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김종권 기자]여기 한 사나이가 있다. 공식 160명, 비공식 255명을 사살한 미국 네이비실 전설의 저격수 크리스 카일.
1월 15일 개봉하는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최고의 저격수였지만 결국 동료의 총에 맞아 숨진 크리스 카일의 이야기를 묵직하게 그린 작품이다.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뚝심과 철학이 짙게 느껴지는 영화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포식자, 희생자, 보호자 세 종류 사람이 있다고 배웠던 크리스 카일(브래들리 쿠퍼)은 고향 텍사스에서 카우보이를 하다 TV에서 테러관련 뉴스를 보고 네이비실에 자원 입대한다. 저격수(스나이퍼) 훈련을 받고 이라크 전쟁에 파병된 크리스 카일은 수많은 적을 사살해 전우들을 구한다. 하지만 아이와 여자들까지 희생되는 전쟁의 참혹함, 아내 타야 카일(시에나 밀러), 아들, 딸과 함께 하지 못하는 미안함 등이 늘 그를 괴롭힌다. 생사를 나눈 전우 2명(마크, 비글스)이 전사하고 자신도 총상을 입지만 4차례 이라크에 파병돼 임무를 완수한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전쟁이 한 인간의 운명을 어떻게 바꿔놓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관객들은 마치 전쟁터 한복판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전역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던 크리스 카일이 가족의 도움 끝에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와 상이군인, 퇴역군인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신, 조국, 가족 3가지 신념을 따르던 크리스 카일의 조국애와 가족애 역시 감동적이다.
이 영화는 결국 전쟁의 참혹함과 한 저격수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냉혹하게 보이지만 평범한 가장이자 인간미가 넘치는 크리스 카일(브래들리 쿠퍼)의 모습을 통해 클린트 이스트우드 특유 묵직함과 인간미를 관객에게 전하고 있다.
이라크 팔루자, 라마디, 사디르 지역을 그대로 재현한 영상과 실제 군인을 연상케 하는 배우들의 열연은 영화를 더욱 빛낸다. 특히 크리스 카일을 연기한 브래들리 쿠퍼는 이 영화를 위해 3개월 동안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근육을 키우고 걸음걸이, 텍사스 억양까지 연구해 완벽한 연기를 보여준다. 헌신적이고 강한 아내 타야 카일을 연기한 시에나 밀러 역시 깊이 있는 내면 연기를 선보인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전쟁의 참혹함을 관통하는 한 인간의 운명을 묵직하게 그린 수작이다. 실화가 주는 감동을 느껴보고 싶다면 꼭 보길 권한다. 6.25를 경험한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게 다가올 영화다.
브래들리 쿠퍼, 시에나 밀러, 루크 그림스, 제이크 맥더만 등 출연, 132분, 청소년관람불가, 1월 15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