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21년 10월 북한 달력-최고 권력기관 ‘로동당’ 해부(解剖)

기사입력 2021.10.01 09:15
댓글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2021년-북한-달력-10월-微信搜一搜-視覺DPRK.jpg
2021년 북한 달력 10월-微信搜一搜 視覺DPRK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 원래 캘린더(calendar)란 말은 라틴어로 ‘금전출납부’를 의미했습니다. 그런데 옛날 로마에서는 금전의 대차 관계를 매달 삭일(朔日)에 청산하는 풍속이 있어서 결국 금전출납부가 달력을 의미하는 말로 전용(轉用)케 되었던 것입니다. H.D.소로우(Henry David Thoreau, 1817~1862)는 <숲속의 생활>에서 “캐나다 태생의 채벌군인 그가 가진 책이라곤 한 권의 달력과 한 권의 수학책이었다. 달력은 그에게 일종의 백과사전이었다. 그는 달력 속에 인류 지식의 요약이 들어있다고 보았다.”라고 했습니다.

 

북한의 2021년 달력 표지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북한 달력 10월! [동방의 자매들](즐겁게 춤추는 여군들과 악기 연주하는 남자군인들이 있는 그림)이 전면을 장식했습니다. 숫자가 적색(赤色)인 날은 일요일 외에는 없습니다. 그리고 [한로 10.8. / 상강 10.23.]도 적혀 있습니다. 또 달력 10월에는 주체 34(1945) 10.10.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조선로동당을 창건하시였다. / 주체 15(1926) 10.17.: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타도제국주의연맹을 결성하시였다. / 주체 86(1997) 10.8.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조선로동당 총비서로 추대되시였다. / 김일성의 로동당 창건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그때는 김일성이 아니라 ‘김성주’ 였습니다.

 

‘조선로동당’(10.10.)의 ‘창건’/ [조선로동당은 오직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주체사상, 혁명사상에 의해 지도된다. 조선로동당은 항일혁명투쟁시기에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에 의해 이룩된 영광스러운 혁명전통을 계승 발전시킨다. 조선로동당은 자본주의사상과 마찬가지로 국제공산주의운동과 로동계급 운동에서 나타난 수정주의, 교조주의를 비롯한 온갖 기회주의를 반대하고 맑스․레닌주의의 순결성을 고수하기 위하여 견결히 투쟁한다...조선로동당은 주체사상에 기초한 전 당의 사상의지적 통일단결을 계속 강화한다. 조선로동당은 프로레타리아독재를 실시하며 사회주의, 공산주의 건설의 총로선으로서 천리마운동과 사상, 기술, 문화혁명을 추진한다.] / 이상은 ‘조선로동당규약’의 전문(前文)의 일부였습니다.

 

북한-조선로동당-제8차-당대회-사진.-출처-조선중앙통신.jpg
북한 조선로동당 제8차 당대회 사진. 출처-조선중앙통신

 

‘조선로동당 규약’에 ‘로동당’이 여전히 독재자 고(故) 김일성의 ‘주체사상, 혁명사상에 의해 지도’되고 있고, 최종목적은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와 공산주의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했었는데, 김정은 시대, 2021년 1월 5일 개막된 조선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당규약 서문(앞의 前文)에 기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상·업적을 구체적으로 나열한 "김정은 동지는 노동당을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의 당으로 강화 발전시키시고 주체혁명을 최후 승리로 이끄시는 조선로동당과 조선인민의 위대한 영도자이시다"라는 내용을 삭제했다. 그런데 겉은 달라진 것 같지만 속은 같습니다.


