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예정영화] 『내언니전지현과 나』, “일랜시아 왜 하세요?”

기사입력 2020.11.2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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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김건우 기자] 한줄평 : "이 세상에 숨어 있는 모든 전사들을 위하여!"


RPG 게임의 원조 클래식 게임이자 대한민국 대표 망겜 '일랜시아', 여전히 '일랜시아'에 남아있는 유저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다룬 국내 최초 게임 유저 다큐멘터리, <내언니전지현과 나>(감독: 박윤진)가 온라인을 통해 언론 시사회를 가졌다. 

 

내언니전지현과 나_메인 포스터.jpg

[사진='내언니전지현과 나', 메인 포스터 / 제공=호우주의보]


<내언니전지현과 나>는 온라인 세계의 '내언니전지현'과 현실 세계의 '나'(박윤진 감독)이 두 세계를 분주히 오가며 일랜시아의 흥망성쇠와 현실의 풍경이 맞닿아 있음을 포착한다. 

 

1990년대 IMF로 유례없는 위기를 맞은 대한민국에서 성장한 IMF 키즈들은 경쟁과 순위 대신 모험과 우정을 기반으로 한 일랜시아에 몰려갔고 그곳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며 위로와 추억을 쌓았다. 그렇게 대한민국 청년으로 성장한 IMF 키즈들은 학업과 취직 결혼 등 이상적인 삶을 위해 '성취'를 강요하는 사회를 살아가며 숨통을 틔우기 위해 다시 일랜시아를 찾았다. 하지만 다른 캐릭터만큼 빠르게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불법적인 매크로가 있어야 했고, 버그와 핵이 평화로운 세계를 무법천지로 만들었다. 매크로가 없는 유저들은 박탈감과 부러움의 감정을 느껴야만 했다. 안전한 세계를 유지해주던 운영진 마저 떠나버린 게임 세계에 남아있는 유저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편안하고 자유로운 환경을 일궈내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16년 차 골수 유저인 박윤진 감독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라고 선언하며 카메라를 매개로 게임 안과 밖 세상에 말을 걸었다. 

 

유저들을 찾아가서 게임을 지속하는 이유를 물으며 넥슨 홈페이지에 문의 글을 올리고 넥슨 노조를 방문하는 등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는 과정을 기록했다. “일랜시아가 없어지기 전에 뭔가를 빨리 해봐야겠다. 영화가 빨리 나온다면 넥슨을 직접 만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힌 감독의 이야기처럼 <내언니전지현과 나>가 영화제에 공개되고 넥슨과의 만남의 자리가 만들어졌다. 12년 만에 정식 이벤트가 개최 되었고 유저 간담회까지 이루어졌지만 기대보다 미약한 변화였다. 하지만 함께 이뤄낸 변화를 통해 성취감을 느낀 이들은 실망보다는 현재를 즐기고 추억하기 위해 또 다시 연대하고 위로하며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 


영화에서 일랜시아는 더 이상 가상 공간이 아니며, 현실과 딱 자르듯 경계를 그을 수 있는 비일상도 아니다. 일랜시아에서 보낸 시간과 게임 세계에서 만난 유저들은 박윤진 감독에게도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구체적이면서도 소중한 힘으로 자리 잡는다. 

 

여전히 온라인 세계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는 유저들은 서로에게 축하와 위로를 건네고 단체 사진을 찍으며 연대한다. “하면 된다”라는 사고방식을 주입 받으며 과열된 경쟁 속으로 내쳐졌던 청년 세대는 이렇게 스스로 가치를 만들고 소중한 것을 지켜내는 데 본인의 힘을 발휘한다. 영화 <내언니전지현과 나>는 관객들 마음에 자리한 소중한 추억과 가장 순수한 감정을 떠올리게  만든다.

 

국내 유수 영화제 수상과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이 선택한 영화”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내언니전지현과 나>는 12월 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김건우 기자 geonwoo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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