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이 일을 어찌할꼬!”, 6월 4일부터 7일까지 국립극장 공연
[선데이뉴스신문=김종권 기자]원불교를 창시한 대종사, 소태산 박중빈의 일생을 다룬 연극 ‘이 일을 어찌할꼬!’가 연희단거리패 오태석 연출로 무대에 오른다.
박중빈(1891-1943)은 어릴 때부터 우주와 자연현상에 의문을 품고 이를 인간의 생사와 존재문제에까지 확장시켜 나갔다.
구도를 계속 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마음속에 깊이 자리한 의문들은 ‘장차 이 일을 어찌할꼬’라는 한 생각에 뭉쳤다. 이는 이번 연극의 제목으로도 쓰였다.
25세부터는 이 생각까지 잊고 모든 것을 떠나 일체 돈망(頓忘)의 대정(大定)에 들어섰고, 26세 되던 1916년 4월28일 대각(大覺:큰 깨달음)을 얻었다. 원불교에서는 이날을 개교일(開敎日)로 정하고 있다.
이후 소태산은 원불교를 중심으로 물질문명에 끌려가는 인류의 정신구원을 위한 운동을 시작했으며, 원불교는 일제강점기 하에 독립자존을 꿈꿨던 토착종교로 자리잡았다.
작 연출을 맡은 이윤택은 원불교의 교도로서 원불교의 성격을 잘 파악하고 있어 소태산의 삶에 누구보다 동질감을 느끼며 작업에 임했다. 하지만 종교극이 빠지기 쉬운 신격화, 신비주의를 떨쳐내고 평범함 속에 비범하게 살아간 인간 박중빈의 모습을 담는다. 연극은 대각(大覺)을 중심으로 소태산의 생애를 전2막으로 구성한다.
1막은 삶에 대한 한 소년의 의문이 어떻게 삶의 깨달음으로 이어지는가를 밝히는 수행편, 2막은 난세를 가로지르며 삶 속에서 깨달음을 실천하는 소태산의 생애를 보여주는 교의편으로 구성된다.
일제강점기 하에서 민족의 독립자존을 꿈꾸는 토착종교로서 출발한 원불교의 성격에 맞게, 연극은 한국적인 공연양식들로 꾸며진다.
우리 가곡인 정가를 비롯해 범패·판소리가 극 전반을 아우르며 택견·선무도·덧뵈기즉흥춤 등 우리 고유의 움직임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또한 원불교의 성지인 영광이 주무대인만큼 전라도 방언으로 남도 특유의 해학과 신명을 담아낸다.
무대는 원불교의 상징인 원을 중심으로 해서 여백의 미를 살리며, 한국 전통 불교양식인 만석중놀이(그림자놀이)를 수용해 움직이는 병풍을 보는 듯한 한국적 무대를 꾸민다.
소태산 역은 대각 전과 후로 나뉘는데, 청년 소태산은 연희단거리패 4대 햄릿 윤정섭이, 대종사 소태산은 연극 ‘궁리’에서 세종 역을 맡은 이원희가 각각 맡는다. 이밖에 약 30명의 연희단거리패 단원들이 앙상블을 이룬다.‘이 일을 어찌할꼬!’는 6월 4일, 6-7일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