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만드는 방법, 강지연 기획자를 만나다

기획과 교육을 사랑하는 한 인생 기획자의 아름다운 도전
기사입력 2020.08.03 12:04
댓글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광고기획자’에서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만드는 방법’ 강의를 하기까지

 

IMG_0249.JPG

(사진='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만드는 방법'을 강의하는 '강지연의 기획스쿨'의 강지연 대표)

 

[선데이뉴스신문=곽중희 기자]

 

인생에서 직업은 때놓을 수 없는 요소다. 많은 사람들이 직업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당장 해야하는 일의 간극 때문이기도 하다.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만드는 방법’의 강지연 대표는 여기에 한 질문을 던진다.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만들고 싶다면, “돈을 언제, 얼마나, 어떻게, 왜 벌고 싶은지 생각해 보았나요?” 


그렇다.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삶에 대한 신중한 기획이 필요하다.     

 

IMG_0243.JPG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강지연의 기획스쿨‘에 대해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안녕하세요. 사실 이 브랜드는 급하게 만들었어요. 제가 만든 게 아니에요.  당시 한 지인의 사업을 돕고 있었는데 수익을 받기 위해 사업자등록증이 필요했거든요. 그래서 급하게 만들었죠. 강지연의 기획스쿨이란 브랜드명에 대해서는 오히려 이제 와서 의미를 더 생각해보게 됐어요. “브랜드명을 한 번 바꿔볼까?” 생각도 하고 있고요. (곰곰이 생각하다가) “0000“ 어떠세요? 


사실 브랜드명에 제 이름을 넣은 것에는 자격지심도 있었어요. 당시 일했던 교육 콘텐츠 기업에서 퇴사를 할 때 “내가 꼭 내 이름이 들어간 브랜드를 만들어야지”하고 다짐했었죠. 실제 사업자로 등록한 지는 얼마 안 됐어요. 2018년 5월이죠. 강의를 한지는 5년 정도가 됐고요.


개인적으로 저를 소개할 때는 늘 ‘기획자’라고 얘기해요. 일을 할 때도, 나 자신을 소개할 때도 언제든지 말이죠. 기획을 좋아하고 기획에 매력을 느껴요. 그 정도? 그 외에는 아직 특별히 소개할 부분은 없네요...    

 

IMG_0226.JPG

 

 

Q. 특별히 ‘기획’을 좋아하고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면?   


학교를 졸업하고 광고·마케팅 회사에서 근무했어요. 늘 기획서를 썼는데 기획의 논리가 딱 맞아 떨어졌을 때 느껴지는 희열감이 좋았어요.  


기획은 정답이 없어요. 기획마다 목적이 있고, 그 목적을 달성했으면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설정한 목적을 달성했으면 일단 좋은 기획인 거죠. 목적 설정은 스스로 하는 거예요. 인생이든 기획이든 우리가 정답이 있다고 생각해서 딜레마에 빠지곤 하는데, 사실 정답이 있기보단 자기가 답이라 생각한 것을 상대에게 설득하고 증명해 보이면 돼요. 그래서 기획을 공부하면 할수록 더 주체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 ‘기획’을 주제로 강의를 하면서 느끼는 부분은, 기획과 교육은 또 다르다는 점이에요. 수업을 하려면 무언가에 대해 잘 아는 정도가 아니라, 그것을 상대가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할 줄 알아야 해요. 그래서 계속 공부하고 있어요. 꼭 기획이 아니더라도 수업을 들으러 오는 학생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듣고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려면, 그 분야에 대해 깊게 알아야 하거든요.   

 

 

IMG_0233.JPG

 

 

Q. 강지연의 인생은 기획이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지?

 

네, 괜찮다고 생각해요.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니었는데 근래 휴식의 시간을 좀 가지고 나니,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요. 원래 제가 생각한 삶은 지금의 모습과는 달랐어요. 생각했던 길은 아니었건 거죠. 멋진 커리어 우먼을 꿈꿨어요. 그런데 살다보니 ‘내가 그런 모습에 가슴 뛰는 사람이 아니었구나’하고 알게 됐죠. 항상 내 삶에 답을 내지 못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이렇게 와서 보니 그 모든 순간은 다 나의 선택했고, 그 선택의 합을 만든 것은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어요. 


