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북한 김정은의 2020년 謹賀新年과 2021년 근하신년

기사입력 2021.01.0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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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2020년 1월 1일 자 로동신문 1면-제5차 전원회의에 관한 보도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 북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결정에 따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가 2019년 12월 28일 평양에서 소집되었습니다. ‘전원회의’는 “위대한 자주의 기치, 자력부강의 기치를 높이 들고 백두의 대업을 승리와 영광의 한길로 억세게 이끄는 조선로동당의 령도 밑에 사회주의 우리 국가의 존엄과 강대한 힘이 비상한 경지에 올라서고 주체혁명위업수행에서 새로운 력사적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시기에 진행”되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제5차 전원회의에 대해 “중중첩첩 겹쌓이는 가혹한 시련과 난관을 박차며 혁명 발전을 더욱 가속시키고 당 건설과 당 활동, 국가 건설과 국방 건설에서 나서는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하기 위하여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현 정세 하에서 우리 당과 국가의 당면한 투쟁 방향과 우리 혁명의 새로운 승리를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적 문제들이 상정됐다”고 했습니다. ‘전원회의’가 연말(年末)에 나흘간 열린 것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조선중앙방송>은 그해 12월 31일 오전 동해안과 서해안 여러 지역에 초속 10m 이상의 강풍 주의 경보가 내려졌다고 전했습니다. ‘방송’은 "찬바람이 세계 불면서 몹시 춥겠다"며 "감기에 걸리거나 뇌졸중, 심장발작이 일어나지 않도록 더운물을 자주 마시고 밖에 나갈 때 모자와 목도리 장갑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라"고 당부했습니다. 또 "농업 부문, 건설 부문, 도시경영 부문을 비롯한 인민경제 여러 부문에서는 추위와 센바람에 의한 피해가 없도록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2019년 세모(歲暮)에 김정은이 전념해야 할 일은 백성들의 ‘추위와 기아(飢餓)’ 였는데...그런데. 북한의 수장(首長)은 세모에 나랏일(?)에 매달려 정신없이 지낸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니 너무 정무(政務)에 빠져 ‘송구영신(送舊迎新/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음.)’도 잊고 지낸 것 같습니다. 다 아시겠지만 ‘송구영신’의 뜻은 '옛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이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뜻! 각 글자를 알아보면 보낼 송(送), 옛 구(舊), 맞을 영(迎), 새 신(新)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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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제8차 당대회 대표증 수여식- 2020.12.31. 로동신문 보도.

 

김정은이 ‘송구영신’을 모를 리 없는데...김정은에게 2019년 歲暮의 ‘송구영신’은? 2020년 1월 1일 <조선중앙통신>은 그가 전날인 전원회의 넷째 날 보고에서 "적대적 행위와 핵위협 공갈이 증대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가시적 경제성과와 복락만을 보고 미래의 안전을 포기할 수 없다"며 "곧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그렇게 그의 ‘송구영신’은 “독재자의 탐욕” 속에서 스쳐갔습니디.

 

2020년 경자년(庚子年)! 원단(元旦)! 그때 누군가 김정은이 “인류 발전을 저해(沮害)하는 악인(惡人)”이라고 했습니다. 2020년 북한 김정은 신년사? 2020년 1월 1일 字 <로동신문>에는 신년사 대신 ‘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 내용이 실렸습니다. 신년사 대신 북한 백성들에게 “근하신년! 여러분! 새해에는 소망하는 일들이 모두 이뤄지고, 늘 행복하고 건강하세요”라고 했으면...그럴 마음조차 없었을 것입니다. ‘근하신년’의 뜻이나 알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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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새해 인민들에게 친필 서한 보냄- 2021.1.1. 로동신문 보도.

 

2021년 북한 김정은 신년사?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해를 맞아 전 주민에게 친필 서한을 보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연하장 형식의 서한에서 새해를 맞아 전 인민에게 축원의 인사를 삼가드린다고 밝혔습니다. 다음은 ‘서한 전문’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전체 인민들에게 보내는 친필 서한 (전문) / 《새해를 축하합니다. 새해를 맞으며 전체 인민에게 축원의 인사를 삼가 드립니다. 온 나라 모든 가정의 소중한 행복이 더 활짝 꽃피기를 부디 바라며 사랑하는 인민들의 귀한 안녕을 경건히 축원합니다. 나는 새해에도 우리 인민의 리상과 념원이 꽃필 새로운 시대를 앞당기기 위하여 힘차게 싸울 것입니다. 어려운 세월속에서도 변함없이 우리 당을 믿고 언제나 지지해주신 마음들에 감사를 드립니다. 위대한 인민을 받드는 충심 일편단심 변함없을 것을 다시금 맹세하면서./ 김정은. 2021.1.1.》/ (출처-조선중앙통신 2021.1.1.)]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21년 1월 1일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새해에 즈음하여 1월 1일 당 제8차 대회 대표자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그들이 “당 제8차 대회를 우리 당과 혁명 발전의 일대 분수령으로 빛내며 사회주의 위업의 새로운 승리를 앞당기기 위한 새해의 진군길에서 자기들의 책임과 본분을 다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고 전했습니다. ‘통신’의 사진을 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초특급 방역에도 그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럴 수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새해 대내외 정책 기조가 제시될 조선로동당 8차 대회가 언제 개최될지 연일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당 대회 개최 가능성이 있었던 지난 1월 1일 그는 주민들에게 친필 서한을 보내고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것으로 새해 첫 날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서한은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도 자신을 지지해준 주민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새해 인사’ 성격으로, 예년의 신년 메시지와 내용 면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새해 대내외 정책 기조’는 불 보듯 뻔할 것입니다. 백성들은 배가 고픈데, 얘기해 보았자 ‘美辭麗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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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2021년 첫날 금수산태양궁전 참배-2021.1.1. 로동신문 보도.

  

“중중첩첩 겹쌓이는 가혹한 시련과 난관” 속 ‘북한 김정은의 2020 謹賀新年’, 그리고 변함없는 “중중첩첩 겹쌓이는 가혹한 시련과 난관” 속 ‘북한 김정은의 2021 근하신년’...설령 신년사를 해봤자...그 나물에 그 밥...그가 지금 생각해야 하는 것은 백성들의 기아(饑餓) 뿐 입니다. 1995년~1999년 사이에 일어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최악의 식량난을 가리키는 ‘고난의 행군’! 그가 태어난 해는 1984년! 그가 16세 때 스위스로 유학했다고 하는데, 그때가 1999년! 그가 지금 해야 할 일은 ‘고난의 행군’에 대한 연구(?)라고 여겨집니다.

 

“누군 팔자 좋아 대광보국 승록대부 삼공육사 고대광실 좋은 집에 부귀공명 누리면서 금의옥식에 싸여 있고 이몸 팔자 어이 이리 곤궁하여 말(斗)만한 오막살이에 이 한 몸을 못 담으니 지붕마루로 별이 뵈고...문밖에서 가랑비 내리면 방 안에는 굵은 비요. 앞문은 살이 없고 뒷문은 외만 남아 동지섣달 눈바람이 살 쏘듯이 들어오고 어린 자식 젖 달라고..밥 달라니 차마 서러워 못살겠다.” (興夫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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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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