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소식] 『태양의 소녀들』, 임선애 감독+손희정 평론가, 임파워링 우먼 GV 개최.

기사입력 2020.10.2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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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김건우 기자] 「"함께 연대하고 나아가자!" “어두운 길이지만, 우리가 한 발 나아가 보겠다!”」    


총을 든 여성들의 위대한 실화 <태양의 소녀들>이 <69세> 임선애 감독과 손희정 평론가가 함께했던 임파워링 우먼 GV를 성황리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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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태양의 소녀들', 임파워링 우먼 GV 현장 모습 / 제공=더쿱, 이수C&E]


영화 <태양의 소녀들>은 2014년 8월, 극단주의 무장조직 IS에 참극을 당한 야지디족 여성들이 직접 총을 들고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위대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먼저, 이번 임파워링 우먼 GV의 모더레이터이자 현시대 여성들이 직면한 문제들에 직접 목소리를 내며 뜨거운 지지를 받는 손희정 평론가가 여성 영화로서 <태양의 소녀들>의 가치를 돌아보는 것으로 서두를 열었다.
 
손희정 평론가는 “<태양의 소녀들>은 크게 세 가지 측면의 여성 영화적인 관점으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이 영화가 실제 야지디족 여성들의 실화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라며 IS로부터 가까스로 탈출한 뒤 인권 운동가가 되어 2018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나디아 무라드 등 실존 인물들이 영화에 미친 영향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둘째는 영화 속 ‘마틸드’가 실제 종군기자였던 미국 여성 기자 마리 콜빈을 모델로 한다는 점이다. ‘마틸드’가 검은 안대를 쓰고 있는 모습은 실제 마리 콜빈의 모습에서 따온 것”이라고 목숨을 걸고 군인들과 함께 싸우고자 했던 마리 콜빈의 기자 정신이 ‘마틸드’ 캐릭터에 한껏 녹아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마지막은 영화에서 ‘바하르’ 역을 맡은 골쉬프테 파라하니가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배우라는 점이다. 그녀는 프랑스 잡지를 통해 상체를 드러내는 사진을 공개한 적 있다. 이는 이란 배우였던 그녀가 이슬람 근본주의에 대한 저항을 나타내는 퍼포먼스로 페미니즘적인 메시지를 지닌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라며 영화 속에서 큰 활약을 펼친 골쉬프테 파라하니가 이 영화와 함께하게 된 의의를 전하기도 했다.
 
이에, 임선애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잘 몰랐었던 사실들을 알게 되었고, 영화를 통해 여성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좀 더 면밀하게 볼 수 있는 뜻깊은 기회였다”고 밝히며 영화를 보며 먹먹한 감정이 항상 함께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손희정 평론가와 임선애 감독은 영화 속 인물들의 뜨거운 용기와 그 의미를 관객들과 함께 나눴다. 손희정 평론가는 “영화 속 여성 캐릭터들은 영웅적인 일을 하는 캐릭터들이지만, 기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속 신격화된 남성 영웅의 모습이 아닌 살아있는 날것의 영웅으로 보인다”라며 끝없이 내면의 공포와 싸우면서도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을 행하는 ‘걸스 오브 더 썬’의 모습에 단단한 용기의 메시지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어, 임선애 감독 또한 “영화에서 ‘마틸드’가 인기척이 들리자 잠에서 깨 밖으로 나가는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다”라며 “이 장면 속 ‘마틸드’의 행동은 어둠 속으로 뛰어드는 일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두려움만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마틸드’의 행동은 어두운 길에 놓여있지만 한 발 나아가 보겠다는 단단한 그녀들의 용기를 드러낸다”며 불합리한 차별에 맞서 매일을 함께 싸우고 있는 여성들, 더 나아가 세상의 억압과 맞서 싸우는 관객들에게 뜨거운 용기를 불러일으키며 공감대를 형성한다고 전했다.
 
한편, 손희정 평론가는 임선애 감독에게 “자기만의 싸움을 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69세>와 <태양의 소녀들>은 많은 부분 닮았다”라며 직접 연출한 <69세> 이후 <태양의 소녀들>을 만나게 된 소감을 질문했다.
 
이에, 임선애 감독은 “영화 <69세>는 차별적인 시선에 자기만의 방식으로 고발장을 띄우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어떤 피해 사례로만 다뤄지는 영화가 아닌 인간은 모두 존엄한 존재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라며 <69세>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태양의 소녀들>에서도 영화 속 여성들은 전시 상황 속 피해 여성들로만 존재하지 않고, 각각의 개별적인 삶이 존재하는 여성들로 그려진다”라며 <69세>와 <태양의 소녀들> 모두 여성이 사건 피해자의 모습으로만 전락하는 것이 아닌 존엄을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모습을 선사함으로써 지금 이 시대 여성들에게 뜨거운 용기와 희망을 건넨다고 밝혔다.
 
특히, 임선애 감독은 “<태양의 소녀들> 속 여성들은 비록 본능적인 공포는 있을지언정 두려워하지 않고 분노한다”라며 “<69세>를 통해서도 전하고자 했듯이, 피해자들이 분노하는 모습을 통해 가해자들이 두려움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분노를 표현했던 <69세>와 고요한 침묵 속에서 분노를 끌어모아 폭발하는 <태양의 소녀들>이 숨은 피해자들과 함께 용기를 내어 증언해주는 일에 함께하고, 세상 곳곳에 이들과 함께하는 이들이 있다는 희망을 선사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손희정 평론가는 지난 제71회 칸영화제에서 <태양의 소녀들> 공식 상영 전 82명의 여성 영화인들이 캠페인을 벌였던 일을 언급하며 “지금 영화계는 네트워크 안에서 권위가 부여되고 소통 받는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영화계에 뿌리 박힌 권력으로 인해 소외당하고 차별받는 존재들이 묵인하고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속 인물들처럼 예민하게 반응하고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세상의 차별과 억압에 함께 맞서자는 뜨거운 용기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어, 임선애 감독이 “요즘 영화계가 여러모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그런데도 극장에 나오신 관객분들과 좋은 영화를 통해 좋은 이야기를 나누게 된 것 같아 오래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 되었다”라고 소감을 밝히는 것으로 임파워링 우먼 GV는 여러 담론과 뜻깊은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선사하는 1시간으로 가득 채우며 뜨겁게 마무리되었다.
[김건우 기자 geonwoo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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