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박열'

마무리가 아쉬운 창작 뮤지컬
기사입력 2021.08.1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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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박열은 특이한 독립운동가다. 무정부주의(아나키즘) 운동에 뛰어들었고 일왕 암살을 계획하다 체포돼 22년 2개월(이 부분이 슬프고 놀랍다)을 감옥에서 살았다. 또한 일본 여인 가네코 후미코와 사랑이 유명하다. 이미 2017년 영화 '박열'로 그의 삶이 알려졌지만 뮤지컬 '박열'은 어떨까 궁금했다. 

 

지난 14일 관람한 창작 뮤지컬 '박열'은 서사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다. 박열보다 가네코 후미코가 강조된 극 전개와 실제 역사와 다른 마무리(가볍게 보였다)가 아쉬웠다. 실제로는 감옥 안에서 가네코 후미코가 자살하고, 박열은 22년 2개월을 복역하는데 뮤지컬에선 가볍게 그려져 그 점이 아쉬웠다. 실제 역사에 충실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물론 젊은 관객들 의식해 무거운 분위기를 빼고 밝고 가볍게 극을 전개한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이런 뮤지컬은 가볍게 그리면 주제가 살아나지 않는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엄.근.진(엄격.근엄.진지)으로 갔다면 주제가 살아나지 않았을까. 

 

이건 작가, 연출자 선택이니 내가 간섭하긴 뭐하지만. 실제 역사에 충실했다면 어떨지 조금 고민했으면 한다. 박열(김순택)과 가네코(최지혜)가 노래 부르는 장면에서 여배우 음정이 높아 남배우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아쉬웠다. 박열 위주로 갔다면 좋았을 것이다. 작품 제목이 박열인데 가네코 고민과 심리만 자세히 나온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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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는 조금 아쉽지만 배우들 연기와 노래는 좋다. '박열' 역 김순택과 '가네코 후미코' 역 최지혜, 일본 검사국장 '류지' 역 임별 세 배우가 무대를 꽉 채운다. 특히 '류지' 역 임별 목소리와 연기는 매력적이었다. 지난해 '마리 퀴리'에서 좋은 목소리에 반했는데 14일 '박열'에서도 임별 목소리는 대단했다. 남자들이 소망하는 낮은 저음과 멋있는 수염이 돋보이는 임별은 정말 기억에 남는 배우다. 여성 관객들이 임별 목소리에 빠지면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을 것이다. 

 

'후미코' 역 최지혜 맑은 목소리(최지혜는 귀여운 느낌을 준다)와 '박열' 역 김순택 열정적인 연기와 노래는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극을 활기차게 해준다. 소극장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과 재미를 세 배우는 제대로 보여준다. 소극장 창작 뮤지컬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추천한다. 서사만 조금 보완하면 꾸준히 공연될 수 있는 작품이다. 

 

9월 12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4관에서 관객을 만난다. 김재범, 김순택, 백기범, 조훈, 이정화, 허혜진, 최지혜, 권용국, 문경초, 임별, 정지우가 나온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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