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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韓國인 노벨상 받을 수 있다" 유재기 한국노벨재단 사무총장 인터뷰
[인터뷰] "韓國인 노벨상 받을 수 있다" 유재기 한국노벨재단 사무총장 인터뷰
[선데이뉴스신문=곽중희 프리랜서 기자]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노벨상.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전세계에서 인류 발전에 큰 공여를 한 인물에게 주는 저명한 상이다. 노벨상 하면, 학창시절 선생님께서 "일본은 노벨상을 자주 받는데 왜 우리는 받지 못할까" 했던 푸념이 떠오른다. 어린 나이에 "그런가보다" 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궁금하기도 하다. 지난 2000년 김대중 前(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전후로 한국은 단 한번도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은 '한국노벨재단 사무총장'이자 '문학박사'인 유재기님을 만나 그 속사정을 들어보았다. (사진=유재기 한국노벨재단 사무총장·문학박사·언론인) Q. 안녕하세요. 유재기 박사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언론인·문학박사이자 한국노벨재단 사무총장을 맞고 있는 ‘유재기’라고 합니다. 저는 문학인이자 언론인입니다. 현재는 6개의 언론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발행한 신문은 ‘문학신문’입니다. 국내 최초의 문학신문이에요. 24년이 됐죠. 故(고) 황금찬 시인 아시죠. 제 스승이십니다. 저는 문학이 모든 예술의 기초라고 생각합니다. 일전에 스웨덴을 4번 다녀왔어요. 예술 분야에는 연극, 영화, 음악 등 분야가 많지만 노벨상에는 문학상만 있습니다. 그래서 문학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벨상: 스웨덴의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의 유언에 따라 인류에 공헌한 사람이나 단체에게 수여됨, 6개 부문(문학, 화학, 물리학, 생리학 또는 의학, 평화, 경제학)이 있음. 사람들이 ‘노벨문학상’하면 글을 잘 써야만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2015년에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작품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어요. 이 작품은 전쟁에 참전했던 여성 200명을 만나 인터뷰를 담은 책입니다. 기자 출신인 작가는 ‘생생한 전쟁 회고담’과 ‘전쟁 전후의 여성들의 삶’을 담아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작가가 글을 잘 썼다기 보다 그 생생한 말과 삶을 담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작품의 내용 중에 이런 대목이 있어요. 전쟁터에서는 적을 죽여야 살 수 있잖아요. 한 여군이 적을 만나 총으로 쏘려고 했는데, 총을 쏘지 못했데요. 왜냐하면 그순간 뱃속에서 아기가 발길질을 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죠. “전쟁터의 여군들은 여성성을 잃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고 표현했어요. 글만이 문학이 아니에요. 말도 문학입니다. 이듬해 2016년 전에는 가수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았어요. 밥 딜런은 작가가 아니라, 가수잖아요. 노래 가사도 문학인 거죠. Q. '노벨타임즈'은 어떤 곳입니까? 노벨타임즈는 한국노벨재단의 소식을 전하는 신문입니다. 한국노벨재단은 1997년에 만들어졌고 24년 역사를 지니고 있죠. 초임 이사장님이 여전히 이사장의 자리를 지키고 계십니다. 과거 故(고)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기여에 큰 수상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노벨타임즈는 창간한지 8년이 됐습니다. 예전에 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삶을 담은 ‘나를 알고, 세계를 알자’라는 책을 썼습니다. 당시 현대그룹 홍보부에 연락해 정주영 회장이 했던 말은 모두 달라고 했죠. 그렇게 말을 모아서 책을 냈었습니다. 오는 12월에 노벨상 후보들을 모아 ‘노벨상 챌린지 포럼’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반기문 前 유엔사무총장에게 기조 연설도 부탁했어요. 한국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꼭 나올 수 있게 돕는 겁니다. 또한 ‘제 2의 노벨상’을 만드는 데에도 기초가 될 것입니다. Q. '노벨상'을 한국인들이 많이 받지 못한 이유는? 