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신문=김명균 기자]고강도 대책으로 불리는 8·2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청약시장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번 대책의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지방의 아파트에는 청약자들이 대거 몰린 반면, 서울의 고가 아파트는 1순위에서 청약이 미달됐다. 이 때문에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부산 서구 서대신동 2가에 짓는 '대신 2차 푸르지오'가 전날 1순위 청약접수를 진행한 결과, 313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순위 해당지역에서만 무려 7만9758명이 몰려 평균 254.8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부산에서 분양한 일반 아파트 중 올해 최고의 경쟁률이다.
서구는 청약조정지역이 아닌 데다 분양권 전매가 자유롭고 이번 8·2 대책에서도 제외돼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규제를 비켜간 대전에도 청약자들이 대거 몰렸다.
포스코건설이 3일 1순위 청약을 받은 대전 유성구 '반석 더샵' 아파트는 총 48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만7764명이 신청해 평균 57.7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이 청약자수는 2010년 이후 대전시에서 분양한 아파트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8.2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강남에 이어 세종시 아파트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매물이 쏟아지면서 이틀 만에 5천만 원이 떨어진 반면, 규제 지역이 아닌 대전은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앞서 대책 발표 당일에 청약한 서울·수도권의 아파트도 청약 열기가 뜨거웠다.
호반건설이 경기도 성남시 고등지구 S2 블록에 짓는 ‘성남 고등 호반베르디움’은 2일 진행한 청약 1순위(당해지역)에서 총 518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1만1389건이 접수돼 평균 21.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GS건설이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에 짓는 'DMC에코자이'도 평균 20대 1의 경쟁률로 서울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이들 지역은 입주 때까지 전매가 금지되는 조정대상지역이지만 이번 8·2 대책의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등의 규제에서는 제외됐다.
반면 대림산업이 2∼3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분양한 주상복합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는 1순위 청약에서 15개 주택형 중 8개 주택형이 미달됐다.
성동구는 8·2 대책에서 투기지역에 지정돼 규제 강도가 가장 높다. 투기과열지구에 적용되는 규제를 포함해 주택담보대출 건수와 양도세 가산세까지 적용되는 곳이다. 이에 따라 구매 심리가 다소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아파트는 3.3㎡당 4750만원으로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을 쓴 곳으로 분양가가 20억∼30억원대에 달해 청약통장 가입자 대상 상품으로 보긴 어렵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8·2 대책에 따른 풍선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권순원 CRM부동산연구소장은 "돈을 가진 사람은 지역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8·2 대책으로 서울은 좀 위축되겠지만 규제를 비껴간 수도권이나 지방은 청약자가 몰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투기과열지구에 투기지역까지 묶인 세종시의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아파트를 팔겠다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여러 채의아파트 분양권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서둘러 매물을 내놓으면서 이틀 만에 5천만 원이 뚝 떨어졌다.
세종시 부동산 관계자는 "(분양권을) 몇 개씩 갖고 있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대출도 그렇고 양도세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크니까 (가격이) 많이 떨어질 것 같아요."라고 토로했다.
이와 반대호 세종시와 가까우면서도 규제를 받지 않는 지역은 사람이 몰리고 있다.
이같이 갈 곳을 잃은 유동자금이 인근 지역으로 몰리면서 풍선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