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무용가 양혜정]춤꾼 양혜정은 충청도 홍성지방의 무당(巫堂)인 친할머니와 전라도 부안의 당골네 이셨던 외할머니인 양가 강신무 집안에서 태어난 무속집안의 자손이다.
어릴 적 할머니들의 영향을 받아 6살 때부터 굿판에서 춤을 춘 것이 최초의 춤과의 인연이 되었다고 한다. 굿판에서 연주하는 무악(巫樂)을 들으며 태교를 했다는 양혜정의 몸짓은 심신(心身)과 악,가,무(樂)(歌)(舞)가 혼연일체 된 결코 평범하지 않는 비범한 춤사위이며 무속 집안의 환경에 영향을 받아 이미 신께서 점지해준 뱃속에서부터 준비된 춤꾼이라 할 수 있다. 춤은 인성수양이며 명상과도 같고 춤사위 하나하나에 모든 사람들이 명과 복을 깃들였으면 하는 기원의 마음으로 춤을 춘다는 그녀는 이 시대 진정한 춤꾼이다.
진정한 춤꾼 양혜정을 지난 5월 28일 충무로의 한 커피숍에서 지인들과 만나기로 했다.
무속인이라는 선입견과 사진속에 날카로운 모습을 생각하고 그녀를 기다렸다. 동석한 양혜정 무용가 지인은 그녀를 무용가로서는 최고라며 칭찬일색이였다.
평범한 옷차림으로 인터뷰장소에 들어선 그녀의 첫인상은 아름다운 자태에 사슴같은 눈망울을 가진 소두(작은얼굴)의 미인이였다.
테이블에 앉은 그녀가 맑고 밝은 성격으로 분위기를 장악하자 선입견은 깨졌다.
그녀는 국내에서 무용학과를 졸업 후 임종직전의 유언처럼 남긴 그녀의 외할머니의 “20살이 넘으면 혜정이는 섬나라로 유학보내라... 그렇지 않으면 나와 같은 험난하고 외로운 신제자의 길로 가야한다“ 라는 말씀에 1998년도에 일본 오사카 OSM 무용 전문학교 유학길을 떠났다고 말한다.
유학시절 우리것이 중요하다는것을 알게되었다는 그녀는 일본문화를 접한 후에 우리의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철학함을 하며 전통춤의 본질을 찾기 위해 2005년 귀국 후 중요무형문화재 제 97호 김숙자류 도살풀이춤에 매료되어 춤꾼으로 일로매진(一路邁進)하였다고 한다.
또한 일본 오사카와 한국을 오가면서 다양한 장르의 수많은 공연과 한·일 문화예술 교류에도 일조한 공로가 많다.
춤꾼으로 일로매진하겠다는 각오로 "2005년도부터 깜깜한 동굴 속 하나의 불빛과 같은 각 류파별 전통춤의 큰 스승님들을 찾아다니며 예(藝)를 연마하였다"고 밝혔다. 그래서일까? 그 결과 주특기 춤인 도살풀이춤으로 혼자 5년간 12회 대회출전을 하였다.
그녀는 삶 자체가 일반 무용수들과는 다르게 살아왔다. 그것은 바로 '외로움'이였다. 양혜정은 삶의 일부분인 외로움을 춤과 함께하며 춤에만 매진하여 춤을 한단계 승화시켰다.
2005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전국 국악 경연대회 장려상에서 부터 얼굴을 알리기 시작하여 2006년 일본 도쿄 나가노 무용 대회 특상 수상 및 2010년 무용가로서 인정받는 신라 전국 국악경연대회에서 최고의 상인 종합최우수상인 문화체육부장관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그후 다양하고 화려한 수상 경력으로 춤 실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그뿐 만이 아니다. 실기와 이론을 겸비한 춤꾼을 지향한 양혜정은 2010년 예술철학에 대한 학문적 호기심으로 연세대학교 대학원 체육철학 전공으로 석사를 입학 하며 움직임의 철학을 탐구하였다.
그의 논문은 신명체험이라는 무속춤을 주제로 독창적이고 흥미롭다는 평을 받아 당시 기독교 학교였던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춤꾼 양혜정의 꿈은 이러한 과정을 걸쳐 차곡차곡 춤꾼으로서의 조건을 갖추어 2010년 2월 26일 제1회 양혜정 전통춤 발표회를 서울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전석 매진으로 성공리에 데뷔무대를 가진 후부터 이였다. "전통의 원형을 지키되 본인만의 색깔과 감정 표현으로 춤꾼으로서의 기량과 질 좋은 재목을 발견 했다" 라는 높은 평가와 함께 기획, 연출, 등 본인이 혼자 모든 준비를 하여 화제가 되었다.
이후 승승장구 하며 2011년에는 서울 남산국악당에서 제2회 개인발표회를 가졌고, 2013년 제3회 개인발표회는 아이원 소극장 기획 초청공연으로 하게 되어 그의 춤에 대한 열정과 기획력을 인정받았다.
대외적으로 총 3회 개인발표회를 가진 차세대 신진 춤꾼으로 재목을 드러낸 양혜정은 첫 발표회 이후 2010년 3월에 한국예술컴퍼니 ‘춤매’ 예술단을 창단하여 대표로서 춤꾼으로서,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전통예술을 통한 사회봉사 및 후학 양성에도 적극 힘쓰고 있다. 또한, 그의 또 다른 재능인 공연기획을 인정받아 2013년도 3월부터 울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희꾼 박순호와 한 팀으로 “박순호 연희컴퍼니”를 창단하여 서울부터 영남을 중심으로 연희와 춤, 국악의 리듬과 아프리카 타악기 리듬을 접목시켜 만든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는 “유희놀이”란 작품으로 1년간 50회 이상의 공연을 다니며 다양한 볼거리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2013년 12월에는 공연기획자로 '박순호 제1회 개인발표회 무시케'를 기획하여 전석 매진으로 표가 없어 관객들이 돌아가는 상황이 벌어지는 일도 있었다.
이처럼, 다재다능한 양혜정은 무용가로서 공연기획자로서도 인정을 받고 있으며, 2014년 4월 29일 부산국립국악원 예지당에서 박순호의 2번째 지구인 공연을 기획하여 춤꾼으로 양혜정의 주특기 도살풀이춤을 선보였다.
한 평생 무당이 되고 싶지 않아 춤을 '신'을 위해 '인간'을 위해 춘다는 양혜정은 무용학 박사를 준비하며, "전통예술이 다소 고루하다는 편견을 깨트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가고자 앞으로 더 정진할것"이라고 굳은 의지를 밝혔다.
[도살풀이춤]살(煞)을 푸는 민속무용의 일종. 경기도 지방에서 살풀이춤을 일컫는 말로,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로 지정되었다. 경기도 살풀이춤 또는 도살풀이춤이라고 하면, 흔히 김숙자(金淑子) 류의 살풀이춤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