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이 시장경제로 대중화를 연다!

예비역 육군대령이 기획ㆍ연출ㆍ출연한 기발한 공연
기사입력 2019.11.2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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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김동국 기자]그 나라 정신 즉 혼은 그 나라 말이다. 그 나라 말은 그 나라 소리다. 우리 민족혼은 우리 말이고, 우리 소리다. 혼인 소리를 몸속에 간직한 이들이 있었다. 기생이 그들이다. 1908년 9월 일제는〈기생 및 창기 단속령〉을 발령했다. 창덕궁에 있던 국가급 예술인 기생들이 궁궐에서 쫓기어났다. 창덕궁 돈화문으로부터 1호선 종로3가역 6번ㆍ7번 출구 간 길 거리에 터를 잡았다. 이런 연고로 이 거리 이름이〈국악거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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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소리-변사(辯士) 변상문

       

우리 소리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개성 존중이다. 오선 악보도 없이 그저 각자의 호흡에 맞추어 소리하고, 연주하고 춤을 추는 데 절묘한 조화와 화음을 만들어 낸다. 두 번째는 시대상 반영이다. 노래 말에, 춤에 그 시대의 모습을 온전히 담아낸다. 일제는 우리 소리를 우리 문화에서 들어냈다. 그리고 일본 전통가요〈엥카〉를 심었다. 그 시대를 노래하던 우리 소리는 역사 뒤편으로 밀려가기 시작했다.

 

이상한 사람이 있다. 군에서 그것도〈국군기무사령부〉에서  정보ㆍ수사 업무를 하던 한 예비역 육군 대령이 우리 소리 길을 걸어가고 있다. 국악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시대를 이야기하는 변사(辯士)로 변신한 것이다. 그는 말한다. “소리는 하늘에서 나와 사람에게 붙였다. 그 소리는 사람의 소리를 통해 그 시대를 이야기한다. 시대를 이야기하는 소리 공연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오래된 꿈이었다.”라고. 그 꿈이 이루어졌다. 오는 12월 14일(토) 17:00, 12월 15일(일) 17:00 서울 종로 소재 광화문 아트홀에서 『시대를 노래하다-작금昨今의 소리』작품을 기획 연출하여 출연까지 하는 것이다. 무대에서  해설사로 때론 배우로 시대를 연기로 이야기한다. 이것 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 변사(辯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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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소리

 
'첫째 마당 - 천둥소리'는 임진왜란부터 조선이 망하는 과정을 정선아리랑, 북 춤 등으로 처절하게 묘사한다.

 

‘둘째 마당 - 폭우소리’는 알려지지 않은 백범 김 구의 사랑이야기와 인천감옥에서 수감생활을 할 때 동료 수형자들과 함께 불렀던 판소리 춘향가 중〈갈까부다 〉대목을 노래한다.


'셋째 마당 - 바람소리'는 전 고려대학교 총장 김준엽 등이 일본군영을 탈출하여 중경 임시정부를 찾아갔을 때 임시정부 요인들이 열어준 환영식 석상에서 판소리 흥보가에 나오는〈각설이 타령〉을 불렀다. 이 각설이 타령을 2019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여 재편곡하여 무대에 올렸다. 그리고 6ㆍ25전쟁 때 국군이 압록강에서 선고사(先告祀)를 지낸 감격을〈복 비나리〉소리로 녹였다.
  

'넷째 마당 - 햇빛소리'는 푸른 세상에서 푸른 아리랑이 너울너울 춤추는 평화통일 세상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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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소리 공연 장면

 

출연진은 국내 정상급 판소리꾼 최한이, 춤꾼 정민근, 성악가 오윤석, 복면가왕 제9대 가왕 출신 가수 여 은, 미스 트롯 출연 가수 김의영 등 쟁쟁하다. 〈작금昨今의 소리〉공연은 그 시대를 이야기했던 그 소리들에게 생명력을 불어 넣어 2019년 소리로 다시 탄생시킨 무대다.

 
변사(辯士) 변상문은 말한다. “일단 왕림(枉臨)하시라니까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소리 이야기를 만난다니까요.” 어떨 때는 군인 냄새가, 어떨 때는 광대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의 말에서 공연에 대한 호기심이 자극되고 있었다. 

 

[김동국 기자 ysh00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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