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마리 퀴리'

옥주현의 도전은 아름답다
기사입력 2020.08.17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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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2020년 올해는 특별한 해다. 같은 뮤지컬(물론 배우는 다르지만)을 두 번 관람하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두 번 봤는데도 처음과 많이 달라져 새로웠고 신기했다. 우리 창작 뮤지컬 발전을 눈앞에서 볼 수 있어 무척 좋았다. 8월 15일 본 뮤지컬 '마리 퀴리'는 위대한 여성 과학자 '마리 퀴리' 삶을 피부로 느꼈다. 

 

이 작품을 두 번 본 것은 서사가 마음에 들어서다. 여성, 차별받는 폴란드인(일제시기 한국 같은) 편견을 뛰어넘어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마리 퀴리의 인생이 감동적인 음악(노래가 좋다)과 사실적인 무대, 배우들 연기가 어우러져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전에도 썼지만 난 여성 서사에 취약하다. 2남 중 장남이고, 아버지가 워낙 권위적이라 여성들 어려움을 잘 몰랐다. 교회에서 여자애들과 학교 성적 이야기, 연예인 이야기(주로 유덕화, 곽부성, 여명....) 했던 게 전부다. 44년 살면서 이렇게 여성 서사 작품에 빠져보긴 처음이다. 무지했던 날 바른(?) 길로 이끈 작품이 '마리 퀴리'다. 내게는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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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두 번 보게 된 이유는 옥주현 때문이다. 사실 옥주현을 좋아하지 않았다. 99년 군대(부천 17사단 탄약병...주로 잡일을 많이 했다) 상병 시절 내무반 TV에서 '핑클'을 보게 되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이돌에 관심 없어서(난 구숙정, 왕조현, 주혜민, 장민 같은 홍콩-대만 여배우, 가수들 좋아했다) 핑클이 몇 명이고 누군지도 몰랐다. 그러다 99년 11월(나 때는 26개월 만기전역) 제대하고 가족들이랑 TV 보는데 다시 핑클이 나왔다. 그때부터 조금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때도 성유리(제일 예뻐서) 좋아했지 이진, 이효리, 옥주현은 관심 밖이었다. 나중에 옥주현이 뮤지컬 한다고 했을 때 '유행가 발성으로 뮤지컬 망치는 건 아닐까?' 의구심을 품었다. 하지만 옥주현이 성악을 배웠다는 기사를 읽고 안심했던 기억이 난다. 

 

옥주현에 줄곧 부정적이었지만 15일 '마리 퀴리' 보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다. 옥주현 저음(여자 목소리 그렇게 매력적인 건 처음이다)이 무척 편안했다. 고음은 안정적이었고 저음은 무척 편안했다. 첫 대학로 창작 뮤지컬 도전이라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무척 안정적으로 극을 이끌었다. '마리 퀴리' 복잡한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했다. '안느 코발스키' 역으로 나온 이봄소리(김다혜)와 호흡도 좋았다. 이봄소리가 옥주현보다 성량이 떨어졌지만 그렇게 큰 흠으로 보이진 않았다. 두 여배우 서로 다른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는 장면도 볼만하다. 

 

'마리 퀴리'를 묵묵히 응원해주는 남편 '피에르 퀴리' 역 임별의 중후한 목소리와 연기, 야심만만한 '루벤 뒤퐁' 역으로 나온 양승리(눈빛과 목소리가 멋있다) 등 배우들 연기와 노래는 최고였다. 내가 음악을 좋아해 그런지 이 작품 노래는 정말 감동적이다. OST를 구입하고 싶을 정도다. 

 

점점 발전하는 모습이 보이는 뮤지컬 '마리 퀴리'가 내가 좋아하는 나라 대만(중국 공산당 싫고, 대만 국민당 좋아한다)이나 미국, 동남아시아 등 세계로 나갔으면 한다. 이 작품은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다. 창작 뮤지컬이 공연할 때마다 나아지는 게 드문데 이 작품은 발전 속도가 빠르다. 실탄(?)만 조금 투입된다면 라이선스 뮤지컬 못지않은 작품이 될 듯하다. 코로나19로 힘든 사람들에게 많은 위로를 주는 뮤지컬 '마리 퀴리' 앞날을 응원한다. 같은 작품을 1년에 두 번 보는 건 나도 처음인데 내가 느낀 감동과 기쁨을 관객들도 느꼈으면 한다. 9월 27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김소향, 옥주현, 김히어라, 이봄소리(김다혜), 김찬호, 양승리, 박영수, 임별, 김아영 등이 나온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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