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800'

실화가 주는 감동
기사입력 2020.12.05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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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실화가 주는 감동은 영화, 공연(연극, 뮤지컬 등)을 넘어선다. 수많은 실화 소재 영화, 공연을 봤지만 3일 관람한 영화 '800'이 주는 감동은 뭔가 달랐다. 강력하면서 깊었다. 

 

이 영화는 1937년 중일전쟁 초기 上海(상하이)전투를 소재로 목숨을 걸고 사행창고를 사수한 국민혁명군(당시 중국은 중화민국) 800명 실화를 거대한 규모와 실감 나는 영상으로 담아  관객을 사로잡는다. 수많은 전쟁 영화를 봤지만 이번 '800'이 주는 감동과 생생함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영화를 보면서 26개월 군생활(부천 17사단 탄약병, 주로 작업병)이 떠오르고 처음 사격(논산훈련소, 지금 육군훈련소) 배웠을 때가 떠올랐다. 

 

영화에 나오는 탈영병(주로 겁이 많은)들 심리가 느껴졌다. 나 역시 전쟁이 터지면 '저럴 수 있겠다' 싶었다. 일본군과 중국군이 펼치는 치열한 전투와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애(전우애),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공동 조계(천국) 화려한 모습과 사행창고(지옥)를 굳게 지키는 800명 국민혁명군 비참함이 대조적이다. 1930년대 상해 화려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고증을 잘한 느낌이다. 아직 외국(비행기 타 본 적 없다) 간 적 없어 상해 모습이 어떤지 잘 모르지만 이번 '800' 보면서 확실하게 들어왔다. 

 

영화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800명 용사들이 국기(지금 대만 국기 청천백일기, 그 당시는 장개석 국민당이 중국 지배)를 필사적으로 게양하는 모습이다. 일본군 집중 사격을 피해 끝내 청천백일기를 게양(영화에선 걸스카우트 단원 18세 소녀 양혜민 역을 맡은 중국 미녀배우 당예흔이 게양)하는 장면은 정말 감동적이다. 그 순간 한국 태극기가 생각날 정도로 눈물이 났다. 당예흔(탕이신)은 중국 드라마(주로 사극)에 자주 나오는 미녀 배우인데 '800'에서 자기 역할을 했다. 남자들이 주로 나오는 영화에서 여배우가 돋보이기 쉽지 않은데 이 장면에선 당예흔이 주인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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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사행창고를 사수하고 다리를 건너 공동 조계로 탈출하는 800명 국민혁명군 모습은 이 영화 백미다. 약간 슬픈 느낌을 주는 음악과 어우러져 펼쳐지는 탈출 장면은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다. 병사들 피 흘리는 모습이 전쟁 참혹함과 일본군 잔인함(일본 식민지배 받았던 우리도 동병상련)이 정말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이 영화에서 재미있는 점은 상해어(북경어, 광동어, 민남어와 또 다른)가 나온다는 점이다. 英雄(영웅)을 북경어로는 '잉시옹' 이렇게 발음하는데 상해어로는 '잉용' 이렇게 하는 듯하다. 신기했다. 일본어와 영어까지 나와 외국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좋은 공부가 될 듯하다.  

 

조금 아쉬운 점은 중국 공산당(난 대만 국민당 좋아한다) 특유 애국주의(중화주의)가 많이 있다는 점이다. 중국 역사(중국 현대사)에서 제일 아쉬운 점이 국공내전(1946년부터 1950년까지)에서  국민당이 패해 대만으로 쫓겨난 것이다. 그 당시 국민당이 승리했다면 지금 중국이 공산화되지 않았을 것이고, 6.25(중국에서는 항미원조) 참전하는 정말 불행한 일도 없었을 것이다. 국민당이 공산당보다 전력이 훨씬 앞섰는데 내부 부패와 무능으로 대륙을 빼앗긴 게 정말 아쉽다. 영화 '800'에서 상해 시민들과 국민혁명군 병사들이 청천백일기(대만 국기.. 그 당시는 중화민국 국기) 경례하는 장면에서 국공내전이 떠올랐다. 왜 중국 정부가 이 영화 개봉 늦췄는지 짐작이 갔다. 오성홍기(중국 공산당)가 아닌 청천백일기(대만 국기)가 나오는 장면이 못내 걸린 듯하다. 중국 공산당 좁은 속내가 엿보인다. 

 

중국 특유 애국주의는 한국 관객들이 판단할 몫이다. 나처럼 대만을 좋아한다면 조금 불편할 것이고, 역사에 관심 없다면 공부할 수 있는 영화다. 영화 자체는 볼만하다. 이 영화가 12월 10일 개봉하는데 12월 13일이 중국 남경대학살(남경대도살이라고도 한다) 국가추모일이다. 남경대학살은 중국인 30만이 일본군에게 학살당한 끔찍한 사건이다. 이것까지 생각하며 보면 괜찮을 영화다.  

 

전쟁 블록버스터 영화 '800'은 12월 10일 개봉한다. 강무, 야오천, 당예흔, 두순 등이 나온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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