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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조성태 기자]이재명 성남시장이 국가정보원 불법사찰과 선거 개입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며 정부와 국정원 직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등법원 제24 민사부(이은애 부장판사)는 이 시장이 국가정보원법 등을 위반해 불법으로 사찰하고 선거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국정원 소속 김모 사무관과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이 시장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 시장은 2014년 1월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 김 사무관이 국정원법을 어기고 일상적인 정치사찰과 선거 개입을 해왔다고 폭로했다.
김 사무관이 자신의 가천대 석사학위 논문 표절 논란과 관련해 사찰하고, 성남시 산하 사회적 기업 현황, 시의 수의계약, 공무원 인사정보 등을 사찰했다는 주장이었다.
이 시장은 당시 남재준 국정원장 등을 검찰에 고소한 데 이어 국정원의 불법 사찰로 피해를 봤다며 2억원의 위자료를 내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김 사무관 역시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이 시장을 고소하고 맞소송도 냈다. 검찰은 그해 8월 두 사람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민사소송의 1심 판단은 그보다 2년 뒤인 지난해 5월 나왔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양측의 소송을 모두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과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김 사무관이 가천대 관계자를 만나 질문하게 된 경위, 내용 등을 보면 이 시장의 석사논문 표절 논란에 관한 정보 수집은 국정원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며 “또 지하혁명조직 및 경기동부연합 관계자가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에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특혜를 준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의 국내 보안정보 업무를 담당하던 김사무관의 정보 수집 활동도 국정원법 위반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재판부는 김 사무관 이 시장을 상대로 낸 소송의 2심도 역시 기각했다.
김 사무관은 이 시장이 지난 2014년 기자회견에서 “김 사무관이 일상적인 사찰을 통해 국정원법을 위반하고 지방선거에서 불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선거개입을 했다”고 공표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맞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김 사무관의 정보수집 활동에 대해 기자회견에서 적시한 관련 내용은 일부 단정적인 표현이 있지만 기초적인 사실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된다”며 “또 기자회견이 김 사무관 개인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국정원이 2014년 실시 될 예정인 ‘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을 낙선시킬 목적으로 불법 사찰하면서 선거개입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국민들에게 고발하고자 하는 데 있기 때문에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