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우종 탐정 "탐정은 정도(正道)의 길을 걸어야 한다"

바른 자격 검증 없이 명탐정사 될 수 없어...
기사입력 2021.03.10 10:14
댓글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선데이뉴스신문=박민호 기자]

 

지난 8월 5일 대한민국 최초 호주 공인탐정 1호 유우종 중앙회장이 이끄는 “탐정중앙회”(fpicenter.org)가 탐정법 법제화를 기념해 ‘대한민국 탐정의 날’을 선포했다. 

 

탐정의 날 선포.jpg

(사진=2020년 8월 15일 탐정중앙회 주관하에 '대한민국 탐정의 날'이 선포됐다)


이로 국내에서도 ‘탐정’이라는 명칭을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고, 경찰청의 심의 아래 다수의 탐정 자격증이 등장하고 있다.


이날 만난 유우종 탐정은 “현재 대한민국 탐정업계가 첫발을 내디딘 가운데, 첫 단추가 잘 끼워지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탐정이 바른 길, 정도를 걷지 않으면 더 이상 이 나라에 억울한 국민이 설 자리는 없다”고 강조하며 입을 열었다.

 

IMG_9479.JPG

(사진=밝게 웃고 있는 유우종 탐정) 


Q. 전문가로서, 탐정에 관해 설명해주신다면? 

보통 사람들에게 탐정이라 하면 간첩, 정탐꾼, 염탐자, 사생활 침해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탐정은 절대 그런 직업이 아니다. 많은 영화, 드라마에서 탐정을 그렇게 묘사하고 있다. 이는 국내 탐정업계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이런 인식을 바꿔 나가야 한다.

 

독일, 호주 명탐정사 해외연수 사진.png

(사진=독일에서 호주 공인탐정 교육을 이수한 유우종 탐정)


21세기 ‘명탐정사’는 전문적 학술 지식과 전문가의 실력을 갖추고 일어난 사건을 명백히 조사하는 전문 직업이다. 또한 조직의 압력, 금품 유혹, 사소한 인정 등에 흔들리지 않고 사건의 사실 여부만 조사하는 전문 “명 탐 정사”. 또한 전문 탐정은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 사진, 영상을 촬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 아날로그 방식의 증거 자료 조사는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 중이다. 


탐정은 국가나 사법 기관이 긁어주지 못하는 국민의 가려운 부분을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보면 된다. 


Q. 전문 탐정에게 왜 아날로그 방식의 증거 수집이 중요한가요? 

일반인들은 디지털로 찍어도 된다. 하지만 탐정은 일반인과 다른 전문 조사관에 속하기에, 증거물을 조작하거나 편집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선진국 법원에서는 아날로그 방식을 원칙으로 삼는다.


물론 기술의 발달로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조사할 수도 있지만, 이는 과도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그래서 선진국의 법원에서는 이미 아날로그 방식으로 채집한 증거만 인정하도록 못을 박아두었다. 


법원에 보면, 감정에 관한 법률(대법원 우리 법원은 형사소송법 13장 감정 제169조)에 따르면 “법원은 학식, 경험이 있는 자에게 감정을 명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또한 민사소송법 제334조(감정의 의무)에 따르면, “감정에 필요한 학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은 감정할 의무를 진다”라고 나와 있다. “판사는 학술이 뛰어나거나 전문가에게 감정을 명할 수 있고, 전문가는 감정할 의무를 진다”는 내용이다.


Q. 탐정의 업무 범위는? 

탐정은 사건의 ‘사실여부’만 조사하는 전문가이다. 주 업무는 교통사고, 화재감식, 살인사건규명, 재산조사, 사람 소재파악, 사인규명, 필적감정, 포렌식 분석, DNA 분석, 기업 부정 조사 등이다. 


가끔 탐정의 업무를 넘어 소송까지 관여하려는 이들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처사다. 소송은 변호사가 할 일이다. 앞서 말한 탐정의 업무 중에서도 깊이 있는 전문 분야는 별도의 자격증을 가지거나, 다른 전문가에게 의뢰해야 한다. 

 

IMG_9490.JPG

(사진=멋지게 포즈를 취하는 유우종 탐정)


Q. 탐정의 자격 기준은? 

누구나 탐정이 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도덕성이다. ‘인성’이 그만큼 중요하다.


다음은 탐정에 대한 기본적 교육과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확실한 자격 검증이 필요하다. 법을 지켜야 하는 건 물론이다.


또한 ‘명탐정사’는 전문 교육 이수 후 ‘대한민국자격검정중앙회’ 검정을 받아야 한다.  


최근 업계 내에서 자격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고, 편법으로 교육을 하고 찍어내기 식으로 자격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가다가는 탐정에 대한 개념도, 정의도, 국민의 신뢰도 모두 무너질 수 있다.

 

민간조사업법 공청회 자리.png

(사진=2005년 8월 29일 열린 민간조사업법 법제도화 공청회 현장)


그리고 탐정 업무를 시작할 때는 호주처럼 법안에서 세금을 내야 한다. 호주는 자격증 취득 시 최종 서류 중 하나로 보증인 3명을 세운다. 그래서 보증인 제도, 책임 보험까지 할 수 있는 법을 국내에서도 제정해가야 한다. 지금 탐정중앙회가 그 가교의 역할을 하려고 준비 중이다. 