지금도 고민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로스쿨에 갈까”도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강의는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일인데 그러려면 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요. 내가 아는 나는, 논리를 통해 상대를 설득하는(조져버리는?) 일에 희열을 느끼니까. 그런데 지금 강의는 그렇게 할 수만은 없어요. 학생들을 배려하고 공감해야 하니 하고 싶은 말, 해야 할 말을 못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어느 날 그런 제 모습을 발견한 거죠. 그래서 곰곰이 고민하다가 변호사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한 거죠.


그런데 또 생각해보니 변호사를 하게 되면 저는 왠지 재선변호사나 국선변호사만 할 것 같은 거예요. 결국 청년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는 지금의 일과 크게 다르지 않은 거죠. 그래서 차라리 지금 내 주변에, 가까이에 있는 학생들을 돌보고 변호하자고 생각했어요.    

 


IMG_0244.JPG

 

 

Q. 왜 좋아하는 일이 업이 돼야하나요?  


지금 기자님께서 “왜 좋아하는 일이 업(Job)이 돼야 하나요?”라고 질문한 배경에는 ‘좋아하는 일과 돈을 버는 일(Job)은 상반 된다’라는 전제가 이미 깔려 있어요. 중요한 것은 “언제, 얼마나, 어떻게, 왜 벌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죽어도 당장 한 달에 200만원을 벌어야 해”라고 한다면 이 질문은 의미가 없겠죠.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 질문이 꼭 필요하죠.   


실제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만드는 법’ 수업에서는 가치관과 좋아하는 일 그리고 잘하는 일의 합집합을 찾아주지, 좋아하는 일만 하라고 말하진 않아요. 그런데 왜 강의제목을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만드는 법’으로 정했냐고요? 그건 과정이 있었어요. 


예전에 학원에서 수업을 했어요. 당시 제가 제 수업(강의명 ‘기획力’)을 홍보했을 때는 홍보가 잘 안 됐어요. 그런데 제 수업을 들었던 한 친구가 다른 학생들에게 ‘제 수업’에 이야기를 하면, 이상하게 제 수업이 인기가 많아지더라고요. 그래서 그 친구가 말한 것을 들어 보았죠. 그 친구는 “이 수업을 듣고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고 했다고 했어요. 그 얘기를 듣고 “아, 이게 사람들이 진짜 원하는 거구나”라고 알게 됐죠.    


강의를 하면서 느낀 부분인데 실제로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어요. 다른 어려운 환경 때문에 막혔거나, 알면서도 다른 것에 밀려서 못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막상 좋아하는 일을 찾고 싶어서 왔다고 해놓고, 상담을 통해 “00은 이것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어때?”라고 물어보면 “맞아요”라고 답해요. 이미 알고 있었다는 거죠. 그럴 때는 당황스럽죠.  


또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자신에게 질문하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는 것도 한몫해요. 뭐든 숙련이 돼 있지 않으면 알아도 지속하기 힘이 부치니까. 

 


IMG_0290.JPG

 

IMG_0310.JPG

 

 

Q. 책장에 책이 정말 많은데, 책을 좋아하시는 건지? 


아, 네. 좋아하기도 하지만, 책을 통해서 얻는 게 많아요. 교육과 심리 관련 지식을 얻기 위해 책을 무작정 사 놓고 필요할 때 읽어요. 강의에 필요한 부분, 학생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부분 등을 적어놓고 강의에 사용해요. 


그래서 항상 가방에 책을 넣고 다녀요. 한 강의(한 커리큘럼)를 준비하기 위해서 보통 7~8권의 책을 읽어요. 최근에는 의사전달 관련 강의를 준비 중인데, 저는 기획을 전공했지 의사전달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라 필요에 따라 책을 보면서 공부 중이에요. 나의 한계를 느낄 때마다 간접적으로 경험하기 위해 늘 책을 본다고 할 수 있죠. 