일단은 정치적 영향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김대중 대통령 이후에는 ‘노벨상 관련 정책’을 펼치지 않았어요. 노벨상 추천은 정부나 관련 재단에서만 추천이 가능합니다. 개인은 (너무 많아서) 신청을 할 수가 없어요. 한국 정부는 노벨상에 대해 잘 모르고 관심도 없을 수 밖에 없었죠. 노벨상은 경제수준에 맞게 수상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산업 발전을 나타내는 가장 큰 지표가 노벨상입니다. 아직 미흡하지만, 국내도 노벨상에 도전하시는 분들의 열정이 뜨겁습니다. 최근 한 기업의 회장님이 카이스트에 600억 재산을 기부했어요. 노벨상을 탈 수 있게 써 달라는 부탁이었죠. 참 멋진 일입니다. 또 한번은 일본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오키야마'에 갔는데 일본의 한 생방송 프로그램 ‘꿈을 향하여’에 참여했어요. ‘짐 로저스’라는 유명 투자자가 사외이사로 있는 에이펙셀 강박사와 함께 갔습니다. 일본은 지금껏 25개 이상의 노벨상을 받았어요. 그 이유는 한 가지라고 봅니다. 누군가 노벨상에 도전할 때는 전문성과 협업이 필요합니다. 누군가 전문성을 가지고 노벨상에 도전한다고 하면 주변 업계에서 도와줘야 해요. 그런데 우리 한국은 아직 협업 문화가 부족합니다. 외국에 사는 교포들 간에도 불신이 짙은 면이 있어요. 의식이 선진화 돼 있을수록 노벨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만약 한의학이 노벨상에 도전한다고 하면 의학 관련단체에서 가만 있을까요? 늘 가치있는 일을 하려고 할 때는 그를 배 아파하거나 못마땅하게 여기는 반대세력이 있기 마련이에요. 안타깝습니다. 또 노벨상 수상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배려와 협업이 필요합니다. 참고로 요즘은 추천이 아니라 미디어에서 이슈가 돼 가치를 인정 받아 후보에 오르기도 합니다. 노벨평화상 같은 경우는 개인이 아니라 단체가 받기도 합니다. 평화는 혼자서 이룰 수 없으니까요. 예전에 한 중국 반체제 운동가는 구치소에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어요. 멋진 일이죠. 한국도 예전에 한 평화단체가 추진한 ‘피스레터(평화의 손 편지) 운동’ 같은 사례는 정말 노벨 평화상에 도전해볼 만큼 가치가 있죠. 이런 운동들이 지속됐으면 좋겠어요. Q. ‘노벨상’을 받기 위해 국내 교육이 변화할 부분이 있다면? 요즘은 젊은 세대가 모두 전자매체에 빠져있는 점이 좀 아쉬워요. 그래서 제가 운영하는 언론사에서는 ‘축구대회’를 열 계획 세웠어요. 운동에너지를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취지죠. 너무 전자기기에만 빠져있지 않도록. 국가에서 디지털과 종이 문화의 균형을 맞출 수 있게 관련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Q. '언론은 문학과 같다'고 하셨는데,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언론도 말과 글로 전달하잖아요. 기자는 보도 작가에요. 기자는 사실 기반의 짧은 글을 써요. 그래서 보도 작가라고 표현하죠. 그렇게 보면 전국민이 하루종일 문학 속에 산다고 볼 수 있죠. 신문도 문학이고, 방송작가도 문학가이고요. 문학의 카테고리는 굉장히 넓어요. 문학이라는 세계는 어마어마하게 큰 세계입니다. Q. 글을 읽지 않는 세상이 온듯 한데.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지? 부정적으로만 볼 순 없어요. 시대가 바뀌었으니까. 다만 젊은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게 앞서 말했듯 문학을 종이책으로만 보기 때문도 있어요. 사실 우리가 뱉는 말 자체도 문학이에요. 말로 하면 구어체, 글로 쓰면 문어체죠. 말 자체가 다 문학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해요.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원래 어릴 적부터 노벨문학상을 받는 게 꿈이었어요. 그 꿈도 여전히 있지만, 지금은 준비중인 연재소설 구상과 유수 일간지에 소설 연재를 계속하고 싶어요. 언론인 문학인으로서 계속 활동하고 싶습니다. ‘선업선과 악업악과’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 좌우명인데, 선한 일을 행하면 선한 결과를 가져오고 악한 일을 행하면 악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의미죠. 과거 팔순의 병든 어머니를 10년 모셨어요. 당시 인천시에서 ‘시민의 날’에 효자상을 받았죠. 후에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나서, 서울에 자가주택 2채를 마련했어요. 어머니께서 주신 선물인가 싶어요. Q. 마지막 소감은? 가지고 있는 공간을 활용해 언론과 문학의 발전에 끝까지 기여하고 싶어요. 또 한국노벨재단을 지원해 한국인 노벨수상자가 나올 수 있게 돕고 싶습니다. 오늘 이렇게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