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윤상현 의원, 보수혁신 대장정 '보수의 가치,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세미나 개최
[선데이뉴스신문=신민정 기자] 윤상현 의원, "보수의 가치를 재정립해야 한다. 혁신 보수로서의 가치가 무엇인지 그것이 하나의 이념이 아니라 실생활에 다가오는 생활 방식과 정치 양식으로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 결국 보수의 제자리를 찾아주는 것이다”
윤상현 국회의원(국민의힘·인천동구미추홀구을)은 지난 16일(목)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보수의 가치,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를 주제로 보수혁신 대장정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의 발제는 윤평중 한신대 명예교수, 토론은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 송평인 동아일보 논설위원, 이수봉 전 민생당 비상대책위원장,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이 참여했다.
총선 참패 이후 5번째 세미나를 주최한 윤상현 의원은“국민의힘은 총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공동묘지의 평화같은 너무 조용한 분위기다. 예견된 참패에도 불구하고 조용히 있었던 비겁함에도 분노해야 한다. 분노하고 또 혁신해야 한다. 모택동이 문화대혁명 때 공산당 본부를 폭파시키라고 한 것처럼, 우리 당 중앙을 폭파시킬 정도의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전면적인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윤 의원은 “사실 혁신의 최적의 타이밍은 바로 이 순간이다. 관리형 비대위에서 선출한 전당대회, 새로운 지도부에서 혁신하겠다는 것은 난센스다. 그때는 혁신의 타이밍을 놓친다. 7월은 원구성 협상의 극한대립이 있을 것이고 특검법 정국이 돼 그런 상황에서 혁신 외쳐도 동력이 없을 뿐 아니라 언론에서도 다루지 않을 것이다.”고 역설했다.
한편 윤 의원은 “보수 혁신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이론적인 토대다. 보수의 의미가 너무 왜곡돼 있고, 보수의 가치가 정립돼 있지 않다. 보수의 원조로 불리는 에드먼드 버크(Edmund Burke)에 의하면 보수는 역사와 전통을 중시하고, 법질서를 지키고 개혁해 나가는 것이 보수인데, 우리 보수의 모습은 개혁에 저항하고, 책임질 줄 모르고, 남북관계의 돌파구도 못 열고, 수구적인 이미지로 퇴행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2004년 영국 마이클 하워드(Michael Howard) 보수당 대표는 보수강령을 16개로 정리하여 보수를 이념 뿐 아니라 하나의 생활양식으로 정립해 주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보수의 가치를 재정립하고 혁신 보수로서의 가치가 무엇인지, 그것이 하나의 이념이 아니라 실생활에 다가오는 생활 방식과 정치 양식으로서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 결국 보수의 제자리를 찾아주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발제를 맡은 윤평중 한신대 명예교수는 “4.10 총선 참패 이후, 국가 안에 두 정치권력이 통치권을 두고 다투는 비상상황, ‘이중권력시대’가 개막되었다”고 평하면서, “윤석열 정부는 갈수록 식물정권화할 것이고, 초거대 야당은 폭주할 것이다. 행정권력과 입법권력의 대치라는 이중권력의 상황이 총선 이후 악화되어 사회 전체로 적과 동지의 투쟁이 전면적으로 만연할 것이다”고 예고했다. 또 윤 교수는 “강성 정치 팬덤에 의한 증오의 정치가 대단히 극렬화되어 있고, 거의 제도화 되어 있는 형국이다.
이중권력 상황이라는 바탕에 강성 정치 팬덤이 디지털 포퓰리즘화하면서 팬덤정치가 디지털 위임 독재로 변질되고 있는 상황인데, 21세기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최대 위협 가운데 하나로 등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세계사적으로도 21세기 그레이트 게임이라고 명명할 수 있는 초강대국 간 전 지구적 세력 재편 패권경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정치는 유사 내란으로 치닫고 있는 당쟁에 몰두하고 있는 형국이다”며 현실을 진단했다. 윤 교수는 “총체적 위기를 극복해 갈 수 있는 사상적 출구는 ‘공화(共和) 혁명’이다”면서, “자유주의 진영과 민주주의 진영 모두 공화가 견인해야 되고, 한국의 보수 우파는 공화자유주의로 상승해가고, 한국의 진포 좌파는 한국 버전의 사회민주주의로 진화해 가야 한다. 공화 자유주의는 21세기 한국 보수 혁신의 이념적 가치다”고 강조했다.
한편 토론으로 참여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현재 국민의힘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자기 자신을 모르는 것 같다. 2016년 총선 때 새누리당 공약 1호가 국회 선진화법 폐지였고 180석을 예상했을 정도로 자신을 몰랐다”고 하면서, 잦은 당명 변경 문제, 영어당명의 극좌정당 뜻을 의미하는 기초상식 벗어난 상황을 거론하고, 민주당 공약과 정책을 따라하는 ‘미투 파티(Me too Party)’로 지방분권, 지방 공항 신설, 퍼주기 복지, 사병급여 인상, 정부 부처 늘리는 등 재정책임을 망가뜨리는 잘못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은 재정건전성을 지키며, 한미FTA 시위 등에도 “말을 바꾸는 무리한테 나라를 맡길 수 없다”는 점잖고 품격있는 워딩으로 선거에서 이겼다”고 예를 들며, 선거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가장 바람직한 정치는 영국의 토니블레어-고든 브라운의 노동당, 데이비드 캐머런의 보수당 정부와 같이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정치가 바람직하며, 우리도 그런 방향을 지향하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또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보수가 혁신하고 개혁하기 위해서 우선적 보수정당의 중심세력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정당의 이념과 가치를 명백히 하는 것도 보수의 중심세력을 세우는 것이지만, 더 구체적으로 정당의 새로운 사람들을 영입해서 보수를 재건하는 일에 전력을 할때다”고 강조했다. 또 이 교수는 “보수의 역할은 정상적으로 돌리는 것인데, 보수 정치를 회복하기 위한 중심세력이 없기 때문에 보수 정치가 혼란에 빠졌고 괴멸 상태에 있기 때문에 중심세력을 세워야 한다”고 하면서, “과거를 부정하면서 중심세력을 세울 수 없다. 여러 한계와 문제점도 이어받으면서 대한민국을 일구어 나가는 중심 세력을 세워야 한다”고 첨언했다. 그리고 “보수는 이념이 아니다.‘태도’, 더 나아가 ‘습관’이다.”면서 ,“그동안 반공·반북·반중 등 반대하는 것 중심으로는 한계가 있다.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추구하는 가치가 있어야 한다.
