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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뮤지컬'페스트'
공연리뷰-뮤지컬'페스트'
[선데이뉴스=김상민 기자]쥬크박스 뮤지컬 '페스트'가 드디어 7월 20일 개막했다. 서태지의 히트곡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페스트’가 마니아층의 사랑을 받으며 순항 중이다. 미래의 가상 도시 '오랑시티'를 배경으로 원인 불명의 페스트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뮤지컬 '페스트'가 문화대통령 '서태지'음악과 원작이된 알베르 카뮈의 소설을 과연 무대화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어지만 결론적으로 페스트는 아쉬운 작품이다. 서태지라는 문화 아이콘에 너무 의존해서 작품에 주제가 모호하고 내용은 너무 단순하다 . 서태지의 음악을 입히는 만큼 제작진은 개막 전부터 "스토리와 음악의 밀접한 연결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노우성 연출은 "서태지 팬들도 잘 모르는 곡이 많다. 히트곡을 들려주기 위해 무리하게 드라마에 끼워 맞추지 않았다" 약속은 지켜졌다. 총 22곡 가운데 '난 알아요' '컴백홈' 같은 일반대중이 기대하는 서태지의 히트곡은 찾아볼 수 없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배경음악으로 다시 떠올랐던 '너에게'(2집)와 '라이브 와이어'(7집) 정도를 제외하고는 생소한 곡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귀에 익은 멜로디가 별로 들리지 않는다. ‘너에게’ ‘마지막 축제’ ‘죽음의 늪’ ‘시대유감’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솔로 활동 시절의 음악이라 골수 팬이 아니면 생소하다. 관건은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을 추억하는 대중과 솔로 활동까지 애정을 가진 ‘서태지 마니아’ 사이의 줄타기. 그러나 대중적으로 가장 성공한 ‘난 알아요’와 ‘하여가’ 등이 빠지면서 뮤지컬은 마니아층으로 기울었다. 쉽지 않은 선택이라 그 용기는 높이 살 만하다. 기존 주크박스 뮤지컬 작법을 탈피해 뮤지컬 넘버로 재탄생한 서태지의 음악은 신선함을 창작 뮤지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승전결이 뚜렷하지 않은 서태지의 음악을 극에 적합하게 재탄생시킨 마법같은 편곡과 기존의 뮤지컬 오케스트라 구성과 달리 전자 음악을 활용한 연주도 돋보인다. 배경은 국가가 개인의 모든 걸 통제하게 된 미래 사회다. 오랑 시에 전염병 페스트가 퍼지면서 이 시스템은 시민과 충돌하기 시작했고, 여기에 순응하는 자, 저항하는 자, 진실을 은폐하는 자 등이 나타나 분투하는 모습을 그린다. 지속적으로 회전하는 무대가 볼 만하다. 기억제거장치, 격리수용소, 시의회 등 차갑지만 세련된 미래도시가 펼쳐진다. 뮤지컬 페스트에 문제점은 인물들의 행위에서 무엇를 찾을 수가 없다는 것. 리유와 타루, 랑베르 등 설득력 떨어지는 인물들이 극을 진행하며 스토리가 힘을 잃었다. 카뮈의 실존주의를 표현하기에는 뮤지컬에 한계점이라고 생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