 

 

IMG_0247.JPG

 

IMG_0252.JPG

 

 

Q.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만드는 방법’ 강의를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있다면? 


강의 자체에 대한 피드백도 좋지만, 저는 강의를 듣고 나서 실제로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가지고 자신의 일을 일궈냈을 때가 가장 뿌듯해요. 삶이 바뀌어야 수업도 의미가 있잖아요. 단순히 수업 자체가 좋다는 건, 그 순간 기분이 좋은 것뿐이 아닐까요?  


얼마 전 강의에서 만난 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가장의 역할을 하느라 공장에서 일을 하며 분양 사무소에서 영업을 했던 친구였어요. 어느 날 그 친구가 “자신은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다”며 수업을 들으러 온 거예요. 그렇게 수업 후에 자기가 원하는 일을 찾았다고 갑자기 연락이 왔어요. 피트니스 컨설팅 관련 일을 시작했다고 했죠. 조언 하는 것을 참 좋아했어요. 운동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반도체 공장에서 일을 하다보니 건강을 위해 운동을 계속 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았었고. 그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조언해주는 부분과, 살기 위해 꾸준히 하게 된 운동을 연결해서 일을 할 수는 없을까 고민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학생들이 강의를 통해 삶을 바꿔나갈 때, 그때가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에요.  


충격 받았던 순간도 많아요. 기억에 남는 건, 한 종강 날 한 학생의 질문에 답을 하면서 제 삶에 대해 예시를 들며 “나는 원래 강사를 할 생각이 없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하게 됐고, 하면서 말하기와 관련된 재능을 알게 됐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한 학생이 굉장히 건조한 말투로 “선생님은 운이 좋으셨네요”라고 말한 거예요. 그때는 정말 가슴을 후벼 파는 느낌이었어요. 처음에는 저에 대한 비난 같아 힘들었다면, 나중에는 저런 말이 툭 하고 나오기까지 그의 인생을 헤아리다 가슴이 아팠습니다. 사정을 듣고, 왜 그렇게 말 했는지도 이해하게 됐죠. 

 

 

 

IMG_0357.JPG

 

IMG_0313.JPG

 

 

Q. 어떤 분들이 이 강의를 들으면 좋을까요? 


최근에 관계자에게 들었던 말이 "어떤 친구들은 삶에서 뭔가를 포기하는 것이 너무도 익숙해진 상황에 있다“고 하더라고요. 힘든 환경 때문에 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건 생각도 못할뿐더러, 포기하는 게 너무도 익숙해진 거죠. 


자기가 가진 생각, 환경의 틀 안에서만 생각하고 질문하는 것 말고 그 한계를 넘어서서 본인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생각하고 얘기하고 행동해볼 수 있어야 해요. 이건 누구나 가져야 할 권리잖아요. 이런 질문을 쉽게 던지기 어려운 분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수업하고 싶어요. 내 욕구, 욕망에 대해 질문해보는 것은 삶에서 정말 중요 하니까요.  

 


IMG_0253.JPG

 

IMG_0255.JPG

 

 

Q.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시다면? 


음 계속 머릿속에서만 맴돌았는데, 학교에 다시 가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교육학이나 심리학에 관심이 있기에 다시 가서 공부를 하고 싶어요. 강의만으로 청년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실제로 스스로에 대한 공부를 더 하고 싶기도 하고요.


Q. 인터뷰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질문을 자꾸 주셔서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정리가 됐어요. 매번 일을 하면서 생각했던 것들이 정돈된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IMG_0308.JPG

 

(인터뷰 종료) 


기왕 직업을 가지고 일생을 살아가야 한다면, 그것이 내가 좋아하는 일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강지연 대표의 말을 들으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일이 업이 될 수 있다'는 용기를 가지고 도전하는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한편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만드는 법' 강의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http://blog.naver.com/kamjarr 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곽중희 기자 rhkrwndgml@naver.com]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저작권자ⓒ선데이뉴스신문 & www.newssun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