북한 헌법은 북녘 땅의 모든 것이 “조선로동당의 령도 밑”에 있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조선로동당’은 정당(政黨)이 아니라, 전대미문(前代未聞)의 무시무시한 독재(獨裁)국가의 최고 권력기관입니다. 그런데 언제인가 대한민국의 몇몇 정치인들이 자기 당(黨)과 ‘조선로동당’이 정당 차원에서 교류하겠다고...참 무식하고 무지한 모리배(謀利輩)가 아닐까요? 조선로동당(朝鮮勞動黨)은 북한의 유일 집권 정당처럼 보입니다. 영문 표기로는 Workers' Party of Korea, 즉 "조선로동자당"입니다. 하지만 절대 권력기관입니다. 조선사회민주당 및 조선천도교청우당과 같은 당이 존재하지만 형식적인 당입니다. 실제 모든 정치 권력은 ‘조선로동당’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는 “사회주의헌법 제11조”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조선로동당의 령도 밑에 모든 활동을 진행한다" 라는 조항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김일성은 1970년 11월 2일 행한 <조선로동당 제5차대회에서 한 중앙위원회사업총화보고>에서 “우리 당의 혁명사상, 당의 유일사상의 진수를 이루는것은 맑스-레닌주의적인 주체사상이며 우리 당의 유일사상체계는 주체의 사상체계입니다.”라고 천명했습니다. 이 대회(11.2~13)에서 ‘로동당규약’ 전문(前文)에 “조선로동당은 맑스-레닌주의를 창조적으로 적용한 김일성동지의 위대한 주체사상을 자기활동의 지도적지침으로 삼는다”고 규정함으로써, 주체사상은 ‘로동당’의 공식 이데올로기가 되었습니다. 결국 1926년 10월에서 1931년 12월 사이에 김일성이 ‘창시’했다는 ‘주체사상’이 1967년 12월 김일성의 입을 통해 처음으로 발설되었고 1970년 11월에 ‘조선로동당규약’에 명문화된 것이다


북한-조선로동당-창건-75주년-경축-열병식.2020.10.10.jpg
북한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2020.10.10.

 

북한은 8차 당대회에서 "로동당은 위대한 김일성·김정일 동지를 영원히 높이 모시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중심으로 하여"라는 내용이 "로동당은 위대한 수령들을 영원히 높이 모시고 수반을 중심으로 하여"로 변경됐습니다. 일반적인 민주국가에서는 헌법이 보통 그 나라의 최상의 법 규범으로 작동하는데 반해, 북한 등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정치가 국가 및 법에 우선하여 헌법 위에 당 강령 등과 같은 것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엄청난 권력기관인 ‘조선로동당’에서 김정은 다음의 실세는? 북한 대남·대미 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로동당 부부장! 그 부부장이 국무위원으로 승진했습니다. 북한 <로동신문>은 2021년 9월 30일 최고인민회의 결과와 관련, “김여정 대의원을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보선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장관급’?. 어쨌든 김여정은 최고 권력자였고, 지금도 그렀습니다. 그동안 ‘차관급’이었지만, 2인자 노릇을 해왔던 것입니다. 이것이 조선로동당의 실체입니다. ‘로동당’은 김정은 남매의 전유물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북한-조선로동당-중앙위원회-본부청사.jpg
북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

 

‘조선로동당’! 겉으로는 ‘노동자들의 당(黨)’입니다. 물론 정당이 아닙니다. “조선말대사전”에는 “로동자(勞動者) : 사회에서 자기의 로동으로 물질문화적 재부를 창조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 ‘로동자’는 북한 권력의 노예(奴隸)? 물론 아니겠죠! 2020년 9일 자정(10일 0시)!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했었습니다.

 

김정은은 ‘올해 유례없이 닥친 혹독한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 온 나라 인민들과 인민군 장병들이 노력했다‘고 하면서 “하늘 같고 바다 같은 우리 인민의 너무도 크나큰 믿음을 받아안기만 하면서 언제나 제대로 한번 보답이 따르지 못해 정말 면목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가 ”면목이 없다.“고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2020년 ‘조선로동당’(10.10.)의 ‘창건’ 행사에서 ‘로동자’라는 말은 한 마디도 없었습니다. 20201년 10월 10일에는 ‘로동자’라는 말이 한 마디 나올까요? 누군가는 ”조선로동당은 노동자들의 당이 아니라 김씨 짐안의 소유물“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아니겠지요! 로동당은 파헤친 결과 노동자와는 무관합니다!

 

이용웅.jpg

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저작권자ⓒ선데이뉴스신문 & www.newssun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