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특검 신뢰할 수 없어 '증언 거부'"...죄 대가 받고 살겠다

특검이 딸(정유라) 데려간것...제2 장시호 만들려 한 것 같아
기사입력 2017.07.2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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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최순실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592억 뇌물'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선데이뉴스신문=정연태 기자]'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두 번의 불출석 끝에 이재용 재판 증언대에 올랐다. 최씨는 증언 대신 박영수 특별검사팀을 향해 불만을 쏟아내는데 주력했다. 시종일관 공격적인 태도로 딸인 정유라를 새벽2시부터 어디로 데려갔느냐고 항의했다.

26일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된 최순실씨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을 믿을 수 없다며 증언을 거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이날 열린 이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최씨는 "지난번에 나와서 전부 진술하려 했는데 딸이 먼저 나와서 혼선을 빚었다"며 "특검을 신뢰할 수 없어 증언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최 씨의 이러한 증언거부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례적으로 오전에만 휴정이 2회 이뤄졌다.

최씨는 증인 선서를 하기 전부터 "한마디 하겠다"고 했다가 재판부로부터 "선서부터 하라"고 제지를 받았다. 최씨는 재판 시작부터 증언거부 의사를 밝혔다. 특검의 주신문에서 최씨는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딸인 정유라를 특검이 왜 데려갔느냐며 반복해서 불만을 표시했다.

최씨는 선서를 마치자마자 "오늘 자진출석하려 했는데 구인장이 발부돼 놀랐다"며 "오늘은 내가 자진출석한 것이라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특검 조사에서 사실대로 진술하고 확인하고 서명했느냐는 특검 질문을 받고는 "재판장님께 말할게 있다"고 운을 뗀 뒤 "유라를 특검이 새벽 2시부터 오전 9시까지 어디에 유치했는지 당연히 부모로서 물어야했고 정유라가 자진해서 나왔다고 하는데 위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번 재판에 나와 진술하려했는데 갑자기 유라가 나와 혼선을 빚었다"면서 "걔(정유라)를 새벽 2시부터 9시까지 어디서 유치했는지 부모로서 물었는데 검찰이 모른다고 했다. 위법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처음에 특검에서 삼족을 멸하고 손자까지 가만 두지 않겠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저는 죄의 대가를 받고 영원히 죄인으로 살겠다. 특검에 증언할 수 없다"고 증언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재판부가 "이 자리는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자리가 아니고 답하는 자리다"면서 "(증언을 거부하는데) 왜 나왔냐"고 묻자 최씨는 "나오라해서 나왔다"고 잘라 말했다.

재판부에서 일단 질문을 듣고 증언할 수 있으면 답하라고 요청했으나 최씨는 특검의 질문에 모두 "증언을 거부한다"는 태도를 유지했다. 특검 측 박주성 검사를 빤히 쏘아보며 입을 열지 않았다.

다시 재판부가 어떤 질문도 거부할 것이냐고 묻자 최씨는 "특검을 신뢰할 수 없고 협박과 회유를 많이 받았다"고 거듭 말하며 "딸을 데려간 것은 제2의 장시호를 만들려는 것 같다. 삼족을 멸한다는 말이 실제 움직이는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코마 상태에 빠질 지경이라 특검의 이런 질문에 일일이 대답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특검 측이 "그렇다면 오늘 삼성 측 변호인 질문에도 모두 거부할 생각이냐"라고 묻자 최씨는 "그건 잘 모르겠다"며 "일단 특검에 신뢰가 없고 애를 새벽 2시에 데려가서 오전 9시까지 어디에서 유치했는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딸과 저의 목줄을 잡고 흔드는 특검을 믿을 수 없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이어 "특검이 강압과 회유 방법을 취하는지 이해할 수 가 없다"고 덧붙였다.

재차 특검이 "변호인 질문에는 개별적으로 판단해 증언거부를 하겠다는 것이냐"고 묻자 최씨는 "재판장이 판단해줘야 할것 같고 장시호가 특검 도우미라는게 말이 되냐"며 "답하고 싶지 않고 재판에서 유무죄가 가려질 거다"라며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다.

특검은 "포괄적 증언거부는 권리로 인정이 안 된다"고 거듭 말했으나 최씨가 끝내 증언을 거부해 특검은 주신문을 마무리했다. 박주성 검사는 "자발적으로 증언하기 위해 출석했다면서 특검을 신뢰할 수 없다는 등 무관한 이유를 들면서 증언거부하는 것은 사유가 안된다고 본다"며 "주신문을 상세히 준비했는데 추가신문이 어렵다고 한다면 신문을 마치겠다"고 했다.

관심을 모았던 이날 재판은 삼성 측이 최씨에 대한 반대신문을 하지 않기로 해 오후 2시 개정 5분만에 종료됐다. 재판 말미에 최씨가 할말이 있다며 발언권을 요청했지만 재판부가 허락하지 않았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순실과 처음 대면한 이후 두번째로 최씨와 만나게 됐다. 이 부회장은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재판에 임했다.

 

[정연태 기자 balbari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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