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북한 국제친선전람관과 전람관 지하갱도의 비화(祕話)

기사입력 2021.07.0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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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제친선전람관-평안북도 향산군-사진, 북한 [월간 조선] 표지.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 해방 후 북한에서 만들어진 건축물을 소개한 자료나 문헌 중에서 남한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대부분 ‘화첩’들입니다. 대부분 홍보용으로 제작된 ‘화첩’으로, <주체건축의 대화원3>, <건축의 화원1>, <조선에서의 건설>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건축물을 글로 소개한 단행본으로는 <조선건축사(2)>, 월간(月刊)으로는 <조선>, <조선예술>, <천리마> 등이 있습니다. 북한의 대표적 건축물 중에서 먼저 [국제친선전람관]를 봅니다. 다음은 북한 <조선중앙년감(1981년)>(조선중앙통신사 刊)의 “국제친선전람관”(全文) 입니다.

 

[국제친선전람관은 우리 나라의 높은 국제적 권위와 우리 인민과 세계 인민들사이의 굳은 친선단결을 보여주는 대전당으로 꾸려진 우리 시대의 대기념비적 창조물이다. 공화국창건 30돐을 앞두고 1978년 8월 26일에 개관한 국제친선전람관은 아름다운 환경과 잘 어울리게 민족적형식에 사회주의적내용을 갖춘 현대적건축물로 웅장하게 건설되였다. 전람관은 2만 8천평방메터의 넓은 연건평을 가진 6층의 웅대한 건물이다.⇒

 

⇒국제친선전람관은 우리 나라 고유의 아름다운 단청을 한 지붕곡선부분들과 건물안의 천정과 벽돌에 《김일성화》, 목란꽃, 진달래꽃들을 돋히고 지붕에 청기와를 올려 조선식으로 갖추어야 할 내용을 다 갖추고 일떠선 완성된 민족적건축물이며 건물전모에 어울리게 적당한 크기를 가지고 날아 오를듯 여러개의 학각지붕들이 하나의 미적선에 따라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고있는 조선식 건축물이다. 전람관은 나무를 하나도 쓰지 않았으나 나무를 쓴것과 같이 보이고 창문이 없으나 창문이 있는듯이 보이게 지은 건물로서 빛과 온습도의 조절을 다 자동적으로 할수 있게 되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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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제친선전람관-기사 위인칭송의 보물고-사진, 북한 [월간 조선]

 

⇒전람관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 개관당시 세계의 120여개 나라 국가수반들과 정부들, 혁명조직들, 사회정치활동가들과 각계 인민들이 정성 담아 드린 2만 5천여점의 귀중한 선물들이 나라별로 전시되여있었다. 전람관의 학각지붕과 단청, 청기와색이 모두 잘 조화되고 갖가지 꽃무늬를 조각한 동으로 만든 육중한 출입문과 아름다운 대리석을 깐 현관홀도 훌륭하며 실내장식무리등과 대리석원형중앙계단도 잘 되여있다. 실로 20세기에 현대적인 자재들을 가지고 고대 양식의 건축물을 건설한것은 매우 의의 깊다.”]

 

전람관의 비화(祕話)가 남한의 북한언론매체에 보도되었습니다. 제목은 “김정은이 물려 받은 보물 가득한 ‘지하갱도’의 정체는?”. 다음은 그 기사를 요약한 것입니다.- [북한에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 1994년! 김정일은 그해 8월 돌연 “묘향산에 지하갱도를 건설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김정일의 이 같은 지시에 북한은 백두산건축연구원을 중심으로한 기술 실무진과 공병국 2개 기술연대를 동원해 묘향산 국제친선전람관 근처 지하갱도 건설에 착수했습니다...1978년 8월에 개관한 묘향산 국제친선전람관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김정숙(김정일 생모)이 세계 여러 나라의 국가수반이나 각계각층 유명 인사들에게서 받은 선물들을 보관·전시한 곳으로, 평안북도 향산군에 위치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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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제친선전람관-관람관내부를 돌아보는 근로자들.-사진, 북한 [월간 조선]

  

남한 언론매체에 따르면 “김정일이 특별 지시한 지하갱도는 묘향산 국제친선전람관이 유사시 파괴될 것에 대비해 선물들을 대피시킬 장소였고, 실제로 국제친선전람관 인근의 지하 200m 은밀한 곳에 건설됐다”고 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당시 북한은 내부는 물론 외부 은폐물까지 모두 최고의 자재들을 사용했고, 방수 마감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서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지하갱도 안에는 특수강과 고강도 유리로 된 보관실이 꾸려졌으며, 내부로 들어가는 통로와 문은 일반 사람들이 출입할 수 없는 특수장치들로 설계·완공됐습니다.

 

남한 언론매체 소식통은 “지금 주민들이 흔히 돌아볼 수 있는 국제친선전람관은 140여 개의 전시관으로 돼 있는데, 여기에 감히 전시 못 할 정도로 값지고 비싼 선물들이나 귀중한 보석들은 100여 개 보관실이 갖춰진 지하갱도에 보관되고 일상 전시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1994년 식량 사정이 급격히 악화하자 당시 인민군대 역시 배급이 끊길 정도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지하갱도 건설에 동원된 공병국 2개 연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실제 이들은 썩은 옥수수와 보리를 섞은 밥, 염장무 한 조각, 멀건 소금국을 먹으면서 지하에서 12시간씩 2교대로 건설에 나섰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북한의 홍보지 <월간 조선>은 기사 “위닌칭송의 보물고”에서 “조선의 명산인 묘향산에 자리잡고 있는 국제친선전람관에는 조선이 해방(1945.8.15.)된 때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세계 여러나라와 지역의 당 및 국가, 정부수반들과 정당, 사회단체의 인사들이 김일성 주석께 삼가 올린 16만 여 점의 선물들 중 그 일부가 전시되여 있다.”고 했습니다. 이 칼럼에서 전람관 사진과 함께 합니다.

 

“위닌칭송의 보물고”보다 비화(祕話)를 다시 읽어봅니다. 공사장의 군인들이 “썩은 옥수수와 보리를 섞은 밥, 염장무 한 조각, 멀건 소금국을 먹으면서 지하에서 12시간씩 2교대로 건설”에 힘겨워 했다는 사실! “간고한 상황에서도 피와 땀으로 3년 만에 지하갱도 건설을 완료”했다는 사실! “1997년 완공 당시에 모두 피골이 맞닿을 정도로 야위어 있었다.”는 사실! 북한은 ‘대단한 비화’라고 할게 아니라, ‘아주 부끄러운 역사’로 기록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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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김일성 사망 27주기 맞아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2021.7.8.

 

7월 8일은 국제친선전람관의 주인공인 김일성이 죽은 날입니다. 북한의 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1994년 7월 9일 정오 특별방송을 통해 김일성이 7월 8일 오전 2시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손자 김정일은 아직 살아있습니다. 7월 8일 아침까지 남한에서는 증권가 등을 중심으로 ‘CNN 긴급 타전, 김정은 원산 현지에서 평양 전문 병원으로 이송 확인’ ‘뇌출혈 의식불명 열흘째 사실상 회복 불가능’ ‘프랑스 의료진 수술 후 사망’ ‘평양 봉쇄’ 등의 내용이 담긴 사설 정보지(지라시)가 확산됐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은 7월 8일 0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인사 등과 함께 북한 김일성 사망 27주기 맞아 금수산태양궁전 참배했습니다. 그러니까 아직 살아있습니다. 훗날 국제친선전람관은 독재자의 만행으로 장식된 부끄러운 역사의 장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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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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