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2021년 ‘평양랭면’ & 가요 “평양랭면이 제일이야”

기사입력 2021.07.1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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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 폭염(暴炎)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7월 중순(中旬)입니다. 11일의 초복(初伏)날! 이날 오후 1시 기준 서울·세종·울산·부산·광주·대전·충북 전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또 옹진군을 제외한 인천 전 지역과 진안·장수를 제외한 전북 모든 지역, 제주도 남부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 등 다른 대부분 지역에도 폭염주의보가 발효! 폭염주의보는 최고 체감온도 33도! 폭염경보는 최고 체감온도 35도를 넘는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되거나 더위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내려집니다. 12일 전국 최고기온 35도! 계속 폭염! 19~24일 중, 최고 40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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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평화의 집-환영만찬 옥류관 평양랭면

   

매년 이맘때면 한민족이 즐겨 찾는 냉면(冷麪)! 남한 사전은 “냉면은 한반도 고유의 찬 국수 요리 중 하나로 삶은 국수를 찬 육수에 넣고 양념과 고명을 얹은 요리. 냉면은 칡, 메밀, 감자, 고구마 등의 다양한 가루를 이용하여 만든 면(麵)과 썬 오이 등의 생채소와 배 한 조각, 그리고 고기와 삶은 달걀로 이루어진 음식”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냉면의 기원은 고려 시대 중기의 평양에서 유래했으며, 1973년 간행된 북한 서적에 의하면, 평양냉면은 현재 평양의 대동강구역 의암동 지역에서 나왔으며, 메밀 수제비 반죽을 국수로 뽑은 것이 시초라고 했고, 고려 중기의 고문헌에는 냉면은 '찬 곡수(穀水)에 면을 말아 먹는다'는 의미라고 했습니다.  

 

고려 때 책인 <룡비어천가(龍飛御天歌)>에 고려사람들이 손님들을 대접할 때 국수를 많이 썼다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보아 국수가 고려는 물론 그 이전에도 식생활에 이용되었으며 그 가공기술이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643년에 간행한 시문집 <계곡집(谿谷集)>에 냉면(冷麵)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했다고 했습니다. 조선 후기 풍속지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1849>에는 “겨울철 제철 음식으로 메밀국수에 무김치, 배추김치를 넣고 그 위에 돼지고기를 얹어 먹는 냉면이 있다.”고 했습니다.

 

북한 장철구평양상업대학 김례용 교수는 “민족의 자랑 특색있는 지방음식-평양, 평안도지방/ 평양, 평안도지방은 조선서해를 낀 해안지대와 열두삼천리벌, 룡천벌 등 벌방지대, 산세가 험한 산간지대를 포괄하고 있으므로 낟알, 고기, 남새, 산나물 등이 풍부하며 음식종류도 많다. 이 지방의 음식은 지나치게 짜지도 싱겁지도 않고 맵지도 않으므로 어느 누구의 구미에도 맞았다. 예로부터 평양랭면, 평양온반, 대동강숭어국, 녹두지짐 등이 유명”하다고!

 

분명 “냉면(冷麵)은 한반도 고유의 찬 국수 요리”입니다. ‘평양랭면’도 20세기에 들어 북한에서 붙인 명칭일 뿐 북한 지방의 한반도 음식일 뿐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평양랭면’이 마치 북한의 전유물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말하건데 ‘평양랭면’도 한반도 고유의 음식입니다. 그런데...2018년 4월 제1차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남측 구역 내에 있는 평화의 집에서 열렸을 때 북한 수장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마치 평양냉면이 북한 고유의 음식이라고 자랑하면서 “평양랭면 가져왔습니다.”라고 큰 소리를 쳤습니다. 한마디로 가관이었습니다. 그때 ’평양랭면‘은 ’平和의 象徵‘이라는 과장된 소리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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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평양랭면의 산실 평양 옥류관

 

그때 북한 대외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단연 인기가 된 평양랭면“이라는 제목으로, 김정은이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평양냉면을 가져왔다는 말을 한 뒤에 남측 사회는 온통 평양냉면 이야기로 들끓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우리 민족끼리>는 특히 “인터넷에서 <오늘 따라 평양랭면이 당긴다.>, <옥류관 요리사까지 데려왔다는데 그 사람을 붙잡아서 못가게 해야 한다.>, <4월 27일은 평양랭면의 날>, <기차 타고 평양냉면 먹으러 갈수 있는 날만을 기다린다.> 등의 글들이 폭발적으로 오르고 평양랭면이 트위터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단어로 되였다.”고 소개했습니다. 사실 그때는 남한 평양냉면집들도 문전성시(門前成市)! 

