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이 있는 영화 개봉이 잇따르고 인기도 얻고 있는 가운데, 2009년 세계문학상 수상작 ‘내 심장을 쏴라’로 남다른 세계관과 필력으로 주목받았던 작가 정유정의 신작 장편소설 ‘7년의 밤’이 화제다. 영화잡지에도 “이 소설, 영화로 보고 싶다”라는 평이 실린 가운데 독자들도 “영화화 고대”라는 리뷰가 줄을 잇고 있다.
소설의 흡인력 있고 촘촘하게 짜여진 서사와 신비한 배경,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영화화될 수 있는 강점으로 꼽힌다. 정유정의 전작 ‘내 심장을 쏴라’의 경우 출간 즉시 영화 판권이 팔려서 한창 제작이 진행 중이라고 전해지는 가운데 현재 ‘7년의 밤’ 영화 판권을 놓고 앞다투어 문의가 쇄도하여 영화제작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진다.
1966년 전남 함평 출생인 정유정 작가는 광주기독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간호사와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심사직으로 근무했다. 2011년 봄 간호사 일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여 대학 시절에는 국문과 친구들의 소설 숙제를 대신 써주면서 창작에 대한 갈증을 달랬으며 직장에 다닐 때는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홀로 무수히 쓰고 버리는 고독한 시절을 보내기도 하였다.
소설을 쓰는 동안 아이의 세계에 발을 딛고 어른의 창턱에 손을 뻗는 중학교 1학년인 아들의 성장 모습과, 스스로 지나온 십대의 기억 속에서 그 또래 아이들의 에너지와 변덕스러움, 한순간의 영악함 같은 심리 상태가 생생하게 떠올랐으며 덕분에 유쾌하게 종횡무진 이야기를 끌고 가는 입심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고,“올해 최고의 소설이다”, “한국문단에 이런 작가가 있다니 놀랍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소설은 어디에서 탄생한 것인가” 라는 등 인터넷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정씨의 소설 ‘7년의 밤’은 우발적으로 소녀를 살해한 뒤 죄책감으로 미쳐가는 남자와, 딸을 죽인 범인의 아들에게 ‘복수’를 감행하는 남자의 대결을 다루고 있다. 여기에 ‘세령호’라는 호수를 낀 마을을 배경으로 신비로운 물속 세계가 펼쳐진다.
선과 악, 사실과 진실 사이의 이면, 인간의 본성, 결코 놓칠 수 없는 삶에 대한 의지에 관해 이야기한다. 소설가 박범신은 “문학적 성실성, 역동적 서사, 통 큰 어필은 새로운 소설의 지평을 여는 데 부족함이 없다”라고 정유정을 한국문단의 괴물, ‘아마존(Amazon, 고대 그리스 전설 속 여전사)’으로 비유했다.
장편소설이라도 결코 짧다고 할 수 없는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많은 리뷰들이 이어지고 있고 관심과 화제를 모으고 있는 ‘7년의 밤’은 올해 우리의 먹먹한 가슴을 움켜쥐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