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락 경찰총수의 질타

기사입력 2010.04.15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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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경찰의 총수인 강희락 경찰청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사건사고의 홍수 속에 바람 잘 날 없는 경찰을 지휘하며 1년을 나름대로 의미 있게 보냈다면 조촐한 축하행사라도 함 직하다.

2년 임기의 절반을 넘긴 시점의 개인적 소회도 가볍지 않을 것이다. 경찰 서비스의 수요자인 주민의 관점에서는 그가 지휘지침으로 정한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경찰’ 이 얼마나 구현됐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강 청장이 애초에 무슨 계획을 세웠는지는 모르지만 축하행사는 물 건너갔다.

부산에서 실종됐던 여중생이 숨진 채 발견돼 비상이 걸렸고, 나흘 뒤 피의자 김길태가 체포되기는 했지만 경찰에 부실 수사의 거센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강 청장은 그래서 축하모임 대신 반성회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는 전국 지방경찰청장회의를 소집해 여중생 자살사건 대처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경찰은 입이 100개라도 할 말이 없다.” 고 했다.

강 청장은 “막을 수 있는 (여중생 피살) 사건을 못 막아서 너무 아쉽다.

 신뢰와 존경받는 경찰이 과욕이라면 욕이라도 덜 먹는 경찰이라도 되자.” 며 부하들을 독려했다고 한다. 그는 “우리 경찰에는 시키는 것이 아니면 안 한다는 자세가 유전인자로 흐르고 있다.” 며 “대충 수사하는 경찰은 총장 그만둬야 한다.” 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강 청장의 질책에 놀란 경찰은 어린이 청소년 대상 성범죄 전과자 관리를 강화하는 대책을 부랴부랴 내놓았다. 강 청장이 거론한 ‘시키는 일만 하는 경찰’ 에는 경찰 수뇌부도 포함된다.

경찰은 “모든 역량을 총 동원해 여중생 살해범을 검거하라.” 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지자 뒤늦게 대대적인 체포작전에 돌입했다.

지난 해 경기 고양시 일산 초등학생 납치미수사건 대처와 닮은꼴이다. 당시에는 이 대통령이 일산경찰서에 직접 가서 질책한 다음 날 용의자를 체포했고 이번에는 대통령 지시가 있은 지 이틀 만에 김 씨를 붙잡았다.

경찰조직 전체가 강 청장의 반성이 여론의 질타를 모면하기 위한 면죄용이 아님을 행동과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서울 강남의 어느 대형 유흥업소 업주와 휴대전화 통화를 한 경찰관이 지난 1년간 63명에 이른다고 경찰 스스로 밝혔다. 그 중에는 30통 이상 통화자 9명, 100통 이상 통화자 3명, 400통 이상 통화자 1audd이 포함돼 있다.

유흥업소 단속권이 있는 경찰관이 업주와 자주 통화하는 것은 이들 사이에 ‘검은 거래’ 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심을 받을 만하다.

 유흥업소와 일부 빗나간 경찰관들의 유착 관계는 공공연한 비밀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제 그런 서글픈 구태에서 벗어날 때도 되지 않았는가. 경찰은 유흥업소 업주 이모 씨의 차명계좌에서 경찰관들에게 돈이 흘러 들어갔는지를 조사하는 한편 이 씨의 과거 휴대전화 통화기록도 살펴보고 있다.

이 씨는 10여년 전만 해도 거리에서 손님을 끄는 유흥주점 호객꾼 (속칭 삐끼) 이었다.

그런 사람이 강남의 대형 유흥업소 여러 곳을 운영하는 ‘큰손’ 으로 급성장한 것은 비호세력이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씨의 업소도 불법영업 단속에 걸린 적이 있었지만 직원들만 잡혀가고 그는 처벌을 잘도 피해 나갔다. 유흥업소 불법영업과 그 뒤를 봐주는 비호세력의 존재는 이 씨의 업소만이 아닐 것이다. 이번 기회에 유흥업계와 경찰관을 비롯한 공무원들의 검은 커넥션을 다 파헤칠 필요가 있다.

과거처럼 경찰이 적당한 선에서 수사를 끝내고 덮어버리면 유착의 뿌리를 뽑을 수 없다. 공직자들이 박봉 때문에 ‘생계형 뇌물’을 받던 시대는 지났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민중의 지팡이’ 본연의 임무에 성실한 모범 경찰관에게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에서는 전 경찰총수와 경찰 50여명에게 ‘자랑스러운 칭찬주인공의 표창수상 한 바 있으며 소수의 경찰관 비리 등으로 다수의 경찰관까지 매도해서는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나갈 수 없다.

지금 이 시간에도 불철주야 묵묵히 맡은 바 직무에 성실한 경찰관에게 격려와 칭찬의 박수를 보낸다!

[나경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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