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웃는 남자'

힘든 시대를 사는 이들을 위로하는 희망가
기사입력 2022.06.2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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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볼 때마다 힘이 되고, 위로받는 작품(영화, 연극, 뮤지컬)이 있다. 6월 18일 관람한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가 그런 경우다. 2020년 1월(코로나19 시작할 때) 에술의전당에서 봤을 때보다 무대(세종문화회관)가 넓어져 그런지 감동이 두 배였다. 미국 대륙(?)을 연상케 하는 세종문화회관 무대는 잘 활용하면 작품이 살아난다. '웃는 남자'는 그 장점을 잘 살렸다. 

 

17세기 영국 서민들 비참한 모습(지금 우리나라도 해당되는)이 무척 가슴을 아프게 한다. 빵(우리 경우는 밥)이 없어 굶주리는 서민들 모습과 호화롭게 사는 귀족들 모습이 대비되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양극화(계급 사회)가 점점 심해지는 이 시대 예나 지금이나 서민들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단순한(?) 사실이 무척 가슴 아프다. 자본주의 특성상 빈부 격차는 어쩔 수 없지만 많이 벌어지면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 '웃는 남자'는 단순한 뮤지컬이 아니라 힘든 시대를 사는 모든 이들을 위로하는 희망 노래이자 치유극이다. 대한민국을 이끄는 정치인, 경제인, 공무원들이 많이 관람해 많은 것들을 배웠으면 한다. 

 

'웃는 남자'는 음악과 무대, 배우들 연기가 완벽한 작품이다. 특히 '나무 위의 천사', '내안의 괴물', '그 눈을 떠' 등 음악이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슬픈 운명을 타고났지만 갑자기 운명이 바뀐 '그윈플렌' 역을 연기한 박강현은 2020년 봤을 때보다 더 진화했다. 웃고 있지만 마음은 울고 있는 슬픈 광대 '그윈플렌' 역은 박강현과 정말 잘 맞는다. 슬픈 눈빛과 압도적인 성량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박강현은 앞으로 한국 뮤지컬을 이끌 빛나는 배우다. 그가 어디까지 성장할지 궁금해진다. 

 

사랑에 아파하고, 끊임없이 고민하는 '조시아나 여공작' 역 신영숙은 볼 때마다 감탄하는 배우다. 그녀가 나오면 무조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화려하지만 외로운 '조시아나 여공작'은 신영숙 진짜 모습과도 비슷하다. 신영숙이 '내안의 괴물'을 부를 때 눈물이 났다. 사람은 누구나 이중적인 모습이 있는데 '내안의 괴물'은 그런 점을 잘 표현한 슬픈 노래였다. 한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배우 신영숙이 오랫동안 무대를 지켰으면 한다. 나이 들어서도 관객과 호흡하는 신영숙을 보고 싶다. 

 

이번 '웃는 남자'에서 눈에 들어온 배우는 눈이 안 보이지만 맑고 고운 모습을 간직한 '데아' 역 유소리다. 맑은 목소리와 반짝이는 눈빛이 '데아' 역과 잘 어울렸다. '그윈플렌'과 나누는 아름다운 사랑이 무척 슬펐다. 눈이 안 보이지만 밝고 고운 심성을 간직한 '데아'는 이 작품에서 무척 중요한 역이다. 무난한 시작을 보인 유소리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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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공연에서 돋보인 배우는 '우르수스' 역 양준모였다. 어두운 작품이라 분위기가 무거웠는데 양준모가 분위기를 띄웠다. 평소 무거운 역을 자주 연기해 진지하다고 생각했는데 유쾌한 모습을 보여줘 좋았다. 양준모 색다른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다음 작품에선 망가지는(?) 역으로 나왔으면 한다. 

 

EMK 두 번째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는 내가 좋아하는 사랑 이야기(슬픈), 아름다운 음악, 압도적인 무대가 잘 어우러진 작품이다. 이 작품이 코로나19로 힘든 사람들을 위로하는 희망 노래가 되었으면 한다. 양극화로 힘든 지금 '웃는 남자'가 주는 힘은 남다르다. 뮤지컬이 주는 감동과 위로가 절실한 요즘 '웃는 남자'는 한 번쯤 꼭 볼 만한 작품이다. 박강현이 노래하는 '그 눈을 떠'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싸움만 하는 정치인들에게 주는 경고(?)로 들린다. 힘든 시대 우리에게 주는 따뜻한 위로다. 

 

위로와 희망을 주는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는 8월 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박효신, 박은태, 박강현, 민영기, 양준모, 신영숙, 김소향, 이수빈, 유소리, 최성원, 김승대 등이 나온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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