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웨딩 플레이어'

매력적인 1인극
기사입력 2021.10.14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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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뮤지컬, 연극을 많이 봤지만 1인극을 본 적은 거의 없다. 2013년 1인극 연극 프레스콜을 취재했는데 중간(질의 응답 때)에 나왔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1인극 자체가 부담스럽고 어렵다. 2인극은 주고 받는 재미가 있는데 1인극은 혼자 나오니 썰렁했다. 하지만 나의 이런 편견을 조금 깰 수 있는 1인극을 11일 대학로에서 관람했다. 

 

제목이 특이한(한글로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뮤지컬 '웨딩 플레이어'다. 결혼식 피아노 연주가 직업인 주인공(젠더프리라 남, 녀 배우가 나오는 날이 정해져 있다)이 관객에게 말을 걸고(눈을 똑바로 보면서 연기와 노래를 한다), 자기 이야기를 한다. 관객이 고민을 들어주는 정신과 전문의처럼 배우가 털어놓는 어린 시절 이야기, 남자 친구에게 차인 이야기, 피아노에 얽힌 回憶(회억...추억은 일본식 한자어라 회억으로 순화) 등을 계속 듣게 된다. 관객 입장에선 색다른 경험이다. 코로나 시국이라 직접 참여는 못하지만 이렇게라도 같이 참여하니 무척 좋았다. 90분이 지루하지 않아 우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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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말했지만 피아노는 내가 유일하게 다룰 수 있는 악기다. 체르니 30번까지 배우고 피아노 학원(중학교 올라가면서 그만둔) 그만뒀지만 피아노는 내게 소중하다. 기타, 하모니카 배울 기회가 있었는데 배우기 싫어 그만두고, 피아노만 유일하게 칠 줄 안다. 바로 눈 앞에서 피아노를 치는 배우와 아담한 무대, 흥미로운 이야기(서사가 소박하고 공감가는)가 마음을 끌어당겼다. 1인극 매력을 제대로 배운 느낌이다. 

 

매력적인 피아노 연주자 '유지원' 역을 연기한 정연(김정연)이 무척 인상적이다. 사실 연극, 뮤지컬 프레스콜 취재하면서 정연을 많이 봤었다. 다른 배우들과 함께 나올 때는 그냥 '연기 잘하는' 배우로만 생각했다. 그냥 이름과 얼굴만 아는 정도였다. 하지만 11일 '웨딩 플레이어' 속 정연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생각보다 노래를 잘하고(주로 연극을 많이 봤었는데 뮤지컬에선 처음 봤다), 목소리가 좋았다. 피아노 연주(전문 연주자가 있긴 하다)도 훌륭했다. 체르니 30번까지 배운 나보다 나았다. 정연 새로운 매력을 발견한 느낌이다. 정연 외에 최유하, 이시강(곽용환), 김지훈이 나온 회차도 궁금하다. 남자 배우들이 연기하는 '유지원'은 어떤 모습일지, 최유하는 정연과 어떻게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여줄까 정말 궁금하다. 배우들마다 다른 매력을 볼 수 있는 것도 이 작품이 가진 장점이다. 여유(돈)가 있는 관객들은 네 번 보는 것을 권한다.   

 

내가 좋아하는 피아노와 흥미로운 서사(재미있고 약간 슬픈), 배우들 매력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뮤지컬 '웨딩 플레이어'가 오래 대학로에서 공연되길 바란다. 소극장(의자가 불편했다)보단 중극장에서 공연하는 게 나을 것이다. 물론 서사가 소극장에 맞긴 하지만.  

 

피아노와 1인극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뮤지컬 '웨딩 플레이어'는 12월 26일까지 대학로 바탕골 소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정연(김정연), 최유하, 이시강(곽용환), 김지훈이 나온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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