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서울에서 ‘청년’으로 살아남기… 정부 청년 지원책 총망라

직접 나서지 않으면 변하는 건 없다
기사입력 2021.04.13 17:01
댓글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선데이뉴스신문=곽중희 기자] 


▲‘서울 드림’을 꿈꿨던 시골촌놈, 현실을 직시하다

시골 촌놈 서울살이 7년, 대학 선배의 도움을 받아 3평 남짓 신촌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낼 때부터 16평 남짓 전셋집에 터를 잡기까지 그 세월을 돌아본다. 

 

[크기변환]1.jpg

 

[크기변환]2.jpg

(사진=기자의 게스트하우스 거주 시절 모습) 

 

서울이란 도시는 어릴 적 내게 희망이고 꿈이었다. 경북 경산에 사는 나는 어머니의 고향인 서울에 가끔 방문했다. 차를 타고 광화문 도심의 큰 대로변을 달릴 때면, 눈에 비친 큰 빌딩과 화려한 불빛들이 정말 멋져 보였다. 그때면 나는 운전을 하는 외삼촌에게 “저는 커서 여기서 일하면서 멋지게 살 거예요”라고 당차게 말했었다.


그렇게 말했던 작은 소년은, 이제 나이 31살의 어엿한 청년이자 프리랜서 기자로 살아가고 있다. 프리랜서란 말은 즉 비정규직이란 말의 보기 좋은 포장이다. 물론 신세 한탄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도 이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는 ‘청년’으로서 지금껏 서울에서 버틸 수 있었던 몇몇 소중한 ‘경험’들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크기변환]서울.JPG

(사진=서울 도심의 야경)

 

서울은 순박하기만 한 사람이 살기에 결코 만만한 도시가 아니다. ‘나’만 믿는다고, 막연한 ‘꿈’만 가진다고 되지 않는다. 적절히 기댈 줄도 알아야 하고, 적당히 들이댈 줄도 알아야 한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돌아보지도, 도와주지도 않는다. 이를 명심하자. 


▲살기 위해 ‘정부’에 기대다 

얼마 전, 친한 동생이 한 후보의 서울시장 재보선 선거에 걸린 청년층 대상 공약을 보고 이런 말을 했다.

 

“저는 ‘청년’이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왠지, 정치인들이 젊은이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만들어낸 허상 같아요. 실제 그들은 자신들이 위한다는 ‘청년’의 삶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듯 보여요.”

 

[크기변환]청년정책실종 선거 19대 대선.JPG

(사진=지난 2019년 대선, 30장미혁명페스티벌 서포터즈가 진행한 "청년공약실종, 이거실화냐"퍼포먼스)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정부의 퍼주기식 정책이 결국 청년들의 일할 의지를 모두 잃게 해 나라를 망칠 것이라는 말도 터무니없는 주장은 아니다. 유대인의 경우, 자녀에게 일찍부터 경제적‧정서적 독립을 시켜 자립심을 키워냈고, 그로 인해 결국 민족이 더욱 부강하게 됐다는 사례도 있으니까. 


하지만 지금 같은 대공황 시대에는 위 같은 사례를 적용하는 건 쉽지 않다. 이미 생계가 무너져 최소한의 살아갈 힘도 남지 않은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립을 위한 기초 바탕이 없는 ‘청년’의 경우, 더욱 다양한 정부의 지원 혜택을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다. 정부가 매년, 매월 게시하는 관련 정책을 알고 찾아봐야 신청도 하고 받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가장 급한 건 의식주인데, 알아보면 서울시에는 소득, 주거, 취업 등을 지원하는 정책이 생각보다 많다. 모든 걸 다 일일이 설명할 수는 없기에, 지금까지 필자가 받은 정부 혜택을 나열하고 각 정책마다 느낀 점을 적어보려 한다. 


▲직접 경험한 정부‧서울시 청년지원정책 총망라 

 

청년구직활동지원금1.jpg

(사진=청년구직활동지원금 홍보 포스터) 

 

▶청년구직활동지원금(온라인 청년센터) : 50만원X6개월=300만원(현금X, 체크카드 포인트) 

이 정책은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운영하는 지원 제도로,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만 18~34세 청년에게 매달 50만원씩 구직활동을 할 수 있게 카드 포인트를 제공한다. 단, 최종학력(졸업일 기준)을 마친 지 2년이 지나지 않아야 신청할 수 있다. 


선정 후 지원금 수령 요건은 매달 구직활동을 했다는 내용만 간단히 증빙하면 된다. 취업 알선 사이트 등에서 지원 이력‧면접 문자 등을 캡쳐하는 정도라 누구나 쉽게 가능하다.  


필자의 경우, 이 포인트를 통해 구직활동에 필요한 생필품, 양복, 전자기기 등을 구매했다. 특별히 정부에서 사용을 제한하는 곳이 아닌 경우엔 모두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현금처럼 인출은 불가하며 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다. 2개월까지는 포인트 누적이 가능해 적당한 가격의 전자기기 등을 구매할 수도 있다. 

-청년구직활동지원금 링크 (온라인 청년센터)

https://www.youthcenter.go.kr/seekActvSptfndAppl/aboutThis.do 


▶국민취업지원제도(고용노동부)

-1유형(구직촉진수당)-50만원X6개월=300만원의 구직촉진수당 지원 

-2유형(취업지원서비스)-취업상담 및 취업활동비 지원 

 

국민취업지원제도.png

 

청년구직활동지원금과 비슷한 이 정책은 청년뿐 아니라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취업지원제도다.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국내의 고용상황이 극도로 악화된 것에 따른 정부의 특별시책이다. 필자는 미취업 당시 1유형으로 선정돼 구직수당을 지원받았다. 

