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혁신은 인성교육'이다.

인성교육으로 변화를 이끌고 있는 양서고등학교 권진수 교장.
기사입력 2013.09.16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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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했다. 그런데 최근 우리사회 특히 교육부와 민선교육감이 추진하는 교육현실을 보면 진정 교육이 백년대계인지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교육정책 또는 특정세력을 위한 교육정책인지 판단이 흐려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 교육부에서 일반고의 교육역량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자사고와 자공고의 폐지수순을 밟고 있다. 자사고와 자공고의 선전에 역량을 집중했던 순간이 어제 같은데 벌써 우리의 교육환경은 그렇게 바뀌고 있다. 이는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며 갖가지 유형의 학교를 만들어 놓고 파행적 운영으로 국민갈등과 분열의 단초를 제공하는가 하면 사회양극화를 견인하는 못된 결과를 가져와 학부모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일도 예사로이 벌어진다.

그리고 경기도교육청(교육감. 김상곤)은 내년 3월 1일부터, 초등학교 20곳과 중학교 17곳, 고등학교 4곳을 혁신학교로 추가 지정해 운영한다는 발표를 하였다.이로서 경기도내 혁신학교는 기존 154곳에서 195곳으로 늘게 됐다.

혁신학교는 학생들에게 삶의 과정으로서 교육을 하는 곳으로 공교육의 목표인 민주시민 양성에 부합해야 하고, 사회적 과정으로서 교육의 역할을 추구하고자 실시하였다.

혁신학교는 기존의 경쟁적 ‧ 통제적 ‧ 변별적 학교문화를 학교 구성원들의 공동체적 생각과 동질감을 바탕으로 존중과 배려의 민주적 학교문화로 만들고자 했다. 이를 위하여 학교 구성원들의 민주적 참여를 통한 생활규범을 정하여 실천하고, 교직원들의 민주적 협의체 구성과 주체적 참여, 학생 자율문화의 존중과 학생 자치활동 활성화, 학부모 및 지역유관 기관과의 인적 ‧ 물적 네트워크를 통하여 협력관계를 구축함에 있다. 민주적 자치공동체는 참여와 소통, 자발성과 신뢰의 관계를 가지며, 삶의 과정으로서 교육적 가치를 담아내는 새로운 학교교육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냉정히 따져보면 교육의 본질보다는 현상에 집중하고 있다는 판단이 앞서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교육감의 허가를 받아 혁신학교로 지정되면 일반학교에 비해 더 많은 재정이 지원된다. 다시 말해 혁신학교가 누리는 여유로움의 근원은 결국 세금(교육예산)이라는 의미다.이것이 바로 혁신학교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문제로 제기된다. 단지 교사와 학교운영위원들이 동의했다는 이유만으로 타 학교로 갈 수 있는 교육예산을 혁신학교가 끌어다 쓰는 불합리한 문제가 대두된다.

같은 예산으로 더 나은 교육을 이끌 수 있다면 무엇이 문제이겠는가? 하지만 혁신학교로의 지정이 곧 학교 예산지원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현실교육의 대안이라면 결국 혁신학교는 국민의 세금으로 연결되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결국 혁신학교는 소수의 운 좋은 학교에 재원을 '몰아주기'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소수의 행운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교육예산이 엄연히 제한돼 있음을 감안한다면 혁신학교의 풍요가 영원할 수 없음은 확실해 보인다.

이러한 교육 문제가 사회문제로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 현실교육을 통하여 미래 교육을 지향하고 있는 학교 및 학교장이 있어 이를 취재하였다.
 

 

“학교의 교육문화는 인성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기자를 만난 권진수 양서고등학교 교장의 말에는 힘이 넘쳐흘렀다. 즉, 그동안 자신이 추구했던 교육방향이 학생들을 통하여 현실화 되고 있음에 대한 자신감이었으며, 지·덕·체를 외쳤던 우리의 교육 결과가 지식추구형 인간을 양성하고 있는 현실을 비판하고 있음이었다.

우리사회 교육현실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지·덕·체의 세 덕목이 그 순서에 입각하여 은연중 지식을 중시하게 되고 학교와 가정을 지식중심 경쟁의 장으로 만들고 있으며, 이는 학교에서도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로 이어져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많은 경험과 지혜를 축적시켜주기보다는 지식편중이라는 비정상적인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저는 학생들에게 ‘공부해라’는 말 대신에 반듯한 생활습관을 갖추라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건강해야 한다’ 혹은 ‘약속은 잘 지키자’ 등의 일상생활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기본부터 강조합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기본지식 및 예절부터 가르쳐야 합니다. 그러한 것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이고, 그것이 일상의 행동으로 습관화되게 만드는 것이 훈련입니다. 교육훈련이 잘된 학생은 사회인으로 성장하여 자신의 위치에서 올바른 일을 합니다. 일상에서 남에게 도움을 주고자하는 일에 앞장서게 될 것이며, 사회의 기초질서를 지키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권진수 교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우리 사회의 교육현실이 어떠한지 역설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지·덕·체를 체·인(덕)·지로 Change 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건강이 뒷받침되어야 실천이 가능하다는 권교장은 건강과 인성은 ‘일심동체’라 강조하였다.

“인성교육이 잘된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더 낫습니다. 보통교육에서 인성의 내용은 성인군자나 사회사업가의 고차원 덕목과는 달라야 합니다. 반듯한 생각과 실천행동이면 족합니다.”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양서고등학교를 명문학교로 끌어올린 권진수 교장은 현장과 행정 그리고 지도자의 경험을 고루 갖춘 교육자였다.

그는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초등 및 중등교사를 거쳐 행정고시 26회 합격, 교육부 교육정보화 지원과장, 국무조정실 교육정책관, 제주특별자치도 부교육감 그리고 인천광역시 교육감권한대행을 역임하고 현재 양서고등학교 교장으로 지·덕·체를 체·인(덕)·지로 Change 해야 하는 교육현장을 이끌고 있다.

학생들에게 ‘반듯한 생활습관’을 강조하며, 오늘도 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는 권교장은 대한민국의 교육은 ‘이론이 아니라 실천’임을 강조하였다.

특히 그는 예산을 높이는 정책만으로 교육을 이끌면 더 큰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으며, 현실에서 더 나은 교육 혁신을 이끄는 지도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즉, 혁신교육을 강조하며 더 많은 예산을 편성 받아 겉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혁신이 아니라는 점과 진정한 혁신은 현재의 예산을 올바르게 사용하여 학교가 진정성 있게 변화하는 그런 교육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학생들이 어른들의 사상에 따라 교육되면 안됩니다. 학생들에게 사회에서 필요한 기초 및 인성교육이 우선되어야 훗날 이 사회가 밝고 건강해집니다.”

그는 혁신교육이 추구하는 근본적인 변화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뤄지는 혁신교육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상당한 비판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처럼 혁신학교로 선정된 일부학교에 예산을 우선하거나 늘려나가고, 대상학교 수를 늘린다면 대한민국의 교육예산 바닥납니다. 우리의 교육예산은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집니다.”
 

교육은 이념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점과 교육은 십년지대계가 아니라 백년지대계가 되어야 한다는 그래서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 것인지 올바르게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은 우리의 교육이 정치권과 정치적 목적에 의해 놀아나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교육의 정책과 방향을 결정할 책임자를 선택함에 있어 채찍을 가하는 용기가 필요하며, 그들을 선택할 중요한 시점에 누가 적임자임을 냉철히 비교분석하고 선택해야 한다.

 

 

[윤석문 기자 smyun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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