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아메리칸 이디엇'

삶의 고통을 위로하는 강렬함
기사입력 2013.09.1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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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5일부터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아메리칸 이디엇>은 기존 뮤지컬과는 색다른 작품이다. 배우들의 폭발적인 에너지와 밴드가 직접 연주하는 그린데이의 음악이 환상적이다. 2001년 9.11 사태 이후 미국 젊은이들이 경험하는 불안함과 정체성 혼란이 그대로 객석에 전달된다.

2010년 4월 브로드웨이 무대에 처음 오른 <아메리칸 이디엇>은 암울한 교외 지역에서 살던 세 청년이 각자 다른 운명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뮤지컬이다. 주인공인 '조니'는 도시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 하지만 섹스와 마약으로 가득한 세상으로 안내하는 '왓서네임'이란 여인에게 빠진다. 조니의 친구인 '터니'는 군에 입대하고 참전한 중동 전쟁에서 왼쪽 다리를 잃는다. 또 다른 친구 '윌'은 갑작스런 여자친구의 임신으로 고향에 남는다. 집안에 스스로를 가두고 우울증에 시달리다 결국 약물과 술에 중독되고 여자친구도 떠난다.

암울한 세 친구는 자신들의 상황을 강렬한 록음악과 감각적인 안무로 표현한다. 서로 상처를 보듬고 포옹하는 세 친구들의 모습은 무척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연출가 마이클 메이어가 무대 위에 설치된 총 43개 스크린에 영상을 입혀 마약 판매상 세인트 지미의 자살을 표현해낸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다. 세인트 지미는 마약에 찌든 조니의 또 다른 자아이자 조니의 성장을 관객들에게 이해시켜 주는 존재다.

세계적인 팝 펑크 밴드 그린데이의 그래미 수상 음반인 <아메리칸 이디엇>과 그린데이 새 음반인 <21세기 브레이크다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기존 뮤지컬에 질린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안겨준다. 펑크록 마니아가 아니어도 상처 입은(혹은 우울한) 관객들의 마음을 치유해 주는 힘이 있다. 미국이 안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그대로 전달하는 구체적인 주제도 괜찮다. 미국 이야기지만 하루 하루가 힘든 한국 젊은이들에게 공감 가는 작품이다. 우울한 마음이 든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오리지널 팀 내한공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22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션 마이클 머레이(조니), 다니엘 C. 잭슨(세인트 지미), 토마스 해트릭(터니), 케이시 오패럴(윌) 등 출연.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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