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한국 김치와 중국 파오차이 & 김치에 대한 斷想

기사입력 2021.02.0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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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뉴욕타임스에 실린 김치 광고- 제공,서경덕 교수.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법률위원회(정법위)가 최근 중국 유명 유튜버의 김치 논란을 두고 “문화적 자신감이 부족한 한국의 피해망상”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또 “김치는 중국 5000년 역사의 한 획”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정법위원장 안젠(安劍)은 유튜버 리즈치의 김치 만들기 논란 관련 논평에서 “자신감이 없으면 의심이 많아지고 갖가지 피해망상이 생기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그는 한국이 “김치는 한국 것이고, 곶감도 한국 것이고, 단오도 한국 것이라고 한다”며 “결국 모든 것에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이유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언어도단(言語道斷)! ‘곶감’이라는 이름의 유래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꼬챙이에 ‘꽂아서 말린 감’에서 왔다는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곶감을 만드는 방식은 매우 오래전에 창안되었지만 ‘한국 것’이라고 한 적으이 없습니다. 우리는 단오의 유래가 중국 초나라 회왕(懷王) 때부터라고 분명히 밝혔고, 단오는 1518년(중종 13) 설날·추석과 함께 ‘삼대명절’로 정해진 적도 있었다고 기록했습니다. ‘단오도 한국 것’이라고 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김치’는 한국의 전통적인 고유 발효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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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 대변인 화춘잉- 사진, 외교부 공식 사이트.

 

한·중 간 김치 기원 논란! 지난해 11월 중국 쓰촨 지방의 염장 채소인 파오차이(泡菜)가 국제표준화기구(ISO) 인가를 받은 것을 두고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가 “김치 종주국인 한국이 굴욕을 당했다”고 보도하면서 발생했습니다. 지금 중국은 김치를 자국의 전통음식으로 편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환구시보>는 채소 절임 음식인 파오차이가 I.S.O.의 표준인증을 받았다며 한국을 도발했습니다. 또 장쥔 유엔(UN) 중국 대사는 김치를 직접 담그며 홍보하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지난 1월 9일에는 구독자 1400만명을 보유한 중국 유튜버 리즈치가 김치를 담그는 동영상에 '중국 전통음식'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논란이 됐습니다.

 

그 뒤 언론은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한중간 김치 기원 논쟁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런 논쟁이 있었느냐”고 반문한 것을 언급하며 “외교부 대변인의 담담한 대답은 자신감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우리가 이런 터무니 없는 소리를 웃어넘길 수 있는 건 바로 진정한 문화적 자신감과 힘 때문”이라며 “김치는 중국 5000년 역사의 한 획이고, 우리는 이러한 문화유산과 중화민족의 창조 정신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어느 공산당 간부는 ”김치공정? 한국의 피해망상, 김치는 중국 역사“라고까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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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튜버 리즈치- 김치, 중국 전통음식- 사진 리즈치 유튜버 캡처.

 

최근 중국 <인민일보>는 중국과 한국의 네티즌과 유명 유튜버가 ‘김치’의 기원을 둘러싸고 논쟁을 벌이는 것과 관련해 화춘잉 대변인의 말을 전했습니다. 그는 2021년 1월 20일 ”파오차이(泡菜)는 소금에 절인 발효 식품이며 소수 국가와 지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는 이를 ‘파오차이(paocai)’라고 부르고, 조선반도 및 중국 조선족은 ‘김치(kimchi)’라고 부르는데 이들 간에는 서로 통하고 비슷한 점도 있지만 재료나 맛, 제조법 등은 제각기 다른 특색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지 못해 하는 그의 발언은 虛空 속에서 진심을 감추고 맴도는 듯 했습니다.

 

이제 김치 홍보가 더 절실한 실정입니다. 한국 홍보 전문가 徐 교수는 뉴욕타임스(NYT) 전 세계판에 '김치 광고'를 게재했다고 새해 1월 19일 밝혔습니다. 이번 광고는 1월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미주판 A섹션 5면과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유럽 및 아시아판)의 5면에 동시에 게재됐습니다. ”한국의 김치, 세계인을 위한 것“이라는 제목의 김치 광고에는 [김장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역사적으로 수천년 동안 한국의 대표 음식 문화로 이어져 왔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현재는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발효식품으로 자리매김 했고, 한국의 김치는 전 세계인의 것이 됐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계속 이어져야 할 김치 홍보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모두가 김치에 대하여 관심을 더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김치에 대해 최소한의 지식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치를 ‘지(漬)’라고 하였습니다. 이규보(李奎報)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서는 김치담그기를 ‘염지(鹽漬)’라 하였는데, 이것은 ‘지’가 물에 담근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데서 유래된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 초기에는 ‘딤채’라는 말이 보이는데, 1518년(중종 13)의 <벽온방(辟瘟方)>에는 ”무딤채국을 집안사람이 다 먹어라“라는 말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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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주식회사 천재교육.BY-NC-ND

 

우리 민족은 소금에 절인 채소에 소금물을 붓거나 소금을 뿌림으로써 독자적으로 국물이 많은 김치를 만들어냈습니다. 이것은 숙성되면서 채소 속의 수분이 빠져나오고 채소 자체는 채소 국물에 침지(沈漬)됩니다. 또 국물이 많은 동치미 같은 것에서는 채소가 국물 속에 침전됩니다. 여기서 우리네 고유의 명칭인 침채가 생겨난 것입니다. 국어학자 박갑수(朴甲秀)는 침채가 팀채가 되고 이것이 딤채로 변하고 딤채는 구개음화하여 김채가 되었으며, 다시 구개음화의 역현상이 일어나서 오늘날의 김치가 된 것이라고 풀이하였습니다.


고려 중엽에 이규보가 지은 ”가포육“이라는 詩 속에 순무를 재료로 한 김치가 우리 문헌상 최초로 등장합니다. -”무 장아찌 여름철에 먹기 좋고 소금에 절인 순무 겨울 내내 반찬되네.“- 이로써 고려시대의 김치로는 무장아찌와 무 소금절이가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달충(李達衷)의 ”산촌잡영(山村雜詠)“이라는 시에서는 여뀌에다 마름을 섞어서 소금절이를 하였다는 구절이 보이는 것으로 미루어 野生草로도 김치를 담갔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우리나라 김치는 중국에도 전해졌습니다. 1712년(숙종 38) 김창업(金昌業)의 <연행일기(燕行日記)>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귀화한 노파가 그곳에서 김치를 만들어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녀가 만든 동치미의 맛은 서울의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또한 1803년(순조 3)의 <계산기정(薊山紀程)>에 의하면 “통관(通官) 집의 김치는 우리나라의 김치 만드는 법을 모방하여 맛이 꽤 좋다.”고 하였습니다. 우리의 김치가 중국으로 건너간 것입니다. 중국 쓰촨포채(四川泡菜)는 분명 다릅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에게 꼭 알려줄 진실입니다. 중국이 진정 大國이라면 小人輩 행동을 버려야! 중국은 결코 ‘恥事燦爛’한 나라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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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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