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9월 11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1947 보스톤'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어진 간담회에는 강제규 감독, 배우 하정우(김성훈), 임시완, 김상호가 참석했다.
마라토너 '서윤복' 역을 연기한 임시완은 "실존 인물이 계시다는 것 자체가 그분께 누가 되면 안 되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임 의식을 갖고 이 작품을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서윤복 선수가 최초로 태극기를 달고 국제대회를 나갔는데 이 작품에서 어떤 캐릭터로 분하는 것이긴 하지만 작품 임하는 동안에는 저 역시도 태극기를 달고 국가를 대표하는 각오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작업했다" 고 말했다.
이어 "달리는 역할이라 전문적으로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작품 들어가기 한달 전부터 전문적인 훈련을 받았다. 끝날 때까지 촬영 중간중간 코치님께 틈틈이 배우고 훈련 받았다" 고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손기정' 역을 맡은 하정우는 "실제로 손기정 선생님이 보스턴 여정길에 오르셨는데 어떤 책임감을 느끼시지 않았겠나. 베를린 올림픽 때 태극기를 달지 못했던 것에 선배로서 책임을 지는 것, 배우로서 오로지 그 생각만을 갖고 촬영했다" 고 말했다.
강제규 감독은 "'1947 보스톤'은 한 인간이 어려움 속에서 자신의 소중한 꿈을 이뤄나가는, 인간 승리 도전이 돋보이는 이야기다. 각본 단계부터 어떻게 하면 마라톤을 극적으로 보여줄까 여러 고민을 했다. 특히 손기정 역 하정우와 촬영하면서 각본에 대해, 자기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 굉장히 얘기를 많이 나눴다. 원래 각본에서는 같이 달리는 부분이 있긴 해도 이 정도로 많진 않았다. 근데 마라톤 구간 촬영 전주에 하정우 씨 좋은 구상을 많이 반영해서 좀 더 만족스러운 장면들이 나왔다. 세밀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 나누면서 새로운 걸 만들어갈 수 있는 과정이 즐겁고 기뻤다" 고 말했다.
이어 "제가 만든 영화 중에 과거를 다룬 작품이 많다. '태극기 휘날리며'를 하고 SF를 준비했는데 결국 그 영화는 무산됐다. 미래는 할리우드에서 너무 많이 찍는다. 미래를 표현한다는 게 뭘까 생각해보면 결국 우리가 살아왔던 과거를 잘 들여다보는 일, 그게 미래를 예견하는 것 아닐까 싶었다. 그러다 보니 과거 우리 발자취에 관심을 갖게 됐다. 또 체육 종목이 많지만 마라톤이 주는 매력이 있다. 맨발로 아무 장비 없이 긴 터널을 달리는 마라토너 마음은 인간 도전, 열정에 걸맞는 것 아닌가 싶다. 마라톤이 주는 독특한 미학이 있다" 고 기획 의도를 말했다.
강제규 감독은 "과거 이야기는 재미없고 고리타분한 것 같지만, 우리 역사 속에 소중한 이야기나 훌륭한 분들이 너무 많다. 우리가 그런 분들 삶을 통해서 지금 우리가 잘 살아가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볼 수 있을 것이다" 고 영화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기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담는다.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등으로 한국 영화계에 한 획을 그은 강제규 감독 신작으로 보스턴 마라톤 대회를 통해 우리 이름을 알리려 고군분투했던 손기정 감독과 서윤복, 남승룡 선수 실화를 그린다.
실화가 주는 감동이 인상적인 영화 '1947 보스톤'은 오는 27일 개봉 예정이다. 하정우(김성훈), 임시완, 김상호, 배성우, 박은빈 등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