정책 기조이자 기본방향은 ‘개인의 자결과 자립, 지역의 자결과 자립, 국가의 자결과 자립’ 나아가 자유민주공화적 가치를 중심으로 세계정부를 만드는데 일조하는 입장에서 정책을 만들고 합의해 나가는 일이 보수정당의 나아가야 할 길이다”고 제시했다. 그리고 송평인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민주당의 백락성과 같은 사람이 보수쪽에서는 보이지 않는다”고 평하면서, “학문적이고 언론적이며 사회운동까지 포함하면서 정세분석을 하고 문학 등 온갖 논의를 포함하여 하나의 생각을 다듬어 가는 노력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송 논설위원은 버크(Burke)가 추구한 ‘겸손한 보수’, ‘온정적 보수’를 거론하면서 , “점진적으로 꾸준히 해야지, 막 던져서는 안된다. 오만하게 보인다”비판하며, 청와대 이전, 병사 급여 인상, 의료 체계 등 논의의 문제점을 사례로 들었다. 또 “보수라는 것은 자유와 민주를 같이 가는 사이고, 다 합할 수 있어야 한다. 온건 우파·중도·온건 좌파 연대의 가치를 굉장히 높이 세워야 한다.
때로는 내 신조를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연대의 가치를 높이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대 추구의 자본 캐피탈리즘은 엄청난 양극화를 초래했는데, 중산층 하층민의 지위 불안 대응을 전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40년 노동운동과 진보운동을 한 사람으로서 국민의힘의 문제점을 지적한 이수봉 전 녹색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보수 개념에 좌파들의 가스라이팅에 빠진 용어의 문제가 있다”고 전제하면서, “이승만 대통령은 왕조를 타도하고 민주정부·공화정을 세우자고 한 원조 운동권이자 가장 진보적인 자유주의자였고, 박정희 정권의 경제개발 계획은 당시 대중경제운동론이라든지 좌파적 관점의 세계 자본주의로 보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고 예시하면서, “87년 체제가 신자유주의적 관점과 좌파적 관점이 결합되면서 접근 방법이 잘못되고, 좌파 또는 주사파의 활동공간을 열어줬다”고 비판했다.
또 이 전 비대위원장은 “시장 만능주의에 빠져서 반노동 자세를 취하다보니 실제 지지 받아야 할 국민들로부터 격리되고 있어 이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87년 체제에서 희생된 사람들, 예컨대 비정규직 노동자들 등을 포섭해 게임 체인지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다음 지선, 대선은 볼 것도 없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특단의 대책으로 87년 체제 극복을 위한 개헌을 해야 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범국민 추진체를 만들어야 한다. 보수 우파들로부터 시작된 헤게모니를 통해 미래를 새롭게 준비하는 국민적 기대를 끌어낼 수 있도록 잠자는 사자가 깨어나는 사자로 바뀌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김대호 사회디자인 연구소장은 “2016, 2020, 2024년 총선 한달 전 쯤은 보수에 유리했으나, 막판 결집이 일어날 때 보수가 참패를 하는 반복패턴에는 구조적 원인이 있다”고 진단하면서, “보수와 진보의 기울어진 운동장 원인은 보수의 정체성과 국정운영 플랫폼의 문제가 있다”고 결론 지었다. 구체적으로 “민주당은 서사와 정체성 밖에 없는데, 보수는 서사와 정체성 개념이 없고, 국내 정세의 개념이 없다. 민주당은 2009년 김대중이 ‘한반도 평화, 민주주의, 서민 경제를 위해서 싸우는 정당’이라고 정리하며, ‘싸우는 정당’이라는 에토스(Ethos)가 있다”고 비교했다. 또 김 소장은 “태도로는 안된다. 누구, 무엇을 위한 싸움이어야 하는 지 진단이 필요하다. 모호한 정체성으로 뺄셈정치가 나온다”면서, “보수의 대안적 정체성이 흐릿하기 때문에 민주당의 낡은 정체성이 먹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김 소장은 “시대의 아우성, 시름에 대해 분석하는 사람이 없다. 의료개혁 등 올라가야 할 산에 대한 고민, 연구가 너무 없다. 법제도적으로 안되면, 이슈 파이팅이라도 해야 한다. 정부가 전달하는 태도가 문제가 아니라 여전히 정책이 문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상현 의원 주최 보수 대장정 후속 세미나는 24일 국회에서 ‘진보가 보는 보수’에 대한 주제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