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말씀 ‘山은 산이로다’- 山·숲과 山林, 그리고 山林廳

기사입력 2021.05.0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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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스님 사진.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 [산은 산이로다 물은 물이로다/ 두렷이 깨달음 널리 비치니/ 고요함과 없어짐이 둘 아니로다./ 보이는 만물은 관임이요/ 들리는 소리마다 묘한 이치로다./ 보고 듣는 이것 밖에 진리가 따로 없으니, 아아 여기 모인 대중은 알겠는가?/ 산은 그대로 산이요./ 물은 그대로 물이로다.// 말이 있고 말이 없는 것이 큰 나무를 의지한 것 같음이여/ 입니 벽에 걸렸으며/ 나무가 자빠지고 또한 말랐으니/ 칼 밑에 쪼개진 몸이로다. 알겠는가 따라오너라.]


한국 불교계의 정신적 지도자 성철(1912~1993) 스님의 ’말씀‘입니다. 이 말은 <속경덕전등록(續景德傳燈綠) 권22>에 나와 있는바, 고려 말기 백운화상(白雲和尙)이 참선(參禪)하면서 제자들에게 말한 유명한 화두(話頭)이며, 선지식(善知識)이 그의 제자들로 하여금 오도(悟道)의 명구를 담은 직지 심체 요절(直指心體要節)을 펴내게 하여, 우리나라 최초의 금속 활자(金屬活字)를 만들게 하였던 동기가 된 것입니다. ’山‘의 깊은 뜻..우리가 알아두어야 할 말입니다. 필자는 여기서 그냥 좋은 ’산‘을 생각해 봅니다.


산(山)! 산지가 평야에 대비되는 개념이라면 엄밀한 뜻의 ’산‘은 산지 지형 중에서 구릉이나 봉우리를 제외한 정상부가 있는 돌출 지형을 지칭하며, 브리태니카백과사전(Encyclopedia Britannica)에서는 ’언덕보다 높은 고도의 것을 산‘이라 했는데...우리는 그 뜻을 개의치 않고 그냥 산을 좋아합니다. 마냥 좋아합니다. 필자는 아예 산자락에서 삽니다. 오늘 같은 날은 하늘이 완전 하늘색이고, 산·숲은 완전 푸른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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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제공-경기도 가평 잣나무숲을 오르는 등산객들.

 
박두진(朴斗鎭/1916~1978) 시인(詩人)은 “山”에서 “산, 산, 산들! 누거만년(累巨萬年) 너희들 침묵이 흠뻑 지리함 즉 하매/ 산이여! 장차 너희 솟아난 봉우리에 엎드린 마루에 확확 치밀어 오를 화염을 내 기다려도 좋으랴?..산이여! 누워 있는 산이여, 언제까지 그냥만 앉아 있는 산이여!/ 늙어빠진 산은 페루다.”라고 했고, “山이 좋아”에서 “산은 늘 그리운, 산은 늘 너그러운,/ 산은 늘 따스한,/ 여인의 품, 어머니의 품, 아버지의 품”이라고!


숲! 삼림(森林)! 숲은 나무가 우거진 곳으로, 숲에 대한 정의는 기준에 따라 다양합니다. 식물 공동체인 숲은 지구 전체 면적의 약 9.5%, 육지 면적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물의 순환, 토양의 생성과 보존에 영향을 주고 많은 생물의 서식지로서 기능합니다. 때문에 숲은 지구의 생물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숲은 임야(林野), 삼림(森林)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엄밀한 의미에서 임야는 숲과 들을 함께 부르는 말이며 주로 법률이나 임업, 생태학 등에서 쓰이는 용어이고, 산림은 산에 있는 숲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우리는 그 뜻을 개의치 않고 그냥 산을 좋아합니다. 마냥 좋아합니다.


