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어린 시절(80년대 초등학교 다닐 때) 추석, 설 연휴 TV에서 마술쇼를 보곤 했었다. 80년대에는 지금처럼 문화기반이 풍요롭지 않아 TV에서 마술사들 나오면 꼭 보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6월 1일 관람한 이은결 '더 일루션'은 어린 시절 기억과 이은결 화려한 마술이 겹쳐져 무척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이은결 '더 일루션'은 마술을 뮤지컬이나 연극처럼 공연으로 끌어올린 점이 돋보인다. 세련되고 화려하게 마술을 누구나 즐길 수 있게 수준을 높였다. 어린 시절 추억과 환상을 이야기한 1막과 앞으로 희망과 꿈을 이야기한 2막으로 나눠 관객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마술쇼 중간 이은결 화려한 입담(연예인 못지않은)도 관객을 즐겁게 했다.
이은결 마술쇼 정점은 '핑거 발레'와 '아프리카의 환상'이다. 그의 긴 손가락이 돋보이는 '핑거 발레'는 도저히 따라할 수 없었다. 이은결이 직접 관객에게 시범을 보였는데도 내 손가락이 뻣뻣해 그런지 따라하기 힘들었다. 아름다운 노을이 인상적인 '아프리카의 환상'은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 추억으로 돌아가게 했다. 화려한 불꽃과 아름다운 미녀 도우미, 16년 동안 함께 했던 앵무새 '싸가지' 등장으로 볼거리가 다양했다.
이은결 23년 마술 인생을 모두 보여준 어제 공연은 아이들에겐 꿈을, 나같이 늙은(?) 어른들에겐 순수함을 선물할 뜻깊은 공연이 될 듯하다. 이은결 말대로 '마술을 하는 사람이 아닌 마술로 이야기하고 표현하는 사람으로 남길' 바란다. 가족들이 보기 좋은 공연이다.
환상적인 무대가 인상적인 이은결 '더 일루션'은 6월 9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