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버튼' 심창민 "뮤지컬 도전한 계기는 늦바람이다"
[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5월 16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창작 뮤지컬 '벤자민 버튼' 프레스콜이 열렸다. 프레스콜은 주요 장면 시연, 간담회 순으로 진행됐다. 간담회에는 조광화 연출, 이나오 작곡가, 협력 연출 안무가 심새인, 인형 작가 문수호와 '벤자민' 역 배우 김재범, 김성식, 심창민, '블루' 역 김소향, 박은미, 이아름솔이 참석했다.
등장(데뷔) 21년 만에 첫 뮤지컬 도전한 심창민은 "뮤지컬 도전한 계기에 대해 많이 생각해 봤는데 늦바람이다.(웃음) 조광화 연출과 함께하면 많이 배울 수 있다고 규현(조규현, 슈퍼주니어)이 조언해줬다. 그걸 듣고 참여를 결정했다" 고 말했다.
이어 "연습에 시간을 최대한 할애하려고 했다. 뮤지컬은 처음인데 그동안 내가 해왔던 춤과 노래와는 무척 많이 다르고, 현장 어느 배우보다도 나은 게 없는 신인이다보니 어떻게든 이분들과 호흡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뮤지컬은 굉장히 힘들고 고통스럽고 어려웠다. 하지만 무척 멋진 배우, 제작진들과 함께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관객들에게 전해주고 싶어하는 '특별한 순간'(스윗 스팟)이라는 걸 이 작품을 통해 찾은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작품에 임하고 있다" 고 뮤지컬에 임하는 각오를 말했다.
조광화 연출은 "이 작품은 무대로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주인공 전 연령을 보여줘야 의미가 있는데 무대에서는 CG나 특수분장으로만 처리할 수도 없고, 연령대에 맞는 여러 배우를 캐스팅할 수도 없다. 하지만 인형(퍼펫)은 살아있는 생명, 감정이 보이는 인물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인형을 통해 벤자민 나잇대를 정리하면 공연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완벽한 생명체를 만들고 싶었는데 동물 인형과 달리 섬세함을 따라갈 수 없는 지점이 있어서 오히려 욕심을 비우고 놀이성으로 객관화 시키려했다. 배우가 할 수 없는 느린 동작, 점프 같은 표현에 대해 차용했다. 그렇게해서 배우는 인물 정서에만 몰입할 수 있게 방향을 잡았다" 고 설명했다.
문수호 인형 작가는 "원래 무용 전공이기도 하고 신체를 이용해 표현할 수 있는 걸 많이 만들고 있다. 전문적으로 인형을 부리는 사람이 붙어서 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배우들 연기와 힘, 열정이 인형을 살아있게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고 말했다.
이어 "배우들과 어려운 작업을 했다. 조광화 연출 대본에 인형에 들어가 함께하고 또 빠져나와서 그걸 바라봤을 때 오는 느낌들이 미리 쓰여 있었다.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좋은 답을 찾았다" 고 덧붙였다.
이나오 작곡가는 "뮤지컬 대본이 내 손에 들어왔을 때 그걸 읽으면서 음악적으로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 청사진이 그려졌다. 다양한 재즈풍 음악, 그리고 인형 덕분에 그려지는 환상 세계를 잘 조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내 안에 녹여져 있는 평소 좋아하는 음악, 1920년대 고전 뮤지컬 작품들이 많이 떠올랐다. 재즈와 클래식 조합으로 돼 있는 감성 음악들이 내게 많이 찾아왔다" 고 말했다.
심창민과 함께 '벤자민 버튼'을 연기하는 김재범은 "대본을 한 번에 읽었고, 눈물이 났다. 거꾸로 나이를 먹으면서 블루와 어긋나는 게 가슴에 들어왔다. 둘 나이가 정확하게 같아지는 게 35살인데 그런 게 가슴 아팠다. 오랜만에 따뜻한 대본을 봐서 행복했고, 꼭 하고 싶다고 했다" 고 말했다.
심창민, 김재범과 함께 '벤자민 버튼' 역을 번갈아 연기하는 김성식은 "인형과 마음이 합쳐지고, 다시 빠져나오는 게 쉽지 않았다. 어느 순간에는 나대로 하고 있고, 또 어느 순간에는 너무 인형 나이에 사로잡혀서 연습 과정이 어려웠다. 지금도 공연하며 인형과 더 친해지는 중이다. 아직 완벽하게 합이 맞는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앞으로 맞춰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고 말했다.
벤자민 버튼 운명적 사랑 재즈 클럽 여가수 '블루 루 모니에' 역 김소향은 "관객들과 늙어간다는 것에 대해 많은 걸 공감하고 나누고 싶었다. 이 공연을 하면서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무엇인지, 주름이 늘어간다는 게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또 그걸 함께 나눌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축복받을 일인지를 생각하게 됐다" 고 말했다.
이어 "블루가 마지막에 부르는 노래가 있다. 그 노래 하나만을 보고 이 작품을 택했다. 이 노래를 부르기 위해 2시간을 달려온다고 생각하고 있다. 가사가 정말 아름답다. 산다는 것에 대해 아름답게 정의를 해드린다. 이 노래를 들으러 꼭 한 번은 공연에 와주셨으면 한다" 고 관심을 부탁했다.
'벤자민 버튼'은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원작으로 유명한 F. 스콧 피츠제럴드 단편 소설을 원안으로 EMK뮤지컬컴퍼니가 새롭게 선보이는 창작 뮤지컬이다.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어려지는 남자 벤자민 버튼 삶을 인형(퍼펫)을 통해 구현하며 삶 기쁨과 사랑, 상실 슬픔, 시간과 세월을 초월해 존재하는 보편적인 인간 인생을 탐구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지난 11일 개막 전 세계 처음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는 창작 뮤지컬 '벤자민 버튼'은 오는 6월 30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관객을 만난다. 김재범, 김성식, 심창민, 김소향, 박은미, 이아름솔, 하은섬(김나윤), 김지선, 민재완, 박광선, 강은일, 구백산(구용완), 이승현, 신채림, 박국선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