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함과 열정이 돋보이는 ‘별이 보이는 마을’의 연출가 ‘윤지홍’ 단장을 만나다

기사입력 2021.03.2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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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박주은 기자] 지난 26일 보광극단의 단장이자 연극 별이 보이는 마을의 연출가로 활약하고 있는 윤지홍 대표를 만났다. 윤 단장은 연극을 통해 물질만능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자 했다. 인터뷰를 통해 보광극단의 연극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하 윤지홍 단장님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Q. 소개.

안녕하세요. 윤지홍, 89년생입니다. 청주 서원대 연극영화과를 나왔죠. 보광동에 친구 4명과 자리를 잡게 됐습니다. 보광극단의 시초는 집에서 공연하는 프로젝트를 해보자는 얘기였습니다. 동네 이웃분들과 커뮤니티를 이뤄보자고 했어요.


Q. 연극을 시작하게 된 계기

사실 어릴 때 꿈이 많았어요. 미술도 하고 음악도 했죠. 하지만 입시를 떨어졌습니다. 추가모집 인원으로 연극영화과가 남아 있는 거예요. 당시 제가 나온 과(서원대 연극영화과)가 신설된 학과였어요. 그저 재미있겠다 생각을 하고 시작을 해서, 그때 처음 연기를 선보였죠. 당시 교수님들이 너무 잘한다고 했어요. 선배들도 저를 보며 천재가 들어왔다고 얘기를 하기도 했죠.


Q. 연기와 연출 쪽 어느 쪽이 더 좋으신지?

저는 사실 연기를 더 하고 싶은데, 연출도 재미있어요. 대학교 때는 보통 선배가 연출을 하는데, 제가 휴학을 오래 했다보니, 연출을 계속 하게 됐죠. 계속 선배 입장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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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연극을 하면서 단장님의 목표가 있다면?

관객 분들이 생각보다 저희 연극을 보고 위로를 많이 받으셨다고 하더라고요. 또한 저희 팀원들이 즐겁기 위해 예술을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경제적인 면에서 힘들다 보니, 단원들 모두 어느 정도 최소한의 경제적 충족이 됐으면 좋겠어요. 아무래도 다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연극을 병행하다 보니 힘든 면이 있죠.


Q. 극단을 운영하면서 가장 힘드신 점은?

나이가 서른이 넘어가면서, 미래에 대한 현실적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연극을 그만둘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최근 내 삶에 대해 생각해보니 나의 삶이란 이런 거구나받아들이게 됐어요. 예전엔 하나하나 크게 의미부여를 했지만, 지금은 있는 그대로를 좋게 받아들이며 살고 있어요.


Q. 가장 힘든 시기가 있으셨다면?

파우스트 작품을 할 때, 계속 고민을 했어요. 결과적으로 잘 안됐다 보니, 너무 하기가 싫더라고요. 그때 우울증 같은 것이 왔어요. 방문을 닫고 집에서 친구들과도 얘기도 안하고 3달 동안 책만 봤어요. 그때 제 자신에게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서 일단 2년 동안 술집에서 돈을 모았고 잠시 멈출 수 있었죠. 그때 모은 돈으로 다시 극단을 계약하고 시작하게 됐죠.

그 중간에도 공연을 하기는 했는데, ‘장문로 41번지그게 4D연극이에요. 관객 분들의 호응이 좋았어요. 동네와 어울리는 친근한 연극으로 느끼셨어요. 옆집 슈퍼 아주머니도 길 가다가 보고 가시고, 파출소 아저씨도 보고 가시고 참 신기했죠. 그때 가능성을 보고 지금 보광극장을 하게 됐죠.


Q. 별이 보이는 마을을 소개해주신다면?

이 극은 사실 제가 어린왕자를 읽고 시작하게 됐어요. 물질 만능주의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내용이에요. 줄거리는 아주 간단하죠. 별이 보이는 마을에 별이 사라졌고, 아이들이 보안관과 함께 별을 찾으러 가는 내용이에요.

굉장히 액티브한 이번 극은, 이탈리아 연극 양식 중에 꼬메디아 델 아르떼라는 장르에서 따온 거예요. 슬랩스틱이라는 말도 여기에서 시작된 거예요. 서사를 강조하기보다 신체로 극을 표현하죠. 하지만 그 속에 교훈의 메시지도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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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연극의 스토리나 양식에 대한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으시는지?

연극의 스토리는 보통 책에서 얻는 편이에요. 연극 스토리에 맞는 양식은 평소 계속 생각해요. 최근 제가 무라카미 하루키언더그라운드라는 작품을 봤는데, 종교에 대한 내용이더라고요. (언더 그라운드 관련 이야기). 그래서 종교에 대한 내용으로 작품을 만들어볼까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극은?

민들레 홀씨라는 공연이에요. 제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공연이거든요. 그게 제일 좋아하는 공연이에요. 그때 당시에 어머니께 매일 전화를 했어요. 배경이 경상남도 거창이거든요. 그때 어머니께서 너 또 글쓰고 있구나하셨죠.


Q. 연극을 즐기는 팁은?

잡생각을 내려놓고 보면 좋습니다. ‘코미디쇼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고, ‘심오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어려운 얘기를 하기도 해요. 하지만 저는 연극을 사람들이 편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난 즐기러 왔어. 이해가 안되더라도 그냥 편한 마음으로 보자이렇게 여겨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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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단원 분들에게 한 마디?

고맙습니다. 여러분들이 있기에 보광극장이 있습니다.


Q.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사실 이번 극을 쓸 때, 장사하는 청년이 사실 가장이 애정이 가요. 그 캐릭터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좀 겸손했으면 좋겠다에요(웃음)


Q. 관객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사실 저희 보광극장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에게 정말 감사해요. 실제 공연을 보고 매달 후원해주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문화예술이 없는 사회는 너무 퍽퍽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문화예술 중에서도 연극은 높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연극과 같은 예술에 관심을 가진다면 각 개인이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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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목표

단장으로서의 목표는 힘들게 일하며 연극을 하고 있는 단원들을 알바를 하지 않고 연극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에요. 신기하게 목표하고 말로 뱉었던 일들이 하나씩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극단도 그렇고, 극장도 그렇고.

그리고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어머니가 아프신 상황이에요. 그런 어머니께 보여드릴 수 있도록 좋은 영화나 드라마 작품들에 출연하고 싶습니다.


윤지홍 단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연극과 극단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별이 보이는 마을뿐 아니라 이전의 다른 작품들에 대한 애정과 극단을 함께 하고 있는 단원들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어린왕자를 영감으로 만든 공연에 안성맞춤인 보광극장만의 매력도 컸다. 배우들이 직접 그린 배경과 손수 만든 무대가 인터뷰를 더욱 생동감 넘치게 만들었다. 어린왕자와 같은 순수함이 가득한 보광극장과 보광극단의 앞날을 응원한다.


[박주은 기자 jey01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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