숲! 숲은 봄·여름·가을·겨울, 四季 내내 신비스럽고, 아름답습니다. 시인 박두진은 “숲”에서 “숲은 쓸쓸하여, 숲은 한숨을 짓곤 하였다./ 부우연 하늘에서/ 함박눈이 내리고, 눈 위에 바람이 일어/ 눈보래가 휩쓸고/ 카랑카랑 맵게 칩고,/ 달이며, 별도 떨고, 부엉이가 와서 울고 하면,/ 숲은 웅성거리며,/ 오도도 떨며, 참으며,/ 하얀 눈 위에서,/ 한밤내 울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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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제공-전남 장성군 축령산 편백숲 전경.

 

산림(山林)! “산림(山林)”의 으미늠 “(1)수목이 집단적으로 생육하고 있는 산이나 숲. (2)학식과 도덕은 높으나 벼슬은 하지 않고 속세를 피해 숨어사는 선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산림(山林)2: (1)출가 승려의 수행과 거주가 이루어지는 장소. (2)사원에서 보시물로 받아서 관리하는 사령의 하나.”입니다. [산림(山林)2]도 확실하게 와 닿는 말은 아니지만, 산림청(山林廳)도 친밀한 단어는 아닙니다. 그러니까 아직까지 ‘산림청’이 우리 가까이에 있지 않다고 한다면 산림청 관리들이 섭섭하다고 할까요?!


산림청(山林廳)! 산림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소속의 중앙행정기관 입니다. 산림자원의 증식, 산림의 보호육성, 임산물의 이용개발, 산지의 보전 및 산림경영의 연구와 개선에 관한 사무를 관장합니다. 1967년 1월 1일 농림부에 소속되어 있던 산림국이 산림청으로 승격하면서 발족했으며, 현재 농림수산식품부 소속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 산림청이 현재 GIS 기반 산불확산예측시스템을 가동 중이라고 합니다. 첨단 장비가 탑재된 지휘차를 도입해 현장 지휘를 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산불 예방 드론감시단도 운영 중인 산림청은 등산로·탐방로·국가지도 데이터를 GPS와 빅데이터 분석 기술로 융합한 등산로 앱 서비스도 개발했고, 인공위성이나 드론을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 등을 산림데이터로 융합하는 ‘디지털 산림관리 플랫폼’을 이르면 2023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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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제공-정부대전청사 전경.[사진=뉴시스]

 
산림청이 최근까지 가꾼 숲은 410만㏊에 달합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2018년 기준으로 집계한 한국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221조2000억원에 달합니다. 숲가꾸기 시행 이전인 1987년 숲의 공익적 가치는 20년 만에 12.5배로 성장한 것입니다. 숲의 공익적 가치를 분야별로 보면 ‘온실가스 흡수·저장’이 75조원(34.2%)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산림경관(28조4000억원·12.8%), 토사유출방지(23조5000억원·10.6%), 산림휴양(18조4000억원·8.3%) 등의 順입니다. 국민 1인당 숲으로부터 받은 혜택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428만원에 이릅니다.


우리 국민들도 산림청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산림청의 업적을 칭찬해 주어야 되지 않을까요? 우리에겐 ‘말씀’도 소중하고, 산과 숲도 귀중하고...산림청에도 애정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스님의 法語를 되새겨 봅니다. “산과 강은 좋은 이웃”이라는 말도 가슴 속에 담아봅니다. 산림청의 나라·국민 사랑도 기대해 봅니다.


[말,말,말] ★ “지자(知者)는 물을 좋아하고, 인자(仁者)는 산을 좋아한다. 지자는 움직이고 인자는 조용하다. 지자는 즐겁게 살고 인자는 장수한다.”(孔子·論語)/ ★ “강 위에 천산(千山)은 시름 속에 첩첩/ 공중에 뜬 푸른 이 내는 운연(雲煙)과 같아라/ 산이냐 구름이냐 도무지 알 수가 없구나/ 연기 맑아지고 구름 걷힐 적엔 산만 우뚝하다.”(蘇東坡)/ ★ “원산(遠山)은 첩첩, 태산(泰山)은 주춤하여 기압은 층층, 장송(長松)은 낙락, 에이 구부러져 광풍에 흥겨워 우줄우줄 춤을 춘다. 층암 절벽상에 폭포수는 콸콸,”(遊山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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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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