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한 남자의 사랑과 복수
기사입력 2020.11.2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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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몬테크리스토] 16.그 눈빛을 기억해_신성록 ⓒEMK Musical Company (1).jpg

[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인데 끌린다. 어쩌면 이것이 공연(연극, 뮤지컬) 매력인 듯하다. 그런 점에서 21일 관람한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10주년 기념 공연은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하다. 영상을 활용한 무대, 배우들 연기와 노래, 서사(반전이 있다)까지 모두 좋았다. 

 

처절하게 배신당한 한 남자의 사랑(슬프고 아름다운 사랑)과 복수(통쾌하면서 용서로 끝나는)가 이 작품 핵심이다. 누구나 어린 시절 읽었던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원작이다. 나도 초등학교 4학년 때 이 소설을 읽고, 주인공 '에드몬드 단테스'에게 빠져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가 배신당하는 장면이 무척 슬펐다. 이 소설을 영화나 뮤지컬로 한 번도 본 적 없었는데 21일 뮤지컬로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 어린 시절 느꼈던 감동 그대로였다. 160분 내내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집중하면서 보긴 정말 오랜만이다. 그만큼 배우들 연기와 노래, 무대가 완벽했다. 

 

[2020 몬테크리스토] 03.언제나 그대 곁에_린아 외 ⓒEMK Musical Company (1).jpg

 

배신당하고 화려하게 돌아온 남자 '에드몬드 단테스'/'몬테크리스토 백작' 역을 맡은 신성록은 강한 눈빛(드라마에선 악역으로 많이 나오는데 뮤지컬에선 이런 역이 잘 어울린다)과 훤칠한 키로 무대를 압도했다. 약간 어리숙한 선원에서 위엄 있는 백작으로 변하는 장면에서 신성록의 노련함이 돋보였다. 사랑하는 여인(메르세데스)과 헤어지고 슬퍼하는 장면과 나중에 그녀와 다시 만나는 장면에서 신성록의 연기와 노래는 슬프면서 비장했다. 2019년 뮤지컬 '레베카'를 보고 신성록에 대한 애정이 생겼다. 앞으로 뮤지컬, 연극에 집중했으면 한다. 무대에 설 때 신성록은 빛난다. 

 

'에드몬드 단테스' 사랑스러운 여인 '메르세데스'(특정 차 이름이 생각난다) 역으로 나온 린아(이지연)는 애절한 표정과 뛰어난 노래(뮤지컬 발성)가 돋보였다. 뮤지컬 배우로 완전히 자리잡은 듯하다. 예전 가수 활동할 땐 잘 몰랐던 매력이 보여 좋았다. 신성록과 연기 호흡도 좋았다. 두 사람이 같이 부르는 '언제나 그대 곁에', 신성록이 부르는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 등 음악이 정말 아름답다.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은 항상 옳다. 음악만 들어도 160분이 금방 흘러간다. 시간이 정말 빠르다는 것을 느낄 정도다. 

  

[2020 몬테크리스토] 08.진실 혹은 대담_신성록,전수미 외 ⓒEMK Musical Company (2) (2).jpg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모든 것을 잃고 지하 감옥에 갇힌 '에드몬드 단테스'가 스승 '파리아 신부'를 만나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는 장면이다. 복수보다 용서가 중요하다는 큰 교훈을 우리에게 던진다. 불공정과 부패가 심했던 19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처한 상황과 비슷해 더욱 공감가는 작품이다. '에드몬드 단테스'가 처한 상황은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비슷했다. 작품을 보고 나오면서 '과연 정의는 무엇일까?' 이런 의문이 계속 따라다녔다. 판단은 관객들이 하겠지만. 

 

뮤지컬을 보는데 앞자리에 앉은 두 남녀(대학 선후배?)가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 이야기가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난 소설은 읽었지만 영화, 뮤지컬은 본 적이 없어 조금 걱정을 하고 갔다. 다행히 두 남녀가 작품에 대해 중요한 부분을 이야기(난 뒤에서 그냥 들었다)해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뮤지컬 전문가는 바로 관객이란 걸 새삼 느꼈다. 덕분에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다. 

 

EMK 작품을 여러 번 봤지만 '몬테크리스토'가 제일 좋았다. '몬테크리스토' 10주년을 축하하며 계속 공연하길 빈다. 코로나19가 빨리 끝나 공연계(대한민국 전체) 모두 잘 풀리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한 남자의 사랑과 복수를 그린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2021년 3월 7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관객을 만난다. 엄기준, 카이(정기열), 신성록, 옥주현, 린아(이지연), 이지혜, 최민철, 김준현, 강태을, 이종문, 문성혁, 최성원, 임별, 이상준, 이한밀, 김영주, 전수미, 박준휘, 신재범, 윤조(신윤조) 등이 나온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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