탐정에 대한 교육을 받은 사람이, 최소한의 법적 책임을 다하고 보호를 받을 수 있게 해 줘야 업무를 잘할 수 있지 않겠는가. 


얼마 전 모 대학에서 탐정학 박사 과정을 공부하는 학생이 성에 차지 않아서 ‘탐정중앙회’에 다시 탐정 교육을 받으러 왔었다. 자격 검증 기준, 기관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요구되는 바이다.


또한, 탐정의 자격 검증은 경찰청에서 일부 관리 감독을 하고 있지만, 명확한 자격 기준은 없는 실정이다. 민간 자격증이기 때문에 공인 자격증과 달리 기준이 모호하다. 프로그램 기준, 교육시간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검증된 프로그램, 규격화된 시간, 검증 시스템을 먼저 구축해야 한다. 지난번 탐정중앙회 자격증 수여식에 한 검사 출신 변호사가 참석했다. 그런데 자격 검증과 수여식을 하는 것을 보고 이렇게까지 엄격하게 검증하는 건 몰랐다고 했다. 우리는 교육생의 ‘인성’까지 철저히 점검한다. 


또한, 탐정이 사생활 침해나 주거 침입 등 개별법을 위반할 때는 자격을 박탈시켜야 한다. 범법자가 어떻게 탐정이 될 수 있는가? 시대에도 뒤떨어진 처사다. 

 

인터뷰 (2).JPG

(사진=탐정으로서의 바른 정도를 위해 결의를 다짐하는 유우종 탐정)


Q. 현재 경찰청에서 심의를 완료한 탐정 교육 기관이 약 20개로 이상으로 알고 있는데 문제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외국 탐정업계에서 본받을 점은 따로 없을까요?

꼭 정리돼야 할 것이 교육 프로그램의 기준이다. 검증 시스템에 대한 기준도 마찬가지다. 자격증 수여 시 서약서를 받고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호주 같은 경우는 자격증 단계를 3단계로 나눠 레벨3, 최고 레벨4, 그 다음 교사 과정·디프로라’라는 자격 과정으로 나누어 놓았다. ‘디프로라’는 호주 주 정부에서 만들어 놓은 교육 프로그램을 기준으로 교육해야 한다. 호주 정부는 ‘디프로마’를 믿고 교육생에게 탐정 자격을 부여하게 된다.  


우리나라도 명확한 탐정 자격검증 기준이 필요하다. 국가가 전적으로 관리를 하든지, 검증된 단체에 위탁을 맡기든지, 정확한 자격 검증을 만들어야 한다.


항상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 정도를 걷지 않으면 탐정이든 뭐든 결국 망하게 된다. 


Q. 명탐정사를 잘 구축하면, 국가와 국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앞서 말했듯 명탐정사는 조사를 통해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뀌는 억울함을 줄여나가는데 그 뜻이 있다. 실제 예시로 사법 기관의 조사 결과를 완전히 뒤집은 경우가 있었다. 


한 사건이다. 탐정중앙회 유우종 중앙회장의 사례다. 오산 산업도로에서 11월 저녁 7시 반경, 한 차가 좌회전하려고 진로 변경을 하는데 뒤에서 한 차가 와서 추돌해 6중 충돌 사고가 났다. 


사법기관과 보험사에서 결론이 진로 변경 시 앞의 차 주인은 진로 변경 방향지시등을 안 켰다는 이유로 80% 과실을 물게 됐다. 억울한 피해자는 나에게 의뢰를 했고, 다시 조사한 결과, 뒤에서 추돌한 차의 큰 과실을 두 가지를 찾아냈다. 깜깜한 밤에 먼저 라이트를 안 켠 것과 시속 26.5Km 이상 과속(교통 특례법상 시속 20킬로 넘어서 과속하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뀐다)을 한 것이었다. 26.5km를 초과했기 때문에 결국은 사법 기관과 국과수의 감정을 뒤집어 20대 80을 80대 20으로 바꿔 억울함을 풀어주었다.


가짜 커피 공장, 가짜 명품 공장, 대기업 비리, 핸드폰 관련 반도체 기술 유출, 산업 스파이 건 등 다양한 사건을 해왔다. 


최근 터키에서 출발해 부산항으로 오는 중에 300m 국제 화물선 선장실 내 금고의 달러가 없어진 사건이 있었다. 의뢰를 받고 가서 금고에 있는 선장 외 21명의 지문을 채취 후 대조해 사건을 마무리 짓기도 했다.

 

유우종 탐정 지문채집 모습 1.png

 

현금 도난 사고 지문 채집 현장.png

(사진=터키 선박 금고 도난사고 현장에서 한 선원의 지문을 채취 중인 유우종 탐정)


할 말이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탐정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 사회에 마지막 남은 인성 직업으로 탐정을 꿈꾸고 탐정이 될 모든 대한민국의 탐정들이 왕성하고 정직하게 활동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박민호 기자 bluebean2@naver.com]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저작권자ⓒ선데이뉴스신문 & www.newssun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