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와 연극의 가장 큰 차이점은 현장성이다. 영상을 통해 관객과 간접 소통하는 영화와 달리 연극은 무대 위에서 생생한 모습을 보여준다. 12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지난해 화제작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이런 차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연극 <광해, 왕이 된 남자>는 나름 영화와 차별화를 시도한 점이 신선하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영화와 같지만 결말에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생생한 현장성이다. 극 시작부터 하선과 사물놀이패가 객석을 다니며 관객과 거리를 좁힌 점이 인상적이다.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와 화려한 의상, 빠른 전개도 괜찮은 편이다. 특히 광해와 하선 1인 2역을 소화한 김도현은 전혀 다른 투의 목소리와 행동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영화 속 이병헌과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김도현의 모습을 보는 것도 이 작품이 흥미로운 이유다.
다만 허균(박호산)과 도부장(강홍석)의 캐릭터가 밋밋해 약간 지루하게 다가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좀 더 캐릭터를 살렸더라면 훨씬 작품이 살아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몇 가지 아쉬움은 있지만 연극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작품이다. 영화와 다른 결말로 차별화를 꾀한 점과 연극의 장점인 현장성을 살린 것은 무척 좋았다. 영화와 연극, 또는 영화와 뮤지컬이 만나 어떻게 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지 이정표를 제시하는 작품이다.
오는 4월 21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 김도현, 배수빈, 박호산, 김대종, 임화영, 황만익, 강홍석 등 출연, 3만 5천원~5만원, 02-3443-1955
<저작권자ⓒ선데이뉴스신문 & www.newssun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