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헤드윅'

록음악으로 승화시킨 성소수자 아픔
기사입력 2019.08.25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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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윅] 2019 공연사진_헤드윅 역_윤소호  (제공.(주)쇼노트).jpg

 

[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성소수자(동성애, 양성애, 트랜스젠더 포함)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작품을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24일 관람한 뮤지컬 '헤드윅'은 성소수자 아픔을 강렬한 록음악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뮤지컬 '헤드윅'은 내가 2014, 2015년 관람했던 연극 '프라이드'와 함께 무척 특별하게 다가온 작품이다. 2012년 뮤지컬 '헤드윅'을 처음 관람했을 때 오만석 연기와 노래에 흠뻑 빠졌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헤드윅'은 성소수자에 대한 내 생각을 조금(?) 바꾸게 된 계기가 됐다. 이 작품은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과 소통한다. 맨 앞줄에 있는 관객이 배우와 직접 눈을 마주치면서 대화하고 선물(?)을 받기도 한다. 그러면서 '헤드윅'이란 한 인간 아픔과 성장에 대해 공감해간다. 처음엔 와닿지 않던 성소수자 아픔이 공연이 끝나갈 때 깊이 심장을 찌른다. 그게 이 작품 최대 매력이다. 

 

록음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헤드윅' 넘버는 흥겨우면서 기억에 남는다. MBC '복면가왕' 하현우가 불렀던 노래처럼 폐부를 찌른다. 록음악 매력이 가득 담긴 넘버는 성소수자 아픔과 상처를 어루만져준다. 

 

이 작품은 누가 나오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게 특징이다. 24일 나왔던 윤소호(이정훈)는 여자보다 더 고운 선(아는 남자 선배 평)과 날씬한(?) 몸매가 인상적이었다. 나름 관객들을 능숙하게 끌고가면서 무대를 장악하는 모습이 좋았다. 정말 많은 여자 관객들(남자는 나 포함 50명 정도) 함성과 박수가 대단했다. 마지막 커튼콜 때는 관객들 발소리가 '쿵쿵' 울리면서 내 심장까지 뛰었다. 아쉽게도 몸이 따라주지 않아(40대 중반 되니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 그냥 서 있었지만 그 느낌은 좋았다. 전에도 말했듯 공연 보면서 젊어지는 느낌이다. 20대로 돌아간 느낌이랄까.   

 

[헤드윅] 2019 공연사진_이츠학 역_유리아  (제공.(주)쇼노트).jpg

 

'헤드윅'에서 빠질 수 없는 '이츠학' 역 유리아 연기와 노래도 좋았다. 2013년 뮤지컬 '인당수 사랑가'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봤었는데 그 때 유리아 연기와 노래 보면서 예쁘다고 생각했다. 목소리도 무척 고왔던 걸로 기억한다. 어제는 생각보다 굵은(?) 목소리로 '이츠학' 역을 훌륭히 소화했다. 나중에 치마 입고 나왔을 때 무척 청순했다. 윤소호와 유리아 조합은 잘 맞았다. 

 

뮤지컬 '헤드윅'은 내가 갖고 있던 성소수자 편견을 조금 깨준 작품이다. 2014년 연극 '프라이드'를 보면서 성소수자 아픔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편견을 조금씩 깼다. 내가 유일하게 보는 예능 프로그램 MBC '복면가왕'에서 사회자 김성주는 항상 '편견을 깨라'고 말한다. 연극 '프라이드'와 뮤지컬 '헤드윅'은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아직 완전히 깨진 못했다)을 조금 깨도록 도와준 고마운 작품이다. 그들 아픔과 상처를 작품을 통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홍석천이 동성애자라고 고백했을 때 관심이 없었는데 뮤지컬, 연극을 보면서 그들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사회 편견에 힘들어하고 있을 그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동성애에 대한 혐오까지 나오는 요즘 뮤지컬 '헤드윅'이 그런 편견을 조금이나마 깨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편견이 완전히 사라지기까진 더 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 '틀리다'가 아니라 '다르다'는 걸 받아들이는 사회가 선진국이 아닐까.... 

 

뮤지컬 '헤드윅'은 11월 3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오만석, 정문성, 전동석, 윤소호(이정훈), 제이민(오지민), 유리아, 홍서영이 나온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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