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베트남, 추억의 ‘비둘기집’과 비둘기에 대한 斷想

기사입력 2021.02.21 17:21
댓글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 옛날 옛적! 대한민국 정부가 ‘제1회 전국대학생파월장병위문단(全國大學生派越將兵慰問團) 구성, 위문단은 1966년 8월 1일 선편(船便)으로 인천항(仁川港)을 출발했습니다. 전국 33개 대학에서 선발된 95명의 위문단은 1개월 동안 월남전선에서 베트콩 섬멸 작전에 참가한 비둘기·청룡·맹호부대 등을 방문하고, 장병들의 노고를 위문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문교부(현 교육부)에서 마련한 것으로 국방부의 적극적인 협조 아래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단원들은 모두 각 대학 학생 대표들이었습니다. 필자는 한국외국어대학 대표! 그런데 위문? 단원들조차도 수긍하지 못한 慰問!

   

이석-비둘기집-1972-유니버샬-김기웅.jpg
이석-비둘기집-1972 유니버샬-김기웅.윤용남 작편곡집

  

어쩄거나 베트남에서 비둘기·청룡·맹호부대 등을 방문했고, 장병들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맹호부대에서 열린 무대 공연, 단원들의 무대가 아닌 베트남에 체류하고 있는 한국 가수들의 공연이었습니다. 공연 중 한 가수가 “외대 학생은 손들어 보세요”라고 했고, 무대 위에서 큰 소리로 “공연 후에 만나자”고 했습니다. 그는 오후에 사이공 시내 관광을 시켜주었고, 전통음식을 맛보게 해 주었습니다. 그가 바로 ’대한제국 황족의 후손으로 대한제국 고종의 서얼(庶孼) 황자였던 의친왕의 열한번 째 아들‘ 이석(李錫/1941~) 선배입니다. 그의 대표작은 ”비둘기집“입니다. 그 뒤 필자는 그 노래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그 노래의 가사입니다. 필자가 좋아하는 노래!

 

”비둘기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라면/ 장미꽃 넝쿨 우거진/ 그런 집을 지어요/ 메아리 소리 해맑은 오솔길을 따라/ 산새들 노래 즐거운 옹달샘터에/ 비둘기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라면/ 포근한 사랑 엮어갈/ 그런 집을 지어요/ 비둘기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라면/ 장미꽃 넝쿨 우거진/ 그런 집을 지어요/ 메아리 소리 해맑은 오솔길을 따라/ 산새들 노래 즐거운 옹달샘터에/ 비둘기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라면/ 포근한 사랑 엮어갈/ 그런 집을 지어요/ 포근한 사랑 엮어갈/ 그런 집을 지어요/ 그런 집을 지어요“

 

사랑과-평화의-상징이었던-비둘기.jpg
사랑과 평화의 상징이었던 비둘기.

 

비둘기! 지구상에는 약 300종에 달하는 비둘기과 조류가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집비둘기의 조상인 낭(양)비둘기·흑비둘기·염주비둘기 및 멧비둘기 등 4종의 텃새가 살고 있습니다. 낭비둘기는 한탄강 자유의 다리 교각 같은 곳에 정착하기도 하지만 해안의 바위 절벽 또는 내륙의 바위 산, 바위 굴 등 산간지역에서도 삽니다. 흑비둘기는 천연기념물 제215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울릉도·소흑산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추자면의 사수도 등지에 서식하는 희귀한 새입니다.

  

염주비둘기는 희귀종이며, 가장 대표적인 흔한 종은 사냥새인 멧비둘기입니다. 이 밖에는 제주도에서 1977년 4월 10일 녹색비둘기가 단 한 번 잡혔을 뿐입니다. 멧비둘기는 유라시아 동부대륙의 온대에서 아한대에 걸쳐 번식하며 아한대에서 번식하는 무리는 남하, 이동합니다. 평지에서 산지에 이르는 산림과 농촌·도시 할 것 없이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텃새입니다. 일 년에 2회 정도 번식하며 한배에 2란을 낳아 15∼16일간 육추(育雛)하여 둥우리를 떠납니다. 새끼는 어미 새가 콩 및 기타 식물질을 비둘기젖 형태로 토해 내어 키웁니다. ‘구굿-구-, 구굿-구-’ 소리내어 웁니다.

