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김종권 기자]사랑의 본질에 대해 말하는 연극이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개막한 연극 '멜로드라마'는 TV 아침드라마에서 흔히 보는 '불륜'을 그리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사랑에 대해 묻는 작품이다.
결혼 10년차 부부인 김찬일(박원상, 최대훈)과 강서경(홍은희, 배해선)은 성격과 가치관 등 모든 것이 잘 맞지 않아 갈등한다. 박미현(전경수)과 박재현(박성훈, 조강현)은 오누이 관계로 어릴 때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는다. 그 때 충격으로 재현은 심장 수술을 받게 됐고 미현은 경계성 지능 장애를 갖게 된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를 함께 당한 안소이(박민정, 김나미)는 오빠의 심장을 이식받은 재현과 약혼한다.
하지만 미현과 찬일, 서경과 재현이 우연히 만나 사랑하게 되면서 상황은 점점 복잡해진다. 이 작품은 무거운 소재를 다루지만 내용은 밝은 편이다. 가끔 나오는 우스개(유머)와 배우들의 열연, 간결한 무대가 탄탄한 이야기와 어우러진다.
전체적으로 무거운 극을 발랄하게 끌어주는 것은 지능 장애를 가진 '미현' 역을 연기한 전경수다. 티없이 밝은 어린아이 같은 그녀의 모습은 정말 사랑스럽다. 약혼자의 일탈(?)을 가슴 아프게 봐야 하는 '소이' 역 박민정, 가정과 사랑 앞에 갈등하는 '서경' 역 홍은희도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연극 '멜로드라마'는 사랑의 본질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진다. "담배 끊는다고 끊어지디? 평생 참는 거지. 결혼했다고 사랑이란 감정이 끊어지냐고" 극 중 '찬일'이 내뱉는 대사에 이 작품의 주제가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결말이 상투적이다. TV 아침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결말을 좀 더 창의적으로 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주인공의 죽음으로 처리하지 말고 유학이나 여행 가는 걸로 했으면 어느 정도 이야기와 맞았을 것이다.
사랑의 본질에 대해 질문하는 연극 '멜로드라마'는 2월 15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박원상, 최대훈, 홍은희, 배해선, 박성훈, 조강현, 박민정, 김나미, 전경수 출연, 3만 5천~5만원, 문의 02-580-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