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납치' 심천우·강정임, 살해 부인…"계획 범죄"
[선데이뉴스신문=정연태 기자]어제(3일) 경찰에 붙잡힌 골프연습장 납치·살해 사건 피의자들은 시신을 버린 건 맞지만, 죽이지는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또 이들은 이전에 유사한 범행을 계획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심천우, 강정임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발표에서 이들이 살인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납치 사실과 시신을 버리고, 현금을 인출한 사실은 시인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피해 여성이 심 씨와 단둘이 있을 때 숨진 점, 질식으로 숨진 사실이 부검에서 확인된 점 등 살해 정황들을 토대로 심 씨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서너 차례 이상 준비해 온 계획범죄라고 강조했다.
임일규 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은 이날 "지인에게 골프 치는 남성을 대상으로 이번 사건과 같은 방법으로 범행을 제의하는 등 범행 계획을 치밀하게 준비했다."면서 이들은 도주 과정에서 PC방에 들러 게임을 했으며, 경찰 조사도 큰 죄의식 없이 담담하게 받고 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지역에서만 수색 작전을 벌여온 경찰의 허술한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사건 발생 사흘 만에 추적을 받고 경남 함안의 한 야산에 숨은 이들은, 고속도로에 정차된 트럭을 얻어 타고 부산으로 이동한 뒤, 대구를 거쳐, 28일 서울로 올라왔다.
경찰은 심 씨와 강 씨에게도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범행 동기와 살해 방법 등에 대해 조사를 이어갈 방침다.
한편 이들은 트럭,택시,시외버스 를 이용해 서울까지 도주했으나 중간에 검문검색은 없었다고 밝혔다.
창원골프연습장 40대 여성 납치·살해 피의자인 심천우(31)와 여자친구 강정임(36)은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고 트럭,택시,버스 등을 이용해 서울까지 아무런 제지없이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주 초기에 경찰 수사망을 벗어나 부산시내를 배회하는가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해 대구, 서울로 이동하면서도 경찰의 검문검색에서 자유로웠던 것으로 알려져 경찰 수색에 헛점이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4일 창원서부경찰서가 발표한 브리핑 내용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A(47·여)씨를 납치살해한 후 경남 함안으로 26일 들어온 심천우 등 공범 2인은 경찰 추적을 알아채고 27일 오전 1시 20분께 함안군 가야읍 검안리에 차를 버리고 인근 야산으로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심천우와 여자친구 강정임은 인근 야산으로 도주해 2시간 가량 숨어 있었고 심천우 6촌동생 심(29·구속)모씨는 아파트 근처 차 밑에 숨어 있다가 이 날 경찰에 검거됐다.
이후 심천우와 강정임은 오전 4시께 산에서 내려와 남해고속도로 산인터널(마산방면)을 도보로 통과했다.
이들은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들을 향해 히치하이킹(Hitchhiking) 을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마침 도로에 정차한 트럭 운전자에게 다가가 5만원을 주고 부산까지 무사히 이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 사상구 주례동 인근 모텔에 투숙한 이들은 다음 날 택시를 타고 부산 시내를 돌아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옷을 사서 갈아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 후 택시를 이용해 오후 7시께 대구에 도착한 이들은 다음날 아침 7시20분 차로 시외버스를 이용해 서울 강변역에 위치한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했다.
이처럼 차를 버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부산을 거쳐 서울까지 도주하는 동안 경찰의 검문검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오전 11시 30분께 서울에 도착해 이전에 가 본 경험이 있던 중랑구의 한 모텔에 들어가 지난 3일 경찰에 검거되기까지 은신해 있었다.
이들이 28일 서울로 무사히 잠입한 그 시점에 경찰은 함안,마산,진주 등 도주예상지역에 1000여명의 경력을 투입해 며칠동안 수색에 몰입하고 있었다.
경찰이 남·여 용의자 2명을 놓친 직후 왜 외부지역으로 도주할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또 적극적으로 검문검색을 하지 않았는가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이 경찰청에 요청해 전국 검문검색을 실시하기 시작한 지난 3일 오전, 심천우와 여자친구 강정임은 결정적인 시민제보로 서울 중랑경찰서 강력계 형사들에 의해 모텔 방에서 붙잡혀 사건발생 9일만에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