 

2020년! "평양에 와서 이름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는 그 무슨 큰 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고 돌아가서는 지금까지 전혀 한 일도 없다."-옥류관 주방장의 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언필칭(言必稱) ’랭면‘이 ’평화의 상징’? 아니 ’전쟁의 상징’? 좌우지간 냉면은 한민족 고유의 음식입니다. 필자도 냉면광입니다. 필자는 평양과 금강산 옥류관에서 ‘랭면’을 먹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필자는 그 맛보다 서울 종로4가 “곰보냉면” 맛이 최고였습니다.

 

2021년! 올 여름엔 불행(?)하게도 냉면 타령이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평양랭면’ 노래가 들리지 않습니다. 다 코로나 덕분(?) 입니다. 하지만 우린 북한 ‘평양랭면’ 보다 ‘서울 평양냉면’을 사랑하면서 피서를 하면 어떨까요? 2021년 삼복(三伏)을 서울 평양냉면과 함께! 여기서 북한이 자랑하는 ‘평양랭면’을 북한 자료를 통해 소개해 봅니다.


북한에서 발간된 <조선대백과사전(23)>에는 “<동국세시기>의 자료에 의하면 메밀국수를 무우김치와 배추김치에 말고 돼지고기를 넣은 것을 랭면이라 하는 데 관서지방의 국수가 제일 좋다는 기록이 있다. <해동죽지>에서도 평양랭면이 제일 좋다는 기록이 있다...김정일동지의 크나큰 사랑에 의하여 오늘 평양에서는 옥류관을 비롯한 수 많은 식당들에서 평양랭면을 만들어 인민들의 식생활을 더욱 풍족하게 해주고 있다."(30쪽)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평양랭면’에는 ‘김정일의 사랑’이 가득하다고? 유구무언(有口無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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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평양랭면-조선료리전집(1). 조선료리협회 발간

 

다음은 북한의 가요 “평양랭면이 제일이야”의 가사입니다.; <1절>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것/ 내 조국의 랭면/ 육수물이 시원하니 마음도 시원해 좋고 국수면이 참말 질겨// <후렴> 아-이 참말 제일이야/ 정신없이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알 수 없게/ 그렇지 그래 그렇지 그래 / 정-말 그래 // <2절> 우리 민족 향기 넘쳐 나는/ 평양랭면 우리 자랑이야/ 한그릇을 먹고 나면 / 또 먹고 싶은 마음 / 그 누구나 하나같이/ 곱빼기를 요청하네// <3절> 우리 모두 함께 먹고 나면/ 온몸에는 새 힘 부쩍 솟네/ 내 조국과 내 민족을/ 더더욱 잘 알게 하니/ 돌아가는 마음속에/ 기쁨 가득 넘쳐나네.// 올해는 북한의 가요 “평양랭면이 제일이야”에도 관심을! 이 노래에는 독재자 얘기가 없습니다. 가사에서 ‘내 민족’은 ‘한민족’입니다. 하지만 2021년에는 북한에서 조차 노래 “평양랭면이 제일이야”가 들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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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2021년 남한에서 출시된 평양냉면

 

그리고 남한에서도 ‘평양랭면’ 타령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유명 냉면식당도 한산합니다. 그래도 남한에서는 지금 “냉면계의 새 역사를 쓸 시판 냉면 시식회”! ‘평양냉면’을 비롯 ‘명태회냉면’, ‘비빔냉면’ 등 입니다. 또 최근 <조선일보>는 “냉면처럼 말 많은 음식도 없을 것이다. 평양냉면 앞에서는 저마다 꼭 한마디씩 하게 된다. 그래서 평양냉면 애호가들은 ‘부심’이 강하고 유난스럽다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라는 글과 함께 “미식가가 추천하는 반값 냉면 5”라는 기사를 올렸습니다. 올해는 즐거운 마음으로 시원한 냉면을 접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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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신민정 기자 sunday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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