함백산(咸白山/1,573m)에서 발원하여 영남지방의 중앙저지(中央低地)를 통하여 남해로 흘러드는 강! 낙동강은 <동국여지승>에 ‘낙수(洛水)’로 표기되어 있으며 <택리지>에는 ‘낙동강’으로 되어 있습니다. 본래 ‘낙동’이란 가락의 동쪽이라는 데에서 유래되었다 합니다. 영남지방의 거의 전역을 휘돌아 남해로 들어가는 낙동강은 가야와 신라 천년 간의 민족의 애환과 정서가 서려 있고, 임진왜란과 6·25전쟁의 비극을 간직하고 있으며, 오랜 세월 동안 영남인들의 삶의 젖줄이 되어왔습니다.

 

“8월의 강이 손뼉친다./ 8월의 강이 몸부림친다./ 8월의 강이 고민한다./ 8월의 강이 침잠한다./ 강은 어제의 한숨을, 눈물을, 피흘림을, 죽음들을 기억한다.// 어제의 분노와, 비원과, 배반을 가슴 지닌/ 배암과 이리의/ 갈라진 혓바닥과 피묻은 이빨들을 기억한다.// 강은 저 은하계 찬란한 태양계의/ 아득한 이데아를/ 황금빛 승화를 기억한다.// 그 승리를, 도달을, 모두의 성취를 위하여/ 어제를 오늘에게, 오늘을 내일에게 위탁한다.// 강은 8월의 강은 유유하고 왕성하다./ 늠름하게 의지한다. 손뼉을 치며 깃발을 날리며, 오직/ 망망한 바다를 향해 전진한다”(박두진/ 8월의 강)

 

박두진의 “8월의 강”에서 필자는 ‘洛東江’을 봅니다. 1976년 마산에 보름자리를 마련한 뒤 자주 만난 낙동강입니다. 다음은 가수 최백호가 작사·작곡한 “낙동강)”입니다. -“낙동강 짙은 물/위에 구슬픈/비 내리는데/ 미움도 정이련가 울고있는 물새야/ 찬바람에 흔들리는 저 갈대처럼/ 떠나는 사람들을 원망을 마라/ 처음부터 알고 있던 이별인 것을/ 너 만은 죽지마라 변하지마라”- 江 노래도 좋지만 살면서 만났던 ‘낙동강 7백리’는 ‘아름다운 추억’!

 

누군가는 ‘낙동강’을 ‘7백리 생명의 강’이라고 하고 “낙동강 7백리 흘러 흘러/ 하얀 모랫벌 이루고/ 뭇 생명들 뛰놀던/ 아릿따운 옛 풍경들은/ 다 어디 가고 녹조라떼냐/ 물고기도 더는/ 살 수 없이 된 강이여/ 22조원 혈세를/ 쏟아부은 4대강 사업/ 삶터에도 재앙을/ 부르고야 말았구나/ 하굿둑 보가 흘러야 할 낙동강물을/ 멈춰 썩게 하였네/ 인간마저 못 살게 된오늘이 뉘 탓이랴”라고 슬퍼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아파 신음하는 낙동강!

 

“팔월이라 한가을 되니 백로 추분 절기로다/ 북두칠성 자루돌아 서쪽 하늘 가리키니/ 선선한 아침 저녁 가을이 완연하다/ 귀뚜라미 맑은 소리 벽 사이에 들리누나/ 아침에 안개 끼고 밤이면 이슬 내려/ 온갖 곡식 열매 맺고 결실을 재촉하니/ 들에 나가 돌아보니 힘들인 보람 나타난다/ 온갖 곡식 이삭 패고 무르익어 고개 숙여/ 서쪽 바람에 익는 빛은 누런 구름처럼 일어난다/ 흰눈 같은 면화송이 산호 같은 고추송이/ 처마에 널었으니 가을 볕에 맑고 밝다”(농가월령가 8월령) / “農家月令歌 八月令”은 한민도·한민족의 8월 노래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낙동강방어선전투’를 듣도 보도 못한 위원장! ‘낙동강 7백리’의 아름다움을 알아보고 한민족의 “농가월령가”를 배워보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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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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