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가련한 마리 앙투아네트 비극적 삶
기사입력 2021.07.25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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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마리 앙투아네트] 4. 내가 숨 쉴 곳_김소향(2)ⓒEMK Musical Company.jpg

[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18세기 프랑스는 어떻게 보면 슬픈 시대였다. 왕인 루이 16세와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단두대에서 처형당한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 때 세계사 배우면서 제일 슬펐던 부분이 프랑스 혁명 때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 죽음이다. 그 때 혁명 잔인함(?)에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25일 관람한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10대 시절 배웠던 세계사 지식이 공연을 보면서 떠올려지는 무척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자면 6월 시청했던 tvN '벌거벗은 세계사' 14회 '마리 앙투아네트' 편을 무척 흥미롭게 봤었는데 그 때 알았던 사실들이 뮤지컬에 그대로 나타났다. 그녀를 힘들게 했던 가짜 뉴스와 소문이 그대로 무대(사치, 스파이 등)에 펼쳐져 180분 동안 집중하게 만들었다. 내 옆에 있던 중년 여성 두 명은 눈물까지 흘려 나까지 슬프게 했다. 

 

이 작품은 EMK 특유 화려한 무대와 아름다운 노래, 애절한 사랑 이야기(내가 EMK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다. 사랑 이야기는 언제나 슬프다)가 적절하게 어우러져 한국인들에게 꼭 맞는 작품이다. 일본 원작이지만 한국 상황에 맞게 재구성해 거부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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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화려한 귀족들의 생활과 비참한 민중들의 삶을 대조해 보여준다. 18세기 프랑스 민중들 비참한 모습은 2021년 대한민국 서민들 삶과 다르지 않다. 어쩌면 그 때나 지금이나 빈부 격차, 불공정, 불의와 위선이 판치는 모습은 쌍둥이 같다. 하지만 그 속에서 볼 수 있는 따뜻한 인간애가 '진정한 정의는 무엇인가?' 란 익숙하면서 추상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무엇이 정의인지 모르는 혼란한 시대 가련한 여인 '마리 앙투아네트' 비극적 삶이 작은 감동을 준다. 뮤지컬을 많이 봤지만 기억에 남는 작품은 많이 없었는데 이 작품은 2019년처럼 오래 기억에 남는다. 

 

[2019 마리 앙투아네트] 26. 더는 참지않아_김연지 외ⓒEMK Musical Company.jpg

 

이 작품은 배우들 호연과 노래가 좋다. 특히 가련한 '마리 앙투아네트'를 연기한 김소향과 그녀의 곁을 지키는 듬직한 남자 '악셀 폰 페르젠' 백작 역 민우혁(박성혁), 교활한 '오를레앙' 공작 역 민영기, 거친 여자 '마그리드 아르노' 역 김연지 등 모든 배우들이 잘했다.  

 

'마리 앙투아네트'와 '마그리드 아르노'가 이복자매란 설정은 조금 익숙한 서사라 아쉽지만 한국 아침 드라마에 많이 나오는 이야기라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여자가 소통하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절절한 모성애와 마지막까지 품위를 지키려 하는 '마리 앙투아네트' 역 김소향과 그녀를 지키는 '악셀 폰 페르젠' 백작 역 민우혁 슬픈 사랑은 눈물이 났다. 여성 관객들이 제일 슬퍼한 장면이기도 하다. 결말이 정해져 있지만 보면서 슬픈 장면이다. 이렇게 슬프게 끝나는 작품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어릴 때부터 이런 슬픈 사랑 영화, 드라마를 좋아했는데 뮤지컬도 이런 작품이 좋다. 요즘 코로나 시국이라 그런지 이런 작품이 끌린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에게 주는 작은 위로가 이 작품인지 모른다. 관객들도 가련한 '마리 앙투아네트' 모습을 보면서 '정의는 무엇인가?' 약간 추상적이지만 꼭 필요한 질문에 답을 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  

 

'마리 앙투아네트' 인간적인 모습이 돋보이는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10월 3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관객을 만난다. 김소현, 김소향, 김연지, 정유지, 민우혁(박성혁), 이석훈, 이창섭(비투비), 도영(김동영, NCT), 민영기, 김준현, 이한밀 등이 나온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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