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11년만의 사과..."물러날 생각없다며 일로서 보답하겠다"

기사입력 2017.08.1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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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정연태 기자]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황우석 사태’ 11년 만에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도 스스로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10일 오후 자신에 대한 임명 철외 요구가 거센 가운데 과학기술계 원로, 기관장, 관련 협회 주요 인사 등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고 ‘구국의 심정’이란 표현을 써 가며 “일로써 보답드리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박 본부장은 “황우석 사건 당시에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기에 아무 말 하지 않고 매 맞는 것으로 사과를 대신했다”며 “이후에도 제대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었으나, 기회를 만들지 못해 지난 11년간 너무 답답했고 마음의 짐으로 안고 있었다”고 사과가 늦어진 데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과학 기술 정책을 총괄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자리에 오른 박 본부장은 순천대학교 생물학과 교수 출신으로, 2004년 대통령 정보과학기술보좌관에 발탁되면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과학기술 분야의 의사 결정을 도왔다.

그는 청와대에 입성한 뒤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에 힘을 쏟으며 이른바 ‘황금박쥐’를 결성했다. 황 박사의 ‘황’, 김병준 전 대통령 정책실장의 한자 ‘금’, 박기영 당시 보좌관의 ‘박’,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의 ‘진’을 따서 모임 이름을 짓고, 황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했다.

그러나 황 박사의 연구가 결국 조작으로 드러나면서, 그 사태에 박 본부장의 책임이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시 황 박사의 연구에 투입된 국가 예산은 256억 원에 달했다. 이러한 재정적 지원을 받도록 한 인물은 당시 보좌관이었던 박 본부장. 박 본부장은 황 박사의 논문조작 사태가 발생하기 전 황 박사 연구팀에 연구비 10억 원을 늘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박 본부장이 ‘줄기세포 오염’을 미리 알고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황우석 사태가 터질 때까지 사실상 방치했다는 지적이다. 박 본부장은 결국 이러한 책임을 지고 2008년 대통령 보좌관직에서 물러났다.

황 박사의 논문에 공동 저자로까지 이름을 올린 박 본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과학기술 교사’로 임명된 데 대해 200여 명의 과학계 인사가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부분에서다. 

회원 169명이 성명을 낸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ngineers Scientists for Change, ESC)’도 “대통령이 과학기술을 모른다면 현장에 겸손히 물었어야 했다”며, “외교, 안보, 국방, 행정, 경제 관련 인사에선 했던 일을 과학기술계 인사엔 적용하지 않는 건, 과학기술계에 대한 무지 혹은 천대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문재인 정부 인사에 우호적인 정의당도 박 본부장 임명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 본부장이 “일 할 기회를 달라”고 했지만 이런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정연태 기자 balbari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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