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화 동백꽃 매화꽃 피는
초춘의 봄나들이에 춘설을 만났다.
갑자기 세차게 날리는 눈발에 조금은 귀가 얼얼하지만
소금의 결정체만큼 맑고 새하얀 눈발을 맞으며 걷는
기분 좋은 소래 염전 길 산책을 한다.
염전을 지나 돌아오는 갈대 숲 길은 느린 걸음으로
사색하며 걷기 좋은 산책길이다.
내가 지나왔던 길은 어느새 하얀 눈으로 덮였다.
아무도 걷지 않는 눈길을 혼자 걸으니
문득 서산대사의 ‘답설야중거’라는 시구가 생각난다.
“눈 덮인 들판 걸어갈 때
함부로 어지럽게 걷지 마라
오늘 내가 남긴 이 발자국이
뒤에 따라오는 이의 이정표가 되리니“
내 발걸음이 한층 조심스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