1유형의 경우 가구 단위로 중위소득 50% 이하, 재산 3억 이하, 최근 2년 이내 100일 또는 800시간 이상의 취업경험이 있어야 한다. 2유형은 1유형에는 해당하지 않는 가구단위 중위소득 100% 이하 중장년층 등에게 취업활동금과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 


당장 취업이 급하진 않아도 6개월~1년내 취업을 생각하고 있거나, 개인 사업을 준비하며 취업도 같이 생각하고 있는 이들에게 아주 유용한 제도다.

-국민취업지원제도 링크 

https://www.work.go.kr/kua/intro/useInfo.do 


▶서울시 청년수당(서울청년포털) : 50만원X6개월=300만원(현금X, 체크카드 포인트) 

필자의 친동생이 최근 선정돼 이용하고 있는 지원제도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청년 중, 가구 중위소득이 50%이하, 150%초과인 경우 외에는 모두 신청이 가능하다.

 

청년수당포스터.jpg


본 제도는 서울시에서 서울에 거주하는 만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취업지원을 명목으로 지원하는 수당이다. 지원 금액은 청년구직활동지원금과 같다. 다만, 요건이 다르다. 구직활동지원금은 최종학력 졸업이 2년이내여야 했지만, 서울시 청년수당 정반대로 2년이 지나야만 한다. 


단, 지원 모집 기간내에만 온라인 신청이 가능하며, 신청 전 앞서 설명한 타 정책과 중복지원이 가능한지 또한 알아보아야 한다. 

-서울시 청년포털https://youth.seoul.go.kr/youth


▶서울시 청년월세지원(서울시 주거포털) : 매월 20만원X10개월=200만원(생애 1번)

 

[크기변환]포스터청년월세지원.jpg

 

이 제도는 서울시에 임차보증금을 내고 거주하는 만19세~39세 청년을 대상으로 월세를 지원하는 주거 안정 정책이다. 필자의 경우 LH공사의 청년전세임대 정책으로 이미 지원을 받았기에 중복 지원은 받지 못한다. 하지만 지원 없이 월세살이를 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귀가 솔깃해지는 제도다.


서울에 살다 보면, 월세살이에 지칠 때가 많다. 정규직 직장을 다녀도 매달 4~50만원의 월세는 청년들에게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SH(서울주택토지공사)‧LH(서울주택토지공사) 공공임대사업 

국가에서 운영하는 공사에서 운영하는 공공임대사업은 말로 다 할 수 없이 많다. 최근 논란이 된 LH 투기사태를 보면 알 듯이, 공사에서 다루는 임대사업은 그 금액이 아주 큰 만큼, 지원액도 적지 않은 편이다.


직접 ‘SH공사’와 ‘LH공사’ 홈페이지에서 일일이 신청공고를 확인하고, 청약 신청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필자의 경우, 저소득층으로 들어가 SH‧LH를 포함해 총 3가지에 선정됐다. ▲SH장기미임대주택 ▲SH-보증금지원형 장기전세임대 ▲LH청년전세임대 등이다. 필자는 결국 가장 지원 금액이 큰 LH에서 지원을 받았다. 1억2천의 전세보증금이다. 당장의 임차보증금이 없는 청년들에게 5천만원~1억 2천의 돈은 미래를 위한 큰 밑천이 된다. 

 

[크기변환]집1.jpg

 

[크기변환]집2.jpg

(사진=기자가 LH청년전세지원에 선정돼 입주한 전세집 내부 모습) 

 

보증금이 없어 살 곳이 없다며 하소연하고 있는 청년이 있다면, 이 두 공사에 홈페이지에 수시로 들락거리며 공고를 확인했으면 한다. 청년이기에 누릴 수 있는 혜택이기 때문이다. 이왕 지원을 받을 것이라면, 제대로 받는 게 낫지 않은가.


물론 이 외에도 훨씬 많은 정부 지원책이 있다. 필자는 살기 위해 직접 나서서 정보를 수집하고 신청을 했다. 하지만 주변의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자신의 소득수준이 중위소득 150% 이상으로 높은 편이라면 상관없겠지만, 대다수의 청년들은 그렇지 못하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철학자 베이컨의 말이 떠오른다.

 

▲직접 나서지 않으면 변하는 건 없다

 

[크기변환]방1.jpg


필자는 그럴싸한 직장을 다지지도, 재산을 모으지도 못했다. 어쩌면 때마다 임기응변으로 지원책을 활용해 살아남은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분명 그 시절 나보다는 한발짝 진보해 있다.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지도 않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며, 내가 머물 수 있는 좀 더 넓은 공간을 얻었기 때문이다. 매 순간 살아남기 위해 수많은 지원책을 펼친 결과, 필자가 깨달은 한 가지 지혜가 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만고의 진리였다. 한 철학자는 게으름과 나태함은 죄라고까지 했다. 만약 우리가 무언가 이루어지기만을 바라고 움직이지 않는다면 무엇이 우리를 도와줄 수 있겠는가. 


그것이 정부 지원이 됐든, 부지런한 직장 생활이 됐든, 일확천금의 복권이 됐든, 누군가의 작은 도움의 손길이 됐든, 살아갈 길은 있다고 본다. 


당신이 ‘청년’이라면, 이제 그 이름을 딛고 일어서자. 서울에서 ‘청년’으로 당당히 살아남자. 파이팅. 


아 참! 마지막으로 경제적으로든, 정서적으로든, 청년으로 살아남기 필수의 조건을 알려주자면, 무조건 부모님의 가구로부터 떨어져나와 ‘1인 가구’로 독립해야 한다는 점이다.

[곽중희 기자 rhkrwndgml@naver.com]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저작권자ⓒ선데이뉴스신문 & www.newssun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