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리뷰] 『레미제라블』, ‘이야기의 힘,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시대를 반영하는 걸작.

기사입력 2023.12.1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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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김건우 기자] 「“2023년에도 변함없는 우리 사회의 모순적 현실, 우리 모두가 연민해야 할 대상과 추구해야 할 정의의 가치는 무엇인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한국 라이선스 공연 초연 10년(2013), 재연 8년(2015)만에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뮤지컬 ‘레미제라블’(서울 공연)을 생애 처음 관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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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레미제라블’, 캐스트 보드 –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 ⓒ선데이뉴스신문]


이번에 관람한 회차는 ‘최재림(장발장), 김우형(자베르), 조정은(판틴), 임기홍(떼나르디에),박준면(마담 떼나르디에), 김성식(앙졸라), 루미나(에포닌), 김경록(마리우스), 류인아(코제트)’ 배우의 캐스트였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전설적인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의 최고 대표작으로, 작곡가 클로드 미셸 숀버그, 작가 알랭 부브리 콤비가 힘을 합친 흥행 대작으로 10년 전 한국 재연 때 약 60만 명의 누적 관객을 동원해 폭발적인 흥행 기록을 세웠고 2013년 ‘제7회 더 뮤지컬 어워즈’ 5개 부문 수상, ‘제19회 한국뮤지컬대상’ 4개 부문 수상 등 모든 시상식에서 베스트 작품상, 남우주연상을 비롯한 주요 부문을 수상하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위대한 원작이 가진 이야기의 힘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뮤지컬의 요소인 배우의 훌륭한 연기, 뛰어난 넘버와 음악, 인상적인 무대장치 등, 뮤지컬의 마스터피스가 가져야 할 요소를 모두 가진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이다. 


특히 ‘레미제라블’은 오로지 오디션을 통해 배우를 선발해, 지난 시즌 출연한 기존 캐스트와 역할을 바뀌어 새롭게 무대에 오른 캐스트, 이번 오디션으로 처음 데뷔하는 신인 배우 그리고 앙상블 배우 등 ‘레미제라블’ 전통의 오디션 방식으로 발탁된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뛰어난 연기의 향연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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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레미제라블’, '바리케이트',  포토존 –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 ⓒ선데이뉴스신문] 


‘장발장’역의 최재림 배우는 개인적으로 뮤지컬 ‘시카고’에서 보여준 ‘빌리 플린’의 경이로운 복화술 등의 뛰어난 연기, ‘마틸다’의 괴기스럽지만 (다른 면에서) 매력적인 교장 ‘미스 트런치불’ 캐릭터 등으로 팬심이 가득한 배우인데, ‘레미제라블’에서도 변함없이 ‘인생캐’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장발장’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원작의 시간적 방대함에 비한다면 공연 시간은 (인터미션 포함) 3시간에 불과(?)하지만 ‘자베르’와의 악연이 시작된 젊은 시절부터 혼란기의 프랑스, 고난의 인생 풍파를 건너 노년의 안식까지 ‘장발장’의 장대한 긴 연대기를 뛰어난 캐릭터 해석과 표현력, 나이를 넘나드는 섬세한 표정 연기 등으로 제대로 표현해, 관객들이 ‘장발장’이라는 한 인간의 오랜 인생을 따라가며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등 스스로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지게 하는 시간을 갖게 해 주었다. 


뮤지컬의 모든 퍼포먼스가 워낙 뛰어난 배우였지만 이번 ‘레미제라블’을 통해 배우로서 한 번 더 또 다른 경지에 오른 최재림 배우가 되었을 것이라 확신한다. 


조정은 배우가 초연(2013), 재연(2015)에 이어 8년 만에 다시 ‘판틴’역으로 돌아왔다. 


이제 한국 라이선스 ‘판틴’의 기준을 정립했다고 말할 수 있는 ‘조정은’ 배우는 뛰어난 가창력을 바탕으로 특유의 청아한 목소리와 섬세한 표현력으로, 딸 ‘코제트’를 향한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절망 앞에서 체념하고 비극을 맞이하는 ‘판틴’의 감정선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판틴’의 메인 주제곡이고 ‘레미제라블’의 긴 스토리 여정의 출발을 알리는 넘버 ‘I Dreamed a Dream’는 당연히 무대에서는 처음 듣고 보게 되었는데, 조정은 배우의 가창에 도입부의 서늘하고 처량한 감정에서 시작해 분노와 절망 그리고 죽음의 향기 하지만 ‘판틴’이 가졌을 딸을 향한 일말의 희망까지, 결국 눈물짓게 만드는 수많은 감정의 영역을 넘나들게 한 감동의 무대였다. 


오리지널 제작팀이 긴 시간 동안 3번 연속 변함없이 조정은 배우를 ‘판틴’역에 선택했는지는 이 ‘I Dreamed a Dream’만으로 느낄 수가 있었다. 더구나 유튜브 등을 통해 초연(2013) 때 ‘판틴’역의 조정은 배우 영상을 보게 되는데 10년이 지났음에도 조금 원숙해졌지만 크게 변함없는 모습에 배우의 철저한 자기 관리의 노력 또한 엿볼 수가 있었다. 


‘자베르’역의 김우형 배우는 초연에서 ‘앙졸라’, 2015년 재연에서 ‘자베르’에 이어 다시 8년 만에 ‘장발장’을 생의 마지막까지 추격하는 ‘자베르’ 경감 역으로 돌아왔다. 


단순한 악인이 아닌 자신이 가진 신념을 위해 나아가다가 어쩌면 ‘장발장’보다 더 큰 딜레마에 빠진 연민의 요소가 가득한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는 인물인 ‘자베르’ 캐릭터를 김우형 특유의 노련하고 묵직한 중저음의 내공 있는 카리스마로, ‘장발장’, ‘판틴’의 반대편에 서서 캐릭터와 스토리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훌륭히 해낸다. 


‘앙졸라-자베르’의 순서에 이은 언젠가는 김우형 스타일의 ‘장발장’도 한번 기대해 본다. 


이렇듯 빅토로 위고의 원작이 가진 힘(주제)을 바탕으로, 주연부터 앙상블까지 모든 배우와 배역들의 뛰어난 연기, 이미 고전 걸작의 반열에 오른 음악과 넘버들, 군더더기 없이 간결 하지만 힘이 넘치고 혼란의 프랑스를 그대로 이미지화한 장대한 무대장치 등, 8년을 기다린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 바로 뮤지컬 ‘레미제라블’이다.   


37년간 53개국 22개 언어로 공연되었고, 현재까지 약 1억 3천만 명이 관람한 최장수 흥행 뮤지컬이라는 역사를 쓰며 뮤지컬의 '바이블'이라는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뮤지컬 ‘레미제라블’ 한국 라이선스 10주년, 서울 공연은 2024년 3월 20일까지 한남동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이어지고, 2024년 3월,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대구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김건우 기자 geonwoo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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