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연극 '유리동물원'

고전의 세련된 진화
기사입력 2021.05.0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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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시대를 넘어 사랑받는 작품은 뭔가 다르다. 무대, 연기, 작품이 주는 주제까지. 지난 1일 관람한 연극 '유리동물원'은 고전이 왜 중요하고, 지금까지 사랑받는지 새삼 느낀 작품이다. 

 

고전이라 딱딱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재미있었다. 요즘 젊은이들 좋아할 대사와 약간 웃기는 상황(생각보다 재미있다), 배우들 열연이 조화를 이뤄 지루하지 않았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이라 작품도 어두울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미국 역사에서 제일 슬픈 시기)을 배경으로 한 가정 대화 단절(예전 나와 아버지 모습이랑 비슷했다)과 갈등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같이 살고 있지만 각자 세계가 있는 가족(아만다, 톰, 로라)과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손님(짐)이 보여주는 모습이 지금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내가 특히 공감했던 건 시인을 꿈꾸는 아들 '톰'과 어머니 '아만다' 갈등이다. 힘들게 일하면서 시인을 꿈꾸는 아들과 그런 아들을 무시하는 어머니 사이 갈등이 지금 코로나19 시대를 힘겹게 버티고 있는 우리와 묘하게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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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끝에 갈라지는 가족 모습은 약간 슬펐다. 현대 한국 사회에서 보이는 가족 해체가 생각났다. 어쩌면 현대인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들이지만. 

 

극 후반 장애가 있는 딸 '로라'와 손님 '짐'이 춤을 추는 장면과 시인을 꿈꾸는 아들 '톰' 독백 장면이 인상적이다. 마지막 독백 장면은 무척 인상적으로 끝난다. 그 부분만 봐도 주제가 이해된다. 소통 부재, 대화 단절로 늘 외로운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주는 작품이다. 고전의 세련된 진화가 무척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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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유리동물원'은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어려울 것이란 편견이 있다. 하지만 1일 관람한 '유리동물원'은 무척 세련됐다. 코로나19 시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갈증날 때 먹는 생수처럼 관객 가슴 속을 시원하게 해 줄 것이다. 

 

5월 30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관객을 만난다. 양서빈, 김정민, 이휘종, 홍준기, 김이후(김지혜), 이서현, 김이담(김영한), 임진구가 나온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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