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 정성남 기자]영국 토트넘 홋스퍼가 볼프스부르크가 내민 손흥민의 이적 제의를 거절했다. 이유는 여전히 손흥민에 대한 큰 기대감이었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는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30일(현지시간) "토트넘이 볼프스부르크의 손흥민 영입 제의를 거절했다"며 "토트넘은 손흥민을 올 여름 이적시장서 처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은 최근 볼프스부르크 이적설에 시달렸다. 볼프스부르크는 바스 도스트의 이적으로 대체자를 찾고 있던 상황이다. 이에 측면을 비롯한 최전방 공격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 손흥민을 적임자로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토트넘이 볼프스부르크의 이런 영입제안을 거절했다. 볼프스부르크가 2560만 파운드(약 375억 원)의 이적료를 제시했지만 토트넘이 이를 거절한 것이다.
거절이유는 토트넘이 여전히 손흥민을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는 이적 제의를 거절한 이유를 자체 소식통을 통해 전했다. `스카이스포츠`는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기술 스태프들은 여전히 손흥민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라며 "손흥민은 여전히 포체티노 감독의 올 시즌 계획에 한 부분으로 남아있다"라고 해 손흥민에 대한 기대감이 이적 제의를 거절한 이유라 설명했다.
'스카이스포츠' 독일판의 유렉 로어버그 역시 손흥민의 에이전트의 말을 빌어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이 올 시즌 자신의 계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말했으며 그것을 받아들였다"라며 그의 이적 불가 방침 중심에 포체티노가 있었음을 전했다.
유럽축구 여름 이적 시장 마감이 24시간 남짓 남았다. 한국 시각으로 1일 오전 7시 30분 마감한다. 아직 이적시장이 약 하루 남았지만, 토트넘은 손흥민의 잔류, 그리고 자하 영입 포기를 선언하며 현재 구축한 전력으로 올 시즌 전반기를 소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소식에 의하면 볼프스부르크의 제안을 거절한 이유는 "대체 자원 부족"이라는 내부사정에 의한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토트넘은 올 시즌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쳐야 한다. 지난 시즌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두 경쟁을 했지만 결국 레스터시티와 아스널의 선두경쟁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막판에 힘이 부쳤던 토트넘은 시즌을 3위로 마감했다. 올 시즌은 경쟁이 더욱 심해졌다. 맨유와 맨시티, 첼시 등은 다들 감독을 바꿨다. 폭풍영입으로 선수단을 보강했다. 반면 토트넘은 빈센트 얀센과 빅토르 완야마를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영입이 없다. EPL에서 강호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막강한 선수 자원이 필요하다. 여기에 유럽챔피언스리그(UCL)에도 나선다. CSKA모스크바, 바이엘 레버쿠젠, AS모나코와 경쟁한다. 절대 강자가 없는 조다. 토트넘으로서는 조1위까지도 노려봄직하다.
토트넘의 고민이 이 지점에 있었다. EPL과 UCL을 병행하려면 다양한 선수 자원들이 필요하다. 현재 토트넘의 윙어 자원은 화려하다. 하지만 내구성이 문제다. 크리스티안 에릭센, 에릭 라멜라, 델레 알리. 이 세명을 가지고 EPL과 UCL을 병행하기는 힘들다. 이들과 맞먹을 정도의 기량을 지닌, 즉 손흥민과 비슷한 레벨의 선수가 필요하다.
결국 '손흥민 매각'의 전제조건은 '대체 자원 확보'다. 손흥민과 비슷한 역량을 지닌 선수가 필요했다. 토트넘은 대체 자원을 찾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알아봤다. 첫 타깃은 윌프레드 자하(크리스탈 팰리스)였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토트넘의 제안을 거절했다. 무니르(바르셀로나) 영입도 노렸다. 바르셀로나는 무니르를 발렌시아로 임대보냈다. 그 다음은 이스코(레알 마드리드)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이 사이 나세르 샤들리는 떠나보냈다.
팀 내에서도 대안을 찾았다. 27일 리버풀과의 EPL 3라운드 홈경기였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 대신 조슈아 오노마를 투입했다. 오노마는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남은 대안은 손흥민이었다. 경기 후 포체티노 감독은 "우리팀에 윙에는 에릭센, 라멜라, 알리, 손흥민 등이 있다"고 했다. 손흥민을 자신의 계획에 넣은 시점이었다.
손흥민에 대한 가치를 인정한 포체티노 감독의 의중과는 달리 또 다른 현실적 이유 중 하나인 스폰서의 존재이다.
그 것은 우선 손흥민의 가치가 확인된 것이다. 볼프스부르크는 이적료로 3000만유로를 제안했다. 토트넘이 레버쿠젠에서 손흥민을 사올 때 지불한 이적료다. 1년이 지났는데도 독일에서 손흥민을 바라보는 시각이 여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토트넘은 셈법에 능하다. 이정도라면 겨울 이적 시장에서도 충분히 더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이번 이적 시장에서 팔지 않을 것'이라고 한 것이 그 이유다. 만약 손흥민이 EPL과 UCL에서 더욱 많은 골을 뽑아낸다면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더 중요한 것은 토트넘은 올 여름 금호타이어와 계약했다. 손흥민의 존재가 계약에 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이다. 만약 토트넘이 한국 기업을 유치해놓고 바로 한국 선수를 팔아버린다면, 아시아시장에서 토트넘의 신용도에 이상이 생길 수 밖에 없다.
토트넘으로서는 대안도 없는데다 가치도 확인했으며 스폰서도 있는 상황에서 '무리수'를 두고 싶지 않았던 셈이다.
손흥민에게는 이제 숙제만 남아있는 것이다. 내일(9월1일) 열리는 중국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홈경기를 비롯하여 영국으로 돌아가 EPL과 UCL은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야 한다. 늘 자신이 EPL에서 뛰고 싶다고 했다. 손흥민이 EPL에서 경력을 이어가려면 이번 반 시즌 동안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기대주이자 핵심 선수 중 하나인다. 이제 그는 내일있을 중국전을 마친 뒤, EPL에 돌아가서 포체티노 감독의 전술과 전략에 맞는 그리고 EPL 내에서 강팀과의 경기나 UCL에서 수준 높은 기량을 선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