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첫 시집 『레이크 루이스의 비밀』로 피어나다

기사입력 2022.05.11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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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시인

 

먼 이국의 땅, 캐나다에서 오랫동안 이민자로 살아온 이명희씨가 첫 시집 <레이크 루이스의 비밀>을 지난 4월에 국내의 시산맥사에서 출간했다.


그녀는 이미 캐나다로 이민을 온 지 어언 19년이 되었다. 치열한 입시제도에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당시 45세의 늦은 나이에 불나방처럼 겁 없이 고국을 떠나왔다고 한다.


이명희 시인의 글쓰기는 중학교 1학년부터 시를 습작하면서 시작되었다.


그 후로 고등학교 때 문예반 활동과 함께, 선배들한테 뽑혀서 외부에서 문학 써클에 2년간 활동했고, 방송통신대에서 문학써클 활동도 했던 경험이 크나큰 밑바탕이 되었다.


국내에서 피아노 학원 운영 및 개인 레슨을 해왔던 이명희 시인은 결혼과 동시에 남편의 직장을 따라 객지생활 12년을 (경상도 4년, 전라도 8년) 낯설게 살아갔던 경험이 지금껏 시와 수필을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음을 새삼 일깨워가고 있다.


과연 모든 사람들은 그녀처럼 뒤늦은 중년의 나이에 문학에 대한 열정을 다시 되살려낼 수 있을까?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이명희 시인은 해외에 거주했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해외에서도 15년 이상 피아노 개인 레슨을 하며 학생들 콘서트를 해마다 개최했는데, 피아노와 함께 나누었던 특별한 삶이 문학을 새롭게 시작하는데 적잖은 자극과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한다. 


이명희 시인은 언제부터인지 글을 쓰지 않고, 피아노를 치지 않으면 끼니를 거른 것처럼 허기를 느꼈다고 말한다. 보헤미안 기질이 있어 늘 떠나길 좋아하지만, 이민 생활은 어느새 글쓰기에 대한 열기를 한껏 피워올렸고, 해외에서 문단에의 데뷔에 뒤이어 국내에서 그동안 공들여 써왔던 시집을 정성껏 매만져 첫 집의 출간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녀의 삶의 가치관은 나이를 불문하고 새로운 도전을 언제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피력한다. 음악의 끈도 계속 놓지 않을 생각으로 현재 50페이지 곡을 외었는데 마음에 드는 22곡을 추려서 100페이지를 완전히 외워 피아노가 있는 곳이면 어느 곳에서든 연주할 기회를 만들고자 꾸준히 정진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남은 인생을 여행과 음악, 그리고 뒤늦게 다시 열정의 꽃을 피워 올린 문학과 함께 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를 병행하면서, 그간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더 발전된 문학인의 길을 일구어가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싶다고 한다. 국내에서 첫 시집을 출간한 캐나다의 이명희 시인에게 많은 기대와 함께 더욱 성장하는 문인이 되기를 주목해본다. 


<레이크 루이스*의 비밀>

영겁의 세월이

로키에 묻혀 있다

‘빅토리아’ 만년설이 굽이굽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여왕의 눈물이

공주에게 흐른다

‘루이스’는 옥빛 드레스 입고

호수가 되었다

먼 나라 손님들이

숨죽이며 바라본다

오감을 즐기는

눈부신 찬사

온화하고 청초한

모녀의 연가

중세의 숨소리가

물결로 들린다 


*레이크 루이스: 산의 석회석 성분으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깔의 호수

*산과 호수 명은 영국 빅토리아 여왕과 그녀의 딸 루이스의 이름을 딴 것


*이명희 시인 프로필

서울 출생

2003년 캐나다 이민

2018년 캐나다 캘거리신춘문예 시 부문「기억상자」 등단

2020년 캐나다 밴쿠버신춘문예평론부문「그 숲의 비밀-신용목 시」등단,

피아노 레슨(한국&캐나다)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과 졸업, 상담심리학 이수

현재 캐나다 한국문인협회, 작곡가 정덕기의 음악 노트, 시산맥 회원


*첫 시집에 대한 시인의 소감

‘레이크 루이스의 비밀’은 오래전부터 준비해 온 첫 시집이다.

나는 운문(시)보다 산문(수필, 평론)에 강하다. 문학 장르는 다 개체의 중요성을 갖고 있지만, 굳이 인지도를 밝히자면 소설, 시, 수필 순서로 소설은 작가의 혼을 바쳐 실력과 열정이 배로 드는 작업이고, 시는 함축과 감각을 표현해야 하는 장르라고 본다. 최근에는 운문으로 장르를 전환하고 시 쓰기에 전념하고 있다. 첫 시집에 수록된 60편은 총 4부로 구성되었는데, 오래전에 쓴 시와 최근의 시를 섞어 하나의 시집으로 엮게 되었다.

이번에 시집 출간을 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면, 한국 시인들의 시는 과거의 원형적, 사실적 시에서 벗어나 감각적 시를 쓰는 추세인데 나는 네 가지 금기 즉, 정형화, 추상화, 관념화, 상투적인 시 쓰기를 지양하려 했음에도 사실적 시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자각했다. 앞으로는 나만의 감각적 시로 거듭날 생각이다.


 


[이풍우 기자 editcom@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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