 

사랑과 평화의 상징이었던 ‘비둘기’가 요즘 ‘골칫덩이’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쓰레기를 뒤지며 이것저것 주워 먹어 잘 날지 못할 만큼 살이 쪘다는 의미로 ‘닭둘기’, 배설물과 깃털로 각종 세균을 옮길 수 있다는 뜻에서 ‘쥐둘기’라는 별명까지 생겼을 정도입니다. 엽기적인 별명을 넘어 비둘기는 이제 법적으로도 ‘해로운 동물’로 지정될 모양입니다. <다음 백과>를 보면, 환경부가 최근 집비둘기를 ‘유해야생동물’로 규정하는 ‘야생동물보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내놓았고 합니다.

 

관악산자락-공인중개사사무소-문-앞의-비둘기.jpg
관악산자락 공인중개사사무소 문 앞의 비둘기.

 

환경부의 발표에 네티즌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것 같다고 합니다. 한 포털 사이트에서 입법예고안이 발표된 후 인터넷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101명 중 83%가 환경부의 개정안에 ‘찬성한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적어도 사람들이 비둘기를 해롭다고 생각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들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한국동물보호연합, 동물사랑실천협회 등 국내 동물보호단체들이 ‘정부가 과학적인 근거 없이 비둘기의 유해성을 단정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비둘기가 사람에게 해롭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두 가지라고 합니다. 먼저 건강에 나쁘다는 생각 때문이랍니다. 비둘기의 배설물은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건조된 뒤 가루가 되고, 공기 중에 날리게 되면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각종 병균을 사람에게 전파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비둘기의 우리에서 발견되는 빈대, 진드기, 벼룩 등도 사람에게 옮을 수 있다는 주장과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인수공통 전염병의 매개체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한 몫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비둘기의 배설물은 도시 미관에도 좋지 않고, 건물이나 유적지 등 기타 시설물 자재를 부식시킨다는 주장도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배설물이 석회암 구조물에 손상을 주는 것은 과학적 실험으로 증명돼 있다고 합니다. 비둘기의 배설물이 물과 닿으면 다양한 종류의 곰팡이 진균류가 성장하고, 대사과정에서 산성 물질이 나온답니다. 이 산성 물질이 석회석을 녹여 구조물 곳곳의 색이 바랜다고 합니다. 심할 경우는 미세한 틈을 만들기도 하는데 그 틈 속으로 물이 스며들어 얼면 구조물에 금이 갈 수도 있다고 합니다.

 

관악산자락-공인중개사사무소-내부의-비둘기.jpg
관악산자락 공인중개사사무소 내부의 비둘기.

 

필자의 보금자리가 있는 관악산 자락에도 비둘기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 마을의 한 비둘기를 소개해 봅니다. 이 산 중턱에 W공인중개사사무소가 있습니다. 이 사무소의 윤 대표가 출근하면서 문을 열려다 보니까 비둘기 한 마리가 서성이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상해서 자세히 보니까 발가락이 하나 없었고, 배고파 보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안에다가 모이 공간을 만들어 모이를 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다음 날도 문 앞에서 비둘기를 다시 만났고, 모이 주기는 계속되었다고 합니다. 함께 한 사진은 사무소 앞에서 문 열기를 기다리는 비둘기와 안에서 모이를 먹는 비둘기의 모습입니다.// -인간들이 비둘기를 평화의 상징으로 내세우게 된 그때부터 비둘기들은 진정한 평화를 상실하고 말았다?-//

 

20190501100102_d97be04a749428e38150f96c98b8e259_8bcw.jpg

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저작권자ⓒ선데이뉴스신문 & www.newssun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