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극 '그라운디드', 전석 매진 순항

기사입력 2020.05.20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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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모노극 '그라운디드'가 관객 호평을 이끌며 순항 중이다. 

 

'그라운디드'(제작 우란문화재단, 프로젝트그룹 일다)는 미국 극작가 조지 브랜트의 대표작으로 에이스급 전투기 조종사가 예상치 못한 임신으로 라스베이거스의 크리치 공군기지에서 군용 무인정찰기(드론)를 조종하는 임무를 맡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은 영상을 통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전장을 감시하며 적들을 공격하는 한편, 퇴근 후에는 가족과 함께 평범한 시간을 보내는 일상의 괴리에 점차 혼란을 느끼게 된다. 

 

이번 한국 초연은 명확한 주제의식과 연출, 무대미술, 기술, 연기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처음으로 모노극에 도전한 차지연은 조종사로 변신한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자심감과 명예로 가득한 캐릭터가 맞닥뜨리게 된 균열과 그로 인한 심리적인 변화와 영향을 누구보다 잘 표현했다는 평을 얻었다. 조지 브랜트의 간결하지만 속도감 있는 대사를 때로는 부드럽게, 강렬하게 묘사하며 90분간 관객들을 몰입시켰다. 

 

특히 이번 '그라운디드'는 각 디자인 부분의 협업과 치밀한 서사 분석이 빛을 발했다. 피라미드 꼭짓점은 하늘을 향해 있고, 죽은 자의 무덤이기도 하다. 무대는 여기서 착안해 피라미드를 구조적으로 비틀어 엎어진 사각뿔 형태로 구현했다. 무대 중앙으로 모인 소실점, 피라미드 밑면이 드러난 무대는 마치 영상 속에 있는 배우를 감시하는 듯한 심상을 불러일으키며 객석과 무대 경계를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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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여러 각도에 위치한 조명은 무대 양 벽면에 부딪히며 다양한 그림자를 파생시키는데 점차 분산되는 인물 내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조종사 심리 변화를 밀도 있게 쫓는 몰입 음향 구조 역시 이 작품 백미로 꼽힌다. 객석을 두르는 수십 대 스피커를 구의 형태로 배치한 음향은 드라마 흐름에 따라 창공, 차량, 조종사 내면으로 관객들 심상을 유도한다. 

 

2020년 우란시선 첫 번째 기획 공연 모노극 '그라운디드'는 문화예술인재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자 노력해온 우란문화재단과 다년간 협력한 프로젝트그룹 일다가 공동 기획한 작품으로 2019년 초연된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에 이은 두 번째 모노극이다. 한 청년의 심장이식과정을 통해 생의 순간에 대한 심도 있는 주제를 전했던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에 이어 '그라운디드'는 회색의 익명성을 바라보는 조종사 시선을 통해 관객들에게 불편함과 동시에 강렬한 여운을 안겨준다. 

 

한편 '그라운디드'는 24일까지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에서 